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장군도 초본의 고향을 찾아서 – 충청도 편

도5 은산 금공리 산신도, 정림사지박물관 소장



도6 용장군초, 지본수묵, 목아박물관 소장



이번 시간에는 충청 지역의 무속신앙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를 통해 목아박물관 소장 용장군도 초본이 어느 지역의 무신도였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글 이다정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


충청도의 무속신앙

지난 시간에도 설명한 것처럼 용장군 초본이 어느 지역 무신도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각 지역 무신도의 특징과 무속 형태를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번 시간에 소개할 무속신앙은 충청도의 무속신앙이다.
충청도의 무속신앙은 ‘앉은굿’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다(도1). 앉은굿은 경객經客, 법사法師라고 불리는 무당이 자리에 앉아 북과 징을 치면서 무경巫經을 읽어 양재기복禳災祈福(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것)하는 우리나라 무속신앙의 한 형태이다. 충청도에서 유행하고 특히 양반들이 선호하는 굿이라 하여 ‘충청도 굿’ 또는 ‘양반 굿’이라고도 불린다. 현재 앉은굿은 ‘충청도 앉은굿[忠淸道 앉은굿]’이라는 이름으로 충청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대전의 앉은굿[大田의 앉은굿]’이라는 이름으로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도1 충청도 앉은굿, 문화재청, 공공누리



도2 설위설경設位設經, 지본채색, 각 60×10㎝,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충청도 무신도를 살펴보자

충청 지역의 무신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먹과 안료를 사용해 그린 무신도와는 거리가 있다. 실제로 충청 지역의 굿당은 물론 박물관에서도 40년 이상 된 충청 지역 무신도를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충청 지역에서도 굿당과 굿판에 신의 형상을 모시고 무속의례를 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충청 지역에서는 신의 형상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바로 ‘설위설경設位設經’이다(도2), (도3). 설위설경은 무신도의 역할을 하는 무구巫具로, 종이에 글씨를 쓰거나 칼로 형상을 오려내어 만든다. 설위설경은 신의 이름을 적은 위목位目과 신의 형상과 부적 등을 표현한 설진設陣으로 나눌 수 있으며, 충청도 앉은굿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그런데 설위설경은 종이를 오려서 만들기 때문에 내구성이 크게 떨어져 오래된 유물이 남아있지 않다. 그리고 6·25 이후 충청 지역에 서울·경기지역 등 다른 지역의 무당들이 유입되면서 이들의 영향을 받아 충청 지역의 무속신앙이 빠르게 변형되었다. 충청 지역의 굿당에서 다른 지역처럼 굿당에 일반적인 무신도를 봉안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1960년대 이후 대량생산된 동일한 도상의 무신도가 봉안되고 있다. 또한 설위설경을 기계로 대량제작하여 판매하면서 설위설경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충청 지역의 무신도는 한 점도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우리가 정확하게 충청 지역의 무신도임을 알 수 있는 유물이 몇 점 있다. 그 중 하나는 자주 소개되는 공주 계룡산 중악단 산신도이고(도4), 나머지 하나는 은산 금공리 산신도(부여 향토유적 제24호)이다(도5). 이 중 공주 계룡산 중악단 산신도는 원래 있던 여산신도가 도난당한 후 새로 그린 것이라 전한다. 따라서 광복 이전의 유물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충청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은산 금공리 산신도는 이전에 있던 것이 오래되어 1989년에 다시 그렸다는 기록이 있고, 유물 상태를 보아 광복 이전에 그려진 유물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은산 금공리 산신도를 충청 지역의 무신도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위) 도3 설위설경設位設經, 공주민속극박물관 소장
(아래) 도4 공주 계룡산 중악단 산신도


용장군 초본과 비교하는 충청 지역 무신도

이제 은산 금공리 산신도와 용장군도 초본을 비교해보자(도5), (도6). 일단 비율에서 차이가 난다. 용장군도 초본은 세로로 긴 형태인 데 비해, 은산 금공리 산신도는 상대적으로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비슷하다. 제작법 또한 다르다. 은산 금공리 산신도는 일반적인 무신도가 초본을 떠서 그리는 것과는 달리 초본 없이 먹선을 그리고 채색을 더한 형태이다. 용장군도 초본이 활용되는 모습과는 다른 것이다.
물론 이처럼 단순히 형태를 비교하는 것을 가지고 지역을 구분 짓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또한 은산 금공리 산신도 한 점만을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비교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다른 자료들이 나타났을 때 자료를 추가하여 비교연구하는 작업을 좀 더 쉽게 하려는 의도이다. 맨땅에 헤딩하는 것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이번 시간에는 충청 지역 무신도와 용장군도 초본을 비교해보았다. 다음 시간에도 다른 지역의 무신도와 용장군도 초본을 비교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용장군 초본을 비롯한 무신도 초본을 연구하려면 무신도 지역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에는 끝이 없다.

이다정 /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


백석대학교 기독교박물관 학예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성백제박물관 학예연구원,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이다.
월간민화 창간호부터 민화 초본에 대한 칼럼을 기고해오고 있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