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귀국전 가진 재미화가 안성민 – 현실과 꿈 사이를 오가는 모든 날들

전통적인 시점으로 초현실 세계를 시각화하는 안성민 작가가 개인전 를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6일까지 서울 논현동 갤러리 스탠(Gallery Stan)에서 개최했다. 지난 3년간의 대표작과 최근작을 선보인 전시장에서 그녀를 만났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안성민 작가의 작품에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전통의 색감과 현실 너머의 거대한 세계, 그리고 고정되지 않은 유기적 관점이다. 그녀는 작품 전체에 여러 차원이 지닌 개방성을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펼쳐 낸다. 개방성은 민화를 그 어떤 장르보다 현대적으로 만드는 성질이기도 하다.
“제 작품에는 민화의 속성을 초현실적 세계로 묘사한 것이 많아요. 화면에서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없애고, 다양한 관점을 반영해 현실과 가상공간을 넘나드는 무한한 차원을 그려냅니다. 이 과정에서 상식적이지 않은 소재들이 재미있게 어우러지게 되죠.”
그녀는 일명 ‘국수산수’로 알려진 연작부터 스마트폰에 역원근법을 시도한 최근작까지 20여 점의 작품을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6일까지 서울 논현동 갤러리 스탠(Gallery Stan)에서 전시했다. 패션브랜드 ‘쇼앤텔(SHOW&TELL)’과 콜라보 작업한 의류도 함께 선보인 이번 전시는 거칠고 마른 느낌을 주는 갈필법과 선명한 오방색, 담채의 조화가 돋보였다. 전시 제목 에서 나타나듯 ‘어느 것이 진짜인가?’라는 질문은 작가가 늘 품고 있는 작업 주제이기도 하다.

꿈의 넓이가 곧 작품의 깊이

안성민 작가는 현대물리학자 프리초프 카프라(Fritjof Capra)가 주장한 ‘유동적인 시각(Moving Perspective)’과 민화의 역원근법이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3년 전부터 책가도 속 서랍을 열면 다른 시공간으로 연결되는 작품을 여럿 제작했다. 전시에서 처음 공개한 설치미술 는 전작에서 진화해 의인화된 산수가 종이라는 화면을 벗어나 높이 3미터가 넘는 벽면 가득 여행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올해 작업한 은 역원근법을 적용한 아이폰을 등장시켜 단편적인 내용으로 담아내지 못하는 진실을 이야기한다. 서울대학교 및 동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그녀는 미국의 메릴랜드 미술학교(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를 다니던 시절에 원인 불명의 통증으로 장시간 고된 작업을 하기가 힘들었
다. 설치미술을 한 것은 그때부터다. 다행히 아이를 낳고 차츰 건강이 회복되자 다시 동양화를 그릴 수 있었고, 민화를 가르치는 미술 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민자로서, 혹은 중간자(Mediator)적인 삶을 사는 동안 소통에 대한 열망을 키워온 것 같아요. 극심한 통증을 겪으면서 외부와 단절된 경험도 영향이 있었죠. 요양을 하면서 ‘찰나에는 고통이 없다’는 진리를 깨닫고 현실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곤 했습니다.”
안성민 작가가 전통을 재해석하고, 동서양을 연결시키는 데 특별한 비결은 없다. 그저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주변과 일상에서 발견하고, 경험을 확장시켜 오롯이 자신의 목소리를 인지할 뿐. 전시는 5월 29일부터 7월 28일까지 경기 용인시 스탠아트센터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우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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