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교수의 민화재료학 특강 ⑭ 집에서 따라하기 좋은 초간단 적색염

자연염색에 쓰이는 염료에는 약재가 많아 염색한 옷이나 침구를 가까이하면 좋은 약을 몸에 걸치는 것과
같다고 한다. 한약재로 쓰인 소목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붉은색 염색법을 알아본다.

글·사진 이승철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교수)


붉은색의 종류는 정색正色인 홍색을 비롯하여 다홍색, 천홍색, 꼭두서니, 연지색, 비색, 주황색, 분홍색, 도홍색, 자색 등이 있다. 조선 시대 초기와 중기에는 홍색이 권력을 상징하는 색상이 되어 왕의 복색으로 활용됐으며, 조선 후기에 들어서 부녀자들의 의복 색으로 각광받았다.
붉은색은 재앙과 악귀를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도 지녔다. 선조들은 아들을 낳으면 금줄에 붉은 고추를 여러 개 꽂아 대문 앞에 걸어두었다. 양색이므로 음귀를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또한 새색시가 바르는 연지곤지의 빨간색은 젊음을 상징한다. 젊음이 충만할 때 여성은 뺨이 홍조를 띠고 기운이 왕성한 남자는 입술이 붉다. 정열이 달아오르면 배꼽 아래가 불두덩처럼 뜨거워지는데 그 부위를 단전丹田이라 한다.
붉은색은 꼭두서니, 잇꽃(연지), 적송赤松의 껍질, 소목의 심재, 오미자 등으로 염색하여 얻을 수 있다. 마지막 자연 염색 시간에는 누구나 쉽게 붉은색을 낼 수 있는 소목 염색 과정을 알아본다.

(왼쪽 위) 바늘꽂이, 동덕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 / (왼쪽 아래) 소목염능화지, 동덕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
(오른쪽) 전통 적색의 여러 단계

소목 구하기

소목은 한약 재료상이나 한약방에서 살 수 있다. 재료상들은 서울 경동시장, 대구 약재시장 등에 많이 있다. 소목은 남방 식물이어서 외국에서 전량 수입하여 사용한다.
소목을 구입할 때에는 가능한 한 색상이 붉은색인 것을 고르도록 한다. 만약 색상이 주황빛이나 노란 색상이 많이 보이는 것은 염료의 양이 적거나 원하는 색상을 얻을 수 없다. 너무 잘게 썰어 놓은 것도 사용할 때 찌꺼기가 많이 생기므로 좋지 않다. 소목은 물에 오랫동안 담가 두어도 무리가 없으므로 큰 항아리에 소목을 넣고 불려서 사용해도 된다.

소목 염색 실습


준비물

소목 1.2kg, 매염제(소석회, 백반, 철), 물들일 옷감이나 한지,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 통, 가스버너, 물, 플라스틱 소쿠리 등


1. 소목을 잘게 쪼갠 뒤 씻어서 하루 정도 물에 불린다.
(소목 1.2kg, 물 12ℓ)
2. 물들일 옷감을 물에 담가 정련한다. (한지는 정련 없이 바로 염색한다)


3. 소목을 스테인리스 통에 넣고 물 12ℓ를 부은 다음, 95℃ 정도에서
60분 간 끓여서 1차 염액을 만든다. 1차 염액을 다른 그릇에 따라놓고
물을 새로 붓고 끓여서 두어 번 더 염액을 만든다.
두번째 끓일 때부터는 앞서 넣은 물의 ⅔만 사용한다.
물의 양을 줄이며 끓여야 농도가 일정하게 나온다.


4. 끓인 염료는 무명을 깐 소쿠리나 체로 받쳐 맑은 염액을 걸러낸다.


5. 1차 염색 : 한지를 45도 각도로 염액에 넣고, 섬유가 염료를 흠뻑
먹을 수 있도록 주물러준다. 이때 공기와 접촉하지 않게 주의한다.
6. 수세하여 한지나 천에 남아 있는 염료를 없앤다.


7. (왼쪽부터 가성소다, 구연산, 철, 백반) 필요한 색상에 따라 매염한다.


8. 수세한다.(동일한 매염재만 함께 수세한다.
섞어서 수세하면 매염재끼리 반응해 얼룩진다)


9. 2차 염색은 40~60℃에서 20~30분 정도 진행한다.
원하는 색상의 농도나 깊이에 따라 온도와 시간을 달리 한다.
10. 수세 후 15분 간 매염한다. 염색재료의 두께나 양에 따라
농도·시간을 조절해 20분이 넘지 않도록 한다.


11. 4~5회 수세 후 건조


소목 염색

소목蘇木(학명 Caesal pjma sappan)은 소방목蘇芳木 또는 소방, 주목, 홍자, 단목, 목홍 등으로도 불린다. 소목 색소의 주성분은 브라질레인(brazilein)이며, 다색성 매염염료에 속한다. 소목에 의한 염색은 일광견뢰도가 약하여 퇴색이 잘 된다는 결점도 있으나 색소가 많아 매염제에 따라 풍부한 색감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붉은색을 낸 자연염색 천 모습



소목은 철을 매염제로 쓸 때 자색이 되며, 홍색을 낼 때 소목을 잇꽃과 함께 사용하면 잇꽃의 견뢰도를 높여주고 순적색純赤色을 낸다. 알칼리 잿물을 사용하면 짙은 적색으로 발색되고, 백반을 매염제로 사용하면 노란색 기를 띤 붉은색으로 발색된다. 소목 염색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색이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매염 후에 수세를 많이 하지 않은 상태로 천을 건조하고 옷으로 만들어 입곤 한다. 옷이 여러 색깔이 겹쳐 있는 한복 같은 것이라면 염색물이 묻어나거나 수세할 때 정착이 안 된 색이 염탈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소목을 염색할 때는 먼저 진하게 염색한 다음 바로 수세나 매염을 하고, 다시 염색하고 나서 하루나 이틀 정도 놓아두었다가 다시 매염을 한다. 이렇게 여러 번 염색과 매염을 반복한 후 여러 날 보관하여 최종적으로 수세를 해야 염착한 색이 덜 빠지게 된다. 즉, 염착 정도가 나아지도록 염색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호를 끝으로 이승철 교수의 민화재료학 특강을 마칩니다.
작년 8월부터 민화 작가들에게 전통재료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제공해주신
이승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편집자주)
이승철 |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교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간송미술관 연구원으로 30년 동안 한지와 자연염색 등 전통미술
재료를 연구했으며 다수의 전시를 진행했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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