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도윤 민화부티크 초대전 – 오래된 추억 속에 행복이 필 때

김해에서 활동하는 옥도윤 작가는 장식적인 기물과 담채의 조합으로 한국인의 삶이 반영된 전통풍습을 화면 위에 그려낸다. 햇살처럼 따스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가 관통하는 그녀의 작품은 안정감 있는 구도, 세밀한 묘사, 묵직하고 그윽한 색감이 특징이다. 한해의 첫 달 정월正月에 독특한 아우라를 발산하는 옥도윤 작가의 민화부티크 초대전이 열렸다.


김해민화연구회를 이끄는 옥도윤 작가가 지난 1월 3일부터 1월 31일까지 열린 서울 익선동의 갤러리카페 민화부티크 초대전 를 개최했다. 전시에서는 사라져가는 고유의 미풍양속과 민화를 연결한 창작민화 10점을 선보였으며, 소재가 지닌 본질의 색을 찾는 데 몰두한 작품을 통해 작가만의 시각적 리듬을 만들어 나갔다.
“작년부터 초대전 제안을 몇 번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김해에서 활동하느라 선뜻 응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민화부티크가 익선동에서 을지로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전시회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거듭해서 전시를 열도록 기회를 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컸죠. 우리나라 전통풍습과 의복, 장신구 등에서 느낀 매력을 붓으로 나타내기 위해 오랫동안 자료를 모았고, 소재와 구도를 수없이 구상한 작품들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대표작과 더불어 1월과 어울리는 설날 시리즈,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한 그림을 함께 보여드릴 수 있어 기뻤습니다.”
대표작인 <함 받는 날1>과 <함 받는 날2>에는 신랑 집에서 신붓집으로 함函을 보내는 전통혼례 풍습이 내러티브로 활용됐다. 혼수함에 들어가는 매듭 하나에도 부부가 마음을 하나로 맞춰 오래 살라는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오방주머니, 나무 기러기, 혼서지 등 전통 소재와 신부에게 보내는 예물을 한데 모으고, 인테리어 연출에서 볼 수 있는 삼각형 구도를 차용해 균형미가 있는 모던한 스타일로 바꿨다. 또 <설날-꽃신>과 <설날-조바위>에는 설빔을 통해 대상이 품고 있는 풍속과 추억을 되살려냈다.
정겨움이 가득한 그녀의 민화는 단순히 도상을 혼합하고 답습하지 않는다. ‘돌잡이’와 ‘함들이’처럼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든 풍습에 어울리는 소재를 선별하고 매치한다. 화면 속에서 사물과 사물 사이의 이야기, 즉 형상 너머에 있는 우리네 풍경을 보여주고자 한다.

전통과 현대의 유동적인 공존을 그려내다

부산교대 대학원에서 미술교육학 석사를 마친 옥도윤 작가는 한국화를 10여 년간 그리면서 스승의 화풍을 벗어나지 못해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느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방송을 통해 민화를 접한 뒤로는, 자료를 연구하고 그림을 그리며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새롭게 변모했다. 민화에 대한 열정으로 2016년에는 제자들과 함께 김해민화연구회를 창단했으며, 현재는 자신의 채색기법을 존중해주는 설촌 정하정 작가에게 창작민화를 지도받고 있다.
“저는 한국화 물감으로 밑색을 올리고, 분채와 봉채를 사용해 담채로 맑게 여러 번 채색을 올립니다. 하나의 색을 겹겹이 포개어가면 마티에르(matière)처럼 깊은 색감이 나오죠. 또 화려한 소재가 잘 어우러지도록 색으로 구도를 잡는 게 중요해서 바탕색은 되도록 절제하려고 하죠. 커피나 펄 물감, 색조 화장품 등 마음속에 느낀 색감을 표출하기 위해 재료도 폭넓게 사용합니다.”
색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법을 터득한 옥도윤 작가. 시간의 흐름을 독창적으로 재구성하는 그녀의 화풍이 언제까지나 봄을 맞이하길 바란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