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창궁중장식화전승회 창립전 〈궁중 화원의 빛〉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광복 직후의 혼란 속에서도 많은 미술가들은 창작의욕을 불태웠고, 첫 3·1절에 열린 단구미술원檀丘美院창립전도 결과물 중 하나였다. 그들은 일본색을 청산하고 전통회화의 민족적 정통성을 회복하고자 했다. 민화계에도 그러한 움직임이 있다. 예창 이문성 작가가 이끄는 예창궁중장식화전승회가 왕실 전통의 올바른 계승을 위한 첫 전시를 연다.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이문성 지도교수님에게 궁중장식화를 배울 때 함께 국내 전시를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이번 전시는 궁중장식화만 다루는 전시가 거의 없는 시기에 열려 특별한 의미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강덕자 회장은 예창궁중장식화전승회의 창립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창작민화가 붐을 일으키는 가운데 재현을 위주로 전통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예창궁중장식화전승회는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2전시장에서 창립전을 개최한다. 전시에 참여한 11명의 작가들은 예창 이문성 작가와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관화/민화 교육자과정을 졸업한 그의 제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작업해온 총 11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금강산도, 화조도, 십장생도, 신선도, 호작도, 연화도 등 작가별로 다양하다.
예창궁중장식화전승회는 2018년 1월에 궁중장식화를 중심으로 예창 이문성 작가에게 전통 기법을 전수받아 민화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설립된 단체다. 궁중화조도 등 고급품은 경매시장에서 억대에 거래되고 있지만,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0년이 넘는 경력을 지닌 작가들도 궁중장식화를 배우다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총무를 맡은 김미옥 작가는 “전통을 이해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쉽지 않은 일이에요. 요즘 모방과 짜깁기에 급급한 작품들도 많이 봤습니다. 그런 면에서 좀 아쉽죠. 옛 그림의 구도, 필선, 채색 등을 분석하고, 수없이 그리다보면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궁중장식화의 방법론에는 전통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고민이 많다.

궁중장식화의 올바른 계승과 전통의 회복

이문성 작가는 1976년 궁중장식화 국가전승자인 예범 박수학 작가를 사사하여 2015년에 궁중장식화 국가계승자로 지정됐다. 현재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관화/민화 교육자과정의 실기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90년대 초반 공동 화실을 운영하면서 민화 교육을 시작했고, 10년 전 민화의 한류 가능성을 내다보고 경기국제민화한류회(현 K-국제민화협회)를 만들었다. 해외 각지를 돌며 전시와 아트페어에 참여해 우리 민화를 알리고 있는 작가다. 그는 “예창궁중장식화전승회는 저의 호를 따서 이름 지어진 유일한 단체인 만큼, 궁중장식화의 민족적 정통성과 고급스러운 미감을 이어가는 모임입니다.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처럼, 창립전은 작품을 뽐내기보다 회원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라고 말했다.
민화의 원류는 화원들의 그림이 서민들 사이에서 유행한 것으로 본다. 민화를 어떤 방향성과 정체성을 갖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모습이 달라질 뿐이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궁중장식화는 17세기 이후 도화서의 화원이 그린 것이 대부분이다. 석채, 수묵, 칠, 나전, 자수 등 안료도 다양하고, 거의 모든 그림을 병풍으로 꾸몄다고 할 만큼 병풍이 많다. 내년에는 대대적인 병풍전을 계획하고 있다는 예창궁중장식화전승회 회원들. “전통 기법에는 흔히 알고 있는 바림뿐 아니라 다양한 채색 기법이 있어요. 오랜 연습을 거쳐야 겨우 점 하나, 선 하나를 내 뜻대로 그을 수 있는 거죠. 사라져가는 조상의 얼을 되살리고 민화의 본질을 찾는 과정에서 시대의 심미성을 찾고 싶습니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