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사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 어린 사무엘상

‘오늘도 무사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어린 사무엘상

q1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재난과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경주 지역 지진은 관측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강한 지진으로서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증명시켰다. 이외에도 광우병, 세월호,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사태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건과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럴수록 심약한 인간은 종교의 힘에 의지하게 되거나 나름 안전책을 강구하게 된다. 이발소그림이 많이 제작된 6~70년대도 사회 곳곳에서 수많은 사고가 이어졌으리라. 무장 간첩사건으로부터 수많은 교통사고, 연탄가스 사망사고, 아파트 붕괴와 대형 화재사건 등등. 이러한 예측 못한 각종 사건, 사고로부터 자신과 가정을 지켜주는 ‘부적符籍’ 같이 주고받은 이발소그림이 바로 기도하는 어린 사무엘상이다.
특히 교통사고가 유독 많은 우리나라에서 일찍이 우리 눈에 많이 띈 곳은 택시와 버스 운전기사 앞자리였다. 그래서 당시 출퇴근 하던 시민들이나 통학하는 학생들 모두에게 눈에 익은 그림이었다. 이 그림은 예쁜 금발머리를 하고 있어 소녀상으로 알고 있으나 소년상이다. 원작은 영국의 18세기 화가 조슈아 레이놀즈Joshua Reynolds(1723~1792)가 1782년 그린 그림으로서 엘가나의 아내 한나가 하느님께 기도하여 얻은 아들 사무엘을 그린 것이다. 그 원본을 모사하면서 머리와 옷의 색이 변하였으며 빛의 모습도 도식화 되었다. 특히 이발소그림의 특징인 ‘오늘도 무사히’라는 문구가 한 곳에 들어가 있는 점이 기발하다.
그 문구와 함께 먼 하늘을 응시하며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간절한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리며 바로 기도를 들어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그림으로 변모시켰다. 기도하는 예쁜 소년상과 함께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사고 없이 지낼 수 있다는 믿음과 더불어 오늘의 삶이 고달파도 자신이 간직한 소박한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다는 60~70년대 간절한 소시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이 어린 사무엘상을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사건 사고로 얼룩진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안전한 내일을 기약하는 듯해 무척 위안이 된다.

 

글 박암종 (선문대학교 교수, 근현대디자인박물관장)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