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숙 작가 제4회 개인전 – 수원을 빛내온 작은 손에 맺힌 구슬땀

수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수원시립박물관 등에 출강해 후학 양성에 특히 힘써온 유영숙 작가가 소품 중심의 전시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추석과 일정이 맞물리지만, 그만큼 아름답고 실용적인 작품이 전시되므로, 수원 인근이 고향인 민화인들이 시간을 내어 가족과 함께 방문한다면 더욱 의미있는 명절이 될 것이다. 전시에 앞서 유영숙 작가에게 건네 듣는 정다운 민화 이야기.


민화의 화려한 만발滿發, 그 이면에는 거친 비바람을 견디며 두 손으로 새싹을 품어온 이들이 있다. 민화에 대한 편견이 여전했던 90년대부터 고향 수원을 기점으로 활동하며 우리 민화의 아름다움을 전해온 유영숙 작가. 그가 오는 9월 25일(화)부터 30일(일)까지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굿모닝하우스에서 네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수원에서 처음 선보이는 생활민화

유영숙 작가는 전통민화를 변용, 특히 색을 과감히 사용하며 다양한 기법을 응용해 독특한 질감을 표현한다. 때문에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마치 꿈의 한 폭에 스며드는 것 같다. 반면 전통민화를 충실히 재현한 작품에서는 그만의 세밀하고 정갈한 필력이 돋보여, 노승의 침묵 앞에 선 듯 저도 모르게 고요하고 잔잔해진다. 그의 스승인 윤인수 화백도 “화려하고도 잔잔하며 포근한 느낌이 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차분함과 평온함을 느끼게 하면서도 때로는 강렬한 이미지를 느끼게 한다”라고 평한 바 있다.
그동안의 전시는 주로 순지 작품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전시는 생활민화 중심으로 구성된다. 콘솔 테이블(console table), 소형 장롱, 서랍장 등에 전통민화를 그린 소품 10여점이 출품된다. 서울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이 일부 포함되지만, 수원에서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마도, 어해도, 모란도 10폭 병풍 등 그간 전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도 전시되며, 친정어머니가 70년 전에 제작한 자수 작품 〈불국사 자수〉도 찬조된다. 다만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수원 문화유산을 재현한 작품은 아쉽게도 출품되지 않는다고. “오랜 기간 민화를 가르치다보니 민화가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민화가 쉽고 즐거우며 생활과도 밀접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소품 중심의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마침 소품에 흥미를 느낀 것도 있구요.”

쉴 틈 없이 바쁜 와중에 준비한 전시

유영숙 작가는 전시를 앞두고 숨 돌릴 틈 없이 바빴기에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는 지난 3년간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산수화·민화 석사과정에 진학해 학문에 매진했고, 현재 논문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공부를 하면서 10여년을 해온 수원시립박물관의 민화강좌 등 다수의 강의를 병행하다보니 이번 전시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고. 심지어 그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화실 강의를 줄였고, 올해 예정됐던 제자들과의 회원전도 내년으로 미뤘으며, 수원시가족여성회관의 민화 강의도 못하게 됐다고 한다. “더 많이 공부해서 제자들에게 더 좋은 걸 가르쳐주며 오래 강의를 하고 싶었어요. 대학원에 들어가보니 제가 제일 나이가 많더라구요. (웃음) 그래서 솔직히 전시준비에 많은 신경을 쓰지 못했어요. 주변사람들에게도 최대한 알리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월간민화〉에 알려졌네요. (웃음)”

후학 양성에 더욱 힘쓰다

‘산에 들어가서 작품만 그리고 싶다’는 유영숙 작가의 말에 제자들은 ‘80세가 되시는 해에는 보내드릴 수도 있다’ 라고 대답하며 손사래를 친다. 몇몇 제자는 그를 따라 대학원에 입학했고, 어깨너머로 지도법을 배우기 위해 보조강사로 일하는 중이라니 마냥 작품에만 매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게다가 (사)한국미술협회 등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한 경력 등을 인정받아 수원대학교 객원교수로 임용돼 오는 9월부터는 대학에서 민화를 지도할 예정이라고 한다. “제가 처음 배울 때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민화가 유행하고 있잖아요. 먼저 배운 것을 전해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껴요. 몸이 많이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즐겁습니다. 앞으로 제자들이 민화를 열심히 그려서 수원 뿐만 아니라 아직 민화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에서도 민화를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글 김태호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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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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