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자 작가와 민화 소품 만들기 ③ 해학반도도 차탁

깊어가는 가을 날씨로 집안에 싸늘한 공기가 맴돈다.
이럴 때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신선이 사는 세계를 상상해보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불로장생의 염원이 담긴 그림과 차향이 어우러지는 순간,
그림 속 오색구름이 걷히고 신선들이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지난 호에 이어 이현자 작가와 마지막으로 만드는 민화 소품은 해학반도도 차탁이다.


이번에 만드는 소품은 해학반도도의 일부를 그려 넣은 차탁이다.
해학반도도는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서왕모西王母의 요지瑤池에 반도蟠桃가 열린 장면을 묘사한 그림으로,
탐스러운 반도와 고고한 학은 불로장생을 상징한다.
조선 시대 궁중에서는 왕실의 번영와 무병장수를 염원하며 해학반도도 병풍으로 처소를 장식했다.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탁자인 차탁은 다탁茶卓이라고도 하며, 다도 예절과 차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다.
해학반도도가 그려진 차탁과 마주하면 나뭇결이 바다처럼 흐르며 차를 즐기는 색다른 묘미를 안겨줄 것이다.


① 나무 차탁에 도안과 먹지를 대고 그림의 주요 소재인 반도와 학이
차탁을 벗어나지 않도록 맞춰서 밑그림을 그린다.
먹지는 먹의 농도가 적은 공예용먹지를 사용하고, 트레싱지에 옮긴 도안을
사용하면 밑그림 그리기가 훨씬 수월하다.


② 해학반도도는 전체적으로 호분부터 올리고 채색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구름은 반투명한 느낌을 주기 위해 한국화 튜브물감 백색(호분)과 호분을
반씩 섞어 칠하고 바림한다.
반도와 학의 머리와 날개, 폭포는 호분으로 채색하고 바림한다.


③ 대자(봉채)로 나뭇가지와 바위의 아래 부분에 밑색을 칠한다.
이파리는 두 가지 색깔로 표현하는데, 하나는 백록에 호분을 섞어 칠하고,
다른 하나는 녹청에 황과 호분을 섞어 칠한다.
반도의 꽃과 봉오리, 이파리 끝에는 황주로 채색한다.


④ 오색구름이 층층이 퍼져있는 모습은 봉채를 사용해 엷게 표현한다.
구름은 각각 주朱(봉채), 본남(봉채), 황黃(봉채)으로 테두리를 따라 칠하고
안쪽으로 바림한다. 하나의 구름 안에 두 가지 색을 넣어 변화를 준다.


⑤ 반도는 홍매에 세주洗朱를 조금 섞어 볼록 튀어나온 끝에 채색하고
골이 패인 곳까지 넓게 바림한 후, 남은 부분은 외곽선을 따라 길게 바림한다.
반도 표면에는 동그란 모양을 만들며 점을 여러 개 찍는다.


⑥ 백록으로 채색한 이파리에는 적赤과 청먹을 조색한 보라색으로
끝부분에 살짝 바림한다.
꽃잎의 굴곡마다 적으로 채색하고 안쪽으로 바림한다.
봉오리가 있는 꽃받침은 대자에 주(봉채)를 섞어 채색한다.


⑦ 바위는 녹청과 황, 호분을 섞어 바깥쪽에 넓게 바림한다.
나뭇가지는 대자에 먹을 약간만 섞어 외곽선을 따라 칠하고
안쪽으로 채우듯이 바림하고,
옹이는 안에 동그라미를 그려 넣어 표현한다.


⑧ 이파리가 여러 장 돋아난 부분에는 녹청과 황, 호분을 섞거나 약엽으로
채색한다.
바위의 가장 바깥쪽에는 군청과 먹, 호분을 조색해 꺾여있는 각을 살리며
위에서 아래로 바림한다.


⑨ 학 날개 끄트머리는 한국화 튜브물감 흑색(먹)으로 채색하고 바림해
전체 날개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표현한다.
학의 다리와 주둥이는 본남(봉채)에 호분을 조금 섞어 채색한다.


⑩ 학의 눈은 황으로 동그랗게 점을 찍고,
꽃 가운데 부분에는 백록과 황으로 꽃술을 그린다.
폭포의 경계 부분은 군청과 먹, 호분을 조색해 칠하고 바림한다.


⑪ 채색과 바림이 끝나면 전체 선을 마무리한다.
학은 먹에 대자를 살짝 섞어 외곽선과 깃털을 연하게 치고,
나머지 소재는 먹으로 선을 그려 넣는다.
반도와 꽃 테두리에는 적에 먹을 아주 약간만 섞어 선을 그린다.


⑫ 해학반도도 차탁 완성 모습.



정리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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