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각산

<제주문자도>부분, 순지에 분채, 봉채, 각 60×40㎝


시. 박철
그림. 조여영


기침보다 용각산 먹기가 힘들다던
해병 2기의 5촌 당숙이 힘차게 세상을 뜨시던 날
둬달 전까지만 해도 국산 코란도를 몰고 휙 들어서며 안돼, 안돼
이장은 안된다던 그 양반의 무거운 속을 알게 되던 날
해가 맑고 날은 가벼웠다
입에 털어넣기도 전에 턱밑에 날려 영 면이 안 선다던
용각산 같은 생이 한번은 이 지구의 기침을 멈추게도 했을까
암, 했을 거야 그렇지 그랬을 거야
허우대 좋고 심성 좋고 한번 인간은 영원한 인간일지도 모를
해병 2기의 당숙은 이 맑은 날
참 화하게도 날리며, 가셨다 가버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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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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