이화여자대학교 색채디자인연구소 전통색채연구 심화과정 – 전통채색화의 비상을 꿈꾸다

이화여자대학교 색채디자인연구소 전통색채연구 심화과정
전통채색화의 비상을 꿈꾸다

이화여자대학교 색채디자인연구소 전통색채연구 심화과정은 우리 전통 채색화의 현대화를 이루고자는 목표 아래 개설되었다. 현촌 고광준 작가의 지도 아래 10명의 수강생이 하루가 다르게 실력을 키워가는 중. 인터뷰를 위해 찾은 날에도 수강생들은 우리 전통그림에 대한 끊임없이 연구하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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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별로 차근차근, 탄탄한 커리큘럼

이화여자대학교 색채디자인연구소는 1997년 산업자원부 지정 연구소로 설립되어 고부가가치 색채 관련 사업을 추진해온 색채전문연구기관이다.
보통의 색채연구소들이 서양의 미술개념과 색조개념을 중심으로 연구체계를 확립한 것과는 달리 우리 고유의 색채를 토대로 연구를 거듭해왔다.
또한, 전통채색화로서의 우리그림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그 영향력 제고와 현대화에도 힘쓰고자 전통색채연구과정을 개설, 우리 전통그림을 교육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색채디자인연구소 전통색채연구과정의 수업은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뉜다. 그 중 심화과정은 한국전통채색화연구회 대표인 현촌 고광준 작가가 강사를 맡아 지도하고 있다. 총 20개월 과정으로 모든 커리큘럼을 이수할 경우 인증서가 발급된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는 이 수업에는 현재 총 10명의 수강생이 참여한다.
수강생은 2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르는데, 별도의 직업이 있으면서 시간을 쪼개 그림을 배우는 사람부터 전업작가로 활동하며 외부기관에서 민화를 가르치는 사람까지 제각각의 수강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수강 목적은 다르더라도 우리 전통채색화를 제대로 배우겠다는 다짐만큼은 매한가지. 모두 고광준 강사의 가르침을 통해 우리 전통채색화의 세계로 길고 긴 여행을 떠나는
중이다.
커리큘럼은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해 조금씩 난이도가 있는 작품을 익히는 순서로 진행된다. 처음 붓을 잡은 수강생은 먼저 기본과정반을 통해 기초를 잡는다. 먼저 연화도를 그리며 곡선과 긴선을, 모란도를 그리며 짧지만 디테일한 선을 익힌다. 이어서 꽃, 나비 등을 화제로 한 그림을 그리며 디테일함과 여러 가지 형태를 표현하는 노하우를 체득한다. 마지막으로 문자도를 그린 뒤 심화과정으로 넘어간다.
심화과정은 스케일이 크고 보다 다양한 형태와 내용을 담고 있는 그림 위주로 진행된다. 화조도, 화접도, 십장생, 책가도, 궁중기록화 등으로 기본과정에 비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작품들을 그려볼 수 있다. 여기서 더 배움을 원하는 수강생은 고광준
작가가 운영 중인 한국전통채색화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마스터 과정을 밟게 된다. 본래 마스터과정은 색채디자인연구소에서 진행되었으나, 시간과 인원 관계상 현재는 한국전통채색화연구소에서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10명 정도가 이 마스터과정을 수료했으며, 그 중 대부분이 화단에서 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현재 수업에 참여하는 수강생들의 일부도 언젠가는 이 마스터과정을 달성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붓을 잡고 있다.

고민의 흔적 위에 혼을 실어

고광준 강사는 동양화 궁중장식화 부문 명인으로 지정될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우리 전통그림에 관한 연구를 거듭해왔다. 특히 색채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깊은 내공을 지닌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 고광준 강사의 깊은 내공을 직접 전수받을 수 있는 것은 심화과정 수강생들만의 특권이다.
고광준 강사는 그간 경험을 통해 체득한 노하우들을 문서화시켜 보관하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정확한 매뉴얼에 따라 수업을 진행한다.
“그동안 진행했던 색채에 대한 연구과정과 결과를 논문처럼 모아 놓았습니다. 이것들을 토대로 매뉴얼을 만들었고, 수강생들을 지도할 때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매뉴얼은 수강생들이 그림을 시작할 때 형태와 색상이 어떻게 나올지 대략적으로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아무리 고급 비결이 담긴 매뉴얼이 있다고 해도, 수업 때 배운것을 쉽게 체득할 수는 없는 일. 이에 수강생들은 각자 노트를 마련해 고광준 강사가 전해준 매뉴얼을 꼼꼼하게 적고 있다.
노트에는 색상 샘플, 배합 비율 등이 빼곡하게 담겨 있는데, 수업이 끝난 뒤에 혼자서 복습하고 연습하며 배운 것들을 자기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수업을 통해 익힌 매뉴얼을 토대로 외부에서 강의를 하는 최유진 수강생은 “동양화를 전공했음에도 매번 수업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운다”며 “여기서 배운 것을 제 작업에 응용하고, 이를 토대로 수강생도 가르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광준 강사는 수강생을 지도할 때 혼을 실을 것과 생각을 하고 그릴 것을 항상 강조한다. 본그림이라는 이유로 쉽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을 철저히 경계라는 뜻이다.
“무엇보다 먼저 혼을 실어야합니다. 동그라미 하나 그려놓고 그 위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 건 아니죠. 수박의 겉을 보고도
속을 연상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합니다. 또한, 생각을 하고 그려야합니다. 생각하지 않은 그림은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감동을 주지 못하는 그림은 그냥 남의 도안을 베낀 그림에 불과합니다. 그림 속에서 고민한 흔적이 조금이라도 묻어나와야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고광준 강사는 여기에 본인이 추구하는 민화의 필수 3대 요소를 덧붙인다. 그 중 첫째는 둥글어야 한다는 것. 각이 지거나 딱딱한 것은 부정적인 기운이 있는 반면, 둥근것은 그 자체로 긍정이 되고 행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부드러워야 한다는 것.
이 부드러움은 형태와 색채 모두를 아우르는 것인데, 이 역시도 보는 이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한다. 셋째는 편안함을 줘야 한다는 것.
보통 현대의 공간은 각이 져있는 형태인데, 민화는 이 각진 공간을 이완시켜주면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결국 이 3대 요소는 행복이라는 키워드로 귀결되는데, 민화가 본래 가지고 있는 길상의 뜻에 충실해야함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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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을 가진 민화인 양성할 것

인터뷰를 위해 찾은 교실에서 만난 수강생들은 고광준 강사의 세심하고 꼼꼼한 지도에 하루가 다르게 실력을 키워가고 있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현재 박사논문을 준비 중인 김은아 수강생은 “민화 본래의 색감이 강도가 세고 강렬해 촌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는데, 고광준 선생님은 한국적인 색채를 부드럽고 아름답게 현대화해 이를 배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양화를 취미로 그렸다는 정수현 수강생은 “실생활에 응용해 사용하고자 민화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꼼꼼한 가르침에 차근차근 깊이 있게 배움의 길을 걷고 있다”고 밝혔다. 수업을 1년 정도 수강한 송재아 수강생은 “취미로 알게 된 민화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붓을 잡고 있다”며 “고광준 선생님의 따뜻한 화풍과 부드러운 색감 그리고 테크닉을 배우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렇듯 높은 만족도 속에 수강생들은 우리 전통그림에 대한 끊임없이 연구하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심화과정을 밟으며 이제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인 수강생들을 위해 고광준 강사는 오는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한국전통채색화연구회 회원전에도 이들을 참여시킬 예정. 한국전통채색화연구회 회원들을 비롯해 고광준 작가의 제자 약 60명이 함께 하는 이번 전시는 수강생들의 실력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의 운영계획을 묻는 질문에 고광준 강사는 “한국의 전통채색화가 좋은 문화로 계승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도에 임하고 있다”며 “수강생들이 부단히 연구하고 노력해서 세계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그림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이러한 고광준 강사의 다짐과 수강생들의 의지가 하나로 합쳐져 세계를 빛내는 작가들을 배출해내는 교육과정이 되길 기대해 보자.

지역사회 문화발전의 자양분 되길

김용기 작가는 언제나 인재를 발굴한다는 자세로 회원들을 대하고 지도한다고 밝혔다. 지도 과정에서 뛰어난 소질이 있는 사람을 발견할 때도 있는데, 이들이 동기부여를 받아 좀 더 기발한 창작품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지난해 처음으로 회원전을 개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시에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작업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지기 때문. 또한, 회원전은 여기에 더해 지역사회에 민화를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강서구민회관 내 우장갤러리에서 치러진 정기 회원전은 첫 전시이니 만큼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다행히도 회원들의 지인들뿐만 아니라 다수의 지역주민들도 방문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죠. 이 전시를 통해 민화를 알게 된 사람들이 연구소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는데, 그 중 일부는 현재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구회는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회원전을 개최할 예정으로 지난 9월 23일부터 30일까지 강서구문화원 갤러리 서에서 그 두 번째 전시를 열었다. 이 전시에는 총 20명의 회원이 참여해 1인당 2점씩의 작품을 출품했는데, 김용기 작가의 제자들답게 각자의 창의성이 발휘한 작품들도 일부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운산민화연구회는 앞으로 정기회원전에 더해 민화를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발전에 일조하는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나갈 계획이다. 현재 김용기 작가는 양천실버대학에서 재능기부로 민화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회원들이 지역사회와 연계해 봉사할 수 있는 길을 모색 중이다.
이러한 계획들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여느 단체 못지않은 영향력을 지닌 민화단체로 성장하는 것도 그리 먼 일이 아닐 것이다. 훗날 강서지역의 민화계를 이끌어갈 운산민회연구회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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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영기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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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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