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민화 알리는 작가 이선진 – “민화는 영감과 용기의 원천”

이선진 작가는 지난 20여년간 미국에서 작가 및 교육자로서 민화를 가르치며 활발히 한국미술을 알려왔다.
지난해에는 해리스버그에서 패어팩스 카운티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며 최근 워싱턴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모습이다. 서면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워싱턴 지역의 경우 뉴욕과 비교해 민화 관련 행사가 드문 편인데 최근 이선진 작가가 워싱턴, 버지니아, 메릴랜드 일대에서 굵직한 프로그램을 도맡으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지역에 거주 중인 그는 지난 8월 스미소니언 국립초상화미물관 광장에서의 부채에 민화 그리기 수업을 성료했으며 7월에는 미국 정부 예산으로 꾸려지는 문화 프로그램 스타톡의 일환으로 개최한 페어팩스 공립학교 민화특강, 6월에는 주 워싱턴 한국문화원의 후원으로 열린 센터빌 고등학교, 리버티 중학교 민화 워크숍을 진행했다.
“물 한 모금 마실 여유도 없을 만큼 인파가 몰려들 때도 있지만, 워크숍을 마치면 항상 뿌듯한 마음입니다. 사람들이 민화를 보며 환호하고, 즐겁게 그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힘이 나요.”
이선진 작가가 민화를 가르친 시기는 미국에 첫발을 내딛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덕성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그는 남편이 버클리 음악대학에 들어가면서 함께 미국 보스턴으로 건너갔고, 그 역시 유학을 준비하면서 학비를 모으고자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한국미술반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민화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한국 미술 중에 학생들과 가장 부담 없이 그리기 쉬운 것이 민화였어요. 쉽고 재밌는 민화를 함께 그리면서 주제별 상징하는 내용을 들려주면 다들 너무 좋아했죠.”
이후 이선진 작가는 뉴욕 스테이튼 아일랜드 한국학교 교감, 펜실베니아 해리스버그 한국학교에서 교장직을 맡을 때도 한국미술 수업은 직접 진행하며 민화를 소개했다.

미국을 사로잡은 한국美

미국 메사추세츠 주립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것은 새로운 시작에 불과할 뿐, 이선진 작가는 치열하게 그리고 또 그렸다. 2007년 아이가 태어난 뒤엔 작업에 열중하고자 부모님이 계신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를 맡기고 5년여간 서원대학교, 덕성여자대학교 등에서 한국화를 강의하고 전시를 개최하며 왕성히 활동했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한국적인 것이야말로 최고의 콘텐츠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유학 시절 초기에는 여느 친구들처럼 유화 물감을 준비해서 그림을 그리다가 재료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한국에서 가지고 온 한지와 먹 등으로 작업했더니 교수님께서 한국화에 대한 시연을 부탁하셨어요. 제 시연 이후 갑자기 온 학교에 한국화 재료 열풍이 불었죠. 그들에게는 한국문화가 너무나 새롭고 매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서야 전통미술의 아름다움을 실감하게 됐고 당연하게만 보였던 우리 그림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어요. 서양화 기법이나 화풍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게 됐고요.”
이선진 작가는 전시 활동도 활발히 병행 중이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 총영사관에서 7번째 개인전을 성료했으며 현재 메릴랜드 웨이버리 갤러리 멤버로서 갤러리에서 채색화 작품을 전시 중이다. 내년 가을에는 웨이버리 갤러리와 워싱턴 총영사관에서 개인전을, 메릴랜드홀에서 한국 채색화를 주제로 2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작품과 교육활동을 통해 미국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이선진 작가, 그는 해외에서 많은 사람들과 한국 문화를 나누는 시간이 그저 감사하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문득 ‘이곳에서 한국 미술을 알리려고 운명적으로 한국화를 전공했나’ 싶을 때가 종종 있어요. 앞으로도 많은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그림, 특히 민화를 소개하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는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후원해 전시도 열고 싶고요.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국경과 지역을 떠나 함께 좋은 전시를 할 수 있는 작가들도 만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건 자칫 방전되기 쉬운 삶인데 민화를 통해 많은 힘을 얻습니다.”


e-mail : 이선진 artistleaa@gmail.com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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