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주 서지원, 두 참여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제4회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

(사)한국민화협회와 월간<민화>가 주최하는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K-MINAF)는 매년 관람객 수를 갱신하며 성장을 거듭, 민화계 최대의 행사로 탄탄히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오는 6월 4일부터 7일까지 SETEC에서 열리는 제4회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도 벌써부터 민화계 안팎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행사를 앞두고 올해 행사에도 참여하는 윤경주, 서지원 두 작가로부터 민화아트페어의 의미와 가치, 나아가 개선되어야 할 점 등을 들어보았다. 참여작가의 시각에서 본 대한민국 민화아트페어.


민화계의 대표 축제,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

문지혜 반갑습니다. 오는 6월 개최되는 제4회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이하 아트페어)를 앞두고 두 분을 모신 이유는 행사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참여 작가들의 입장에서 아트페어를 조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윤경주 선생님께서는 제1회 아트페어부터 올해까지 매번 아트페어에 참여하신 만큼 행사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시고, 서지원 선생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여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아울러 두 분은 개성있는 작품세계로 민화화단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한데, 본인의 작품 활동에 민화아트페어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네요. 먼저 아트페어에 참여하신 계기와 소감을 듣겠습니다.
1회부터 매년 행사에 참가해 오신 윤경주 선생님께서 먼저 답변 부탁드립니다.

윤경주 맨 처음엔 월간<민화>에서 우연히 아트페어 광고를 본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민화부문에도 전문 아트페어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그전에 다른 단체에서 주관하는 아트페어에도 몇 차례 참여한 경험도 있고 해서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했지요. 아트페어에 참가해서 그간 뵐 수 없었던 많은 작가님들을 만나게 되고, 작품활동과 관련된 유용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첫 아트페어가 개최됐던 2017년, 처음으로 대갈문화축제 현대민화공모전에 응모해 본상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부스전에선 공모전 수상작을 작품과 같이 전시했더니 “이 그림 안다”며 작품을 알아보는 분들이 꽤 많으셨고,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다음 작품을 보기 위해 내년에 꼭 다시 오겠다”며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어 큰 힘이 났습니다. 물론 그림을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가가 관람객들과 현장에서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아트페어가 지닌 좋은 기능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서지원 제 경우 윤경주 선생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지난해 처음 아트페어에 참여했습니다. 그랬더니 현대민화공모전 수상작을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있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많은 힘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혼자 작업하는 작가들은 대체로 다른 작가 분들이나 미술 애호가, 월간<민화>와 같은 매체 등과 교류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아트페어는 이런 일들을 가능하게 하더라구요. 이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게다가 운 좋게 첫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두 점씩이나 판매했어요. 굉장한 경험이었지요.

문지혜 행사가 민화 전문 아트페어이다 보니 관람객 중에는 작품을 구매하려는 고객 뿐 아니라, 민화를 배우는 입장에서 정보 수집을 위해 부스를 찾는 분들 또한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품을 한 점이라도 더 판매하고 싶은 작가의 입장에서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윤경주 말씀하신대로 그런 분들도 적지 않지요. 예전에 관람객 한 분이 저에게 금분으로 선묘 작업을 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하셔서 한동안 가르쳐 드린 적이 있어요. 이듬해 그 분이 아트페어에 참여하셔서 멋진 작품들을 출품한 모습을 보며 내심 뿌듯했습니다. 저 역시 행사장에서 다른 선생님들께 많이 배웠고요. 이런 예에서 보듯이 작품을 판매하는 것이 페어의 일차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애호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것 또한 아트페어의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 구입도 어찌 보면 관심과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 잘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서지원 말씀에 동감합니다. 지난해 아트페어에서 저에게 민화를 배우겠다는 학생을 만났어요. 디자인을 공부하는 분인데 민화를 모티프로 상품을 제작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현재는 배우는 과정이지만 나중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결과물을 확장시키겠죠. 부스를 지키다보면 이렇듯 반가운 인연도 많이 있습니다.


작품이든, 소품이든 작가별 강점 잘 파악해야

문지혜 두 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민화아트페어는 작품의 판매와 함께 민화 애호가들이 민화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고 내주는 교류의 장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좀 실제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아트페어 현장에서 어떤 작품이 인기를 얻는다고 보시는지요?

윤경주 민화 소품이 많은 인기를 끌면서 두 번째 아트페어부터 민화소품이 많이 출품되기 시작했어요. 가격이나 실용도 측면에서 부담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러한 분위기에서 작품만 준비하신 작가님들 가운데 일부러 생활 소품을 만들어야하는지 고민하시는 분도 계신데, 그럴수록 분위기에 좌우되지 말고 자신의 작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지원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림이 좋으면 많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요. 관람객들은 어딘가에서 많이 본 듯한 그림, 너무 익숙한 그림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앞서 윤경주 선생님께서 소품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는데, 개인적으로는 소품을 주력으로 하는 부스와 작품 부스가 분리됐으면 좋겠어요. 소품 쪽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다 보니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 같아서 구역을 구분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윤경주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이 소품을 판매하는 부스 주위로 몰렸다가도 근처의 다른 부스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표면적으로는 어수선해 보여도 전반적으로 행사장이 활기를 띤다는 측면에서 소품과 작품 부스가 함께 있으면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문지혜 월간<민화>도 매해 아트페어를 치르며 참여 작가들의 작품 판매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는데, 결과를 취합해보면 실제로 소품의 판매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소품의 판매율이 월등히 높았던 부스의 경우 해당 작가가 민화 실용품이나 소품을 만드는 것에 능숙하고, 또 아트페어를 위해 오랜 기간 공들였다는 점을 알 수 있지요. 두 분께서 말씀하셨듯 작품이든, 소품이든 주력할 분야를 정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관건일 겁니다. 앞서 윤경주 선생님께서는 다른 페어에도 참가한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다른 아트페어와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를 비교한다면 어떠한 점이 다른가요?

윤경주 제가 처음 참여한 아트페어는 2015년 (사)한국미술협회에서 주관하는 였어요. 예술의전당에서 여러 장르의 작가들이 참여한 페어였는데, 민화 부문이 거의 없다보니 상대적으로 주목을 많이 받았고 판매율도 좋았습니다. 성과가 예상보다 좋아서 한동안 기고만장해지기도 했는데(웃음) 추후에 (사)한국미술협회가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개최한 <2015 K-art. Street fair>라든가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에도 꾸준히 참여하는 동안 그림을 판매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점을 점차 실감하게 됐지요. 다른 페어와 민화 아트페어를 비교해봤을 때 특이한 점은 민화 아트페어의 관람객 수가 훨씬 많다는 겁니다. 예술의전당에서 부스전을 열 때는 장소의 특성상 관람객들의 문화적 수준이나 구매력도 높은 편이었지만, 전시 기간 동안 전시장이 한산할 정도로 관람객수가 적었어요. 그에 비해 민화 아트페어는 관람객들이 꾸준히 드나들어 역동적인 분위기이죠. 개인적으로는 민화 아트페어를 통해 스스로를 알릴 수 있는 일종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지혜 행사에 참여하신 입장에서 좋았던 점, 혹은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서지원 우선 가장 좋았던 점은 관람객들이 많다보니 판매 여부를 떠나 작가에 대한 홍보가 매우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작품 활동에서 하나의 분기점이 되었다고 할 만큼 민화아트페어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아요. 그리고 아트페어에 참여한 작가가 행사를 마친 직후 다음해 부스를 신청하면 부스 비용을 20% 할인해 주는 제도도 좋았습니다.

윤경주 사실 민화 아트페어의 부스비용은 다른 아트페어보다 다소 낮은 편입니다. 여기에 할인제도까지 있으니 당연히 도움이 되지요. 저도 그 점이 참 좋습니다. 과한 욕심이겠지만, 주최측에서 정부 부처 같은 유관 기관들의 협찬을 받아서 부스 비용을 좀 더 할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웃음) 또 그림을 더 팔고 싶은 마음에, 행사 기간이 하루라도 더 길었으면 합니다. 물론 행사 기간이 길면 부스 지키느라 힘도 많이 들지만, 그래도 작가 입장에서는 긴 것이 더 좋습니다.


만남과 소통의 장, 성장의 계기 될 것

문지혜 작가님들 가운데는 여전히 아트페어에 대해 잘 모르시거나 막연한 두려움, 혹은 비용부담 같은 문제로 참여를 망설이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분들께 간략한 조언이나 팁을 주신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지원 아무리 좋은 그림이라도 혼자만 보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작품은 어차피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기 위해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가급적이면 많은 분들이 보셔야 합니다. 그림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굉장히 좋은 그림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요.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접하면서 성장해 가는 것 같습니다. 아트페어는 작가에게 이런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다만 페어에 참가할 때는 작품 판매나 홍보, 수강생 모집, 혹은 소품 판매 등 참여 목적을 분명히 정하고 여기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윤경주 저 역시 맨 처음 아트페어에 나갔을 때 소속된 곳도 없었고 모르는 것도 많았지만, 아트페어 덕분에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고 창작 작업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런 행사가 있을 때 용기를 갖고 참여해보셨으면 해요. 작품을 쌓아만 두고 밖으로 갖고 나오지 않는다면 아무도 모르니까요. 참고로 표구도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표구나 액자에 대한 문의도 많이 받을 만큼 저 역시 표구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아트페어에선 작품을 잘 판매하기 위해서라도 그림에 잘 맞는 옷을 입힌다면 훨씬 도움이 될 거예요.

문지혜 모두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들이 아트페어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바쁘신 중에 시간을 내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리며 대담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는 6월 개최되는 아트페어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께서 만족스런 성과를 거두시길 기원합니다.

진행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대담 윤경주 작가, 서지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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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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