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교수의 민화재료학 특강 ⑬ 집에서 따라하기 좋은 초간단 청색염

푸른 하늘이 되고 깊은 바다가 되는 쪽색은 청색을 내는 한국의 색이다.
다양한 청색을 낼 수 있는 염료인 청대를 이용해 쪽 염색법을 살펴본다.

글·사진 이승철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교수)


파란색을 내는 쪽색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접할 수 있다. 맑은 가을 하늘을 ‘쪽빛 하늘’ ‘쪽빛 바다’라고 할 만큼 쪽의 빛깔은 푸른빛을 대표한다. 쪽을 재배하여 받아낸 쪽물에 석회를 넣고 옷감에 염색하여 푸른빛을 내는 쪽 염색법은 이미 삼국 시대부터 2천년 가까이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다. 이번 시간에는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쪽 염색 방법을 청대를 이용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청대로 쪽 염료 만들기

쪽은 옥색 혹은 하늘색부터 짙고 검푸른 군청색까지 염색 횟수에 따라 매우 다양한 푸른빛이 나온다. 하지만 국내산 쪽 염료를 시장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인터넷이나 장인을 통해 어렵게 구한다 하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 단가가 맞지 않는다. 대신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청대靑黛라는 한약재를 사용해도 원하는 빛깔의 쪽물을 만들 수 있다.
청대는 주로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쪽원료를 정제한 분말 약재이다. 석회에다가 쪽염료을 흡착시켜 정제하여 만든 아주 고운 가루의 형태이다.
청량리 경동시장에 모여 있는 한약재 재료상에서 구입할 수 있다. 요즘은 대부분 밀폐된 캔의 형태로 출시되는데 봉지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청대 염색 실습


쪽앙금 만들기

가루 형태의 청대는 물에 풀어 쓰는 것이 아니다.
물과 희석이 안 돼 알코올을 이용하여 반죽한 뒤에 사용할 수 있는
염료의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염료를 만들기 위해서 청대, 물들일 옷감이나 한지, 스테인리스 대야,
알코올, 마스크, 비닐장갑, 가성소다, ph시험지, 하이드로설파이드, 물,
가스버너 등을 준비한다.
알코올은 시중에서 구하기 편한 소주를 이용하면 된다.
양은 청대 600g에 소주 한 병 정도면 충분하다. 오래된 소주는 알코올이
성분이 남아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새 것을 준비하는 게 좋다.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와 ph시험지(리트머스 종이)는 화학약품이나
실험실습 기자재 판매처에서 구할 수 있다.

청대는 분말이 아주 고와서 호흡기를 통해 흡입될 수 있으니, 사용 시에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얼굴을 가까이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알코올을 넣을 때는 조금씩 나눠 넣으며, 가루가 알코올에 충분히 흡착되면
물을 넣어 떡메 치듯 최종 반죽을 완성한다. 반죽을 하는 과정에서 곱게
짓이겨 놓아야 나중에 물에 풀 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반죽이 끝난 상태가 시중에서 판매하는 쪽앙금과 같은 형태라고 보면 된다.


쪽물 만들기

쪽앙금을 잿물에 풀어 염액을 만들고, 발효를 거쳐야 염색이 가능한
쪽물이 된다. 여기서는 화학약품인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 NaOH)를
이용해 알칼리성 잿물을 만든다.


1단계 | 잿물 만들기
일반적인 물은 ph7정도의 중성 액체이다.
물에 가성소다를 섞어 ph12~13 정도 되는 잿물을 만든다.
가성소다의 양은 물의 양에 따라 다르며 독극물이기 때문에
맨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티스푼으로 가성소다를 조금씩 넣어가며,
ph시험지(1~14단계)를 이용해 ph를 맞춰가는 게 좋다.


2단계 | 쪽물 만들기
성공적인 쪽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 온도 62~65℃에서 작업하는 것이
좋다. 물의 양은 청대 600g을 기준으로 10~12ℓ가 적당하다.
비닐장갑을 끼고 쪽앙금을 미지근한 물에 풀어 희석시킨 후,
이것을 염료 통에 반 정도 채워놓은 따뜻한 잿물과 섞어 알칼리성
쪽물을 만든다. 단지 잿물에 쪽앙금을 풀어 놓은 쪽물은 염색이 되지
않는 쪽물 상태이다.


3단계 | 쪽물 발효하기
알칼리성 쪽물을 다시 쪽염료와 석회로 분리시켜 발효된 쪽물을
만들어야 염색이 가능한 쪽물이 된다.
쪽물은 자연발효를 통해 만드는 것이 좋으나, 일반인들이 쉽게
할 수 없어 하이드로설파이드(hydrosulfide)라는 화학성
발효제를 사용한다. 하이드로설파이드는 공기와 접촉하면
자동산화 과정을 거치므로 물의 온도가 내려갔을 때(30~40℃)
사용하며, 호흡 시 마시지 않도록 주의한다.
알칼리성 쪽물에 티스푼으로 발효제를 조금씩 섞고 충분히 젓는다.
보통 쪽물 10ℓ에 2 티스푼 정도의 비율이다.
그러나 온도와 쪽물 농도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색상변화를
지켜보면서 발효제를 넣는 게 좋다. 색이 녹색조로 고정이 되고
물 위에 파란색 거품이 뜰 정도가 되면 염색이 가능한 상태의
쪽 염액이 완성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거품을 걷어내면 물감에
사용하는 천연 청색 안료가 된다.


4단계 | 쪽물 들이기
염색이 가능한 상태의 쪽물이 준비되면 물들이기 단계를 진행한다.
쪽물에 옷감이나 한지를 담그면 물 안에서는 작업물이 녹색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업물을 물 밖으로 꺼내는 순간 공기 중 산소와 접촉하면서
파란색으로 바뀌는데, 이 색이 바로 쪽빛이다.
쪽 염료는 견뢰도가 뛰어난 염료라서 제대로 염색했다면 물에 헹구어도
파란색 물이 빠지지 않는다.


5단계 | 후처리
쪽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후처리다. 쪽물은 강한 알칼리성을 띠는
염액이기 때문에 염색이 끝난 후, 작업물에 남아있는 알칼리 성분을
제거해야 한다. 후처리를 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난 뒤 작업물이 삭거나
변색을 일으킬 수 있다.
1차적으로는 따뜻한 물에 담가두면 된다. 잿물이 빠져서 물색이 약간
누런색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후에도 알칼리 성분이 남아있는 것
같으면 무색의 식초로 수세하여 작업물이 중성이 되도록 만든다.
쪽물 염색과 햇볕을 이용한 건조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
짙은 쪽색을 얻을 수 있다.


이승철 |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교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간송미술관 연구원으로 30년 동안 한지와 자연염색 등
전통미술 재료를 연구했으며 다수의 전시를 진행했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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