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박물관 – 여주의 역사를 아로새기다

여주박물관
여주의 역사를 아로새기다

여주는 고대부터 남한강 유역에 있어 형성되었던 주거지로, 삼국시대에는 특히 전략적 요충지로 꼽혔다. 또한 수운의 중심지 중 하나이자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으로 손꼽힌 지역으로 많은 문화재와 유적이 남아 있는 역사의 도시이다. 유서 깊은 여주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보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설립된 여주박물관을 찾았다.


아름다운 남한강이 흐르는 영월루 아래에 황마黃馬와 여마驪馬가 나타났다는 기암절벽 ‘마암馬巖’이 있다. 그리고 그 건너편에 그 형상을 닮아 단단하게 자리 잡은 검은 건물이 있다. 바로 여주박물관(이하 박물관)이다. 1997년 ‘여주군향토사료관’으로 문을 연 박물관은 여주의 역사와 유물자료 등을 조사·수집·전시·교육하고, 새로운 학술자료를 발굴하여 여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6년 7월 새롭게 개관한 여마관(신관)의 건립으로 각지에 흩어졌던 여주지역의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박물관은 여주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신륵사관광지 안에 위치하고 있다. 신관은 구관인 황마관과 마주하고 남한강을 바라보는 곳에 건립되었으며, 주변에 여주도서관, 여성회관 등 문화시설들이 함께 모여 있다.
신관에서는 여주역사실, 영상실, 카페테리아, 학예연구실, 강의실, 옥상정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구관은 기획전시실, 류주현 문학전시실, 남한강 수석전시실, 조선왕릉실로 활용하고 있다.


아름다운 외관 안에 담긴 여주의 역사


박물관의 신관인 여마관은 건축적으로 매우 아름다운 외관과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박물관 앞 남한강 건너편, 영월루 아래에 위치한 기암절벽 ‘마암馬巖’과 연관이 깊다. 여주에 전해지는 전설로는 이곳에서 황마(누런 말)와 여마(검은 말)가 나왔다 하여 마암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여주의 옛 지명인 황려黃驪도 황마와 여마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신관은 이러한 유래를 건축물에 표현하였고, 이름 역시 여마관이라 지었다. 검은 말을 떠올리게 하는 검정색에 마암처럼 단단한 외관에 남한강을 상징하듯 1층 카페테리아 바로 앞에 아름다운 수공간이 펼쳐진다. 박물관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풍광도, 남한강 건너에서 박물관을 바라보는 풍광도 모두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신관 2층에 마련된 메인 전시실인 여주역사실에서는 연양리 구석기 유적을 시작으로, 탄화미가 발견되어 한반도 농경문화를 대표하는 혼암리 선사유적, 경기 지역 최대의 삼국시대 고분 유적인 매룡리 고분군, 군사적 요충지로 활용된 파사성 등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유적과 유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고려시대로 넘어와서는 여주의 1,000년 도자의 역사를 증명하는 중암리 고려백자 가마터와 고려시대에 선종사원으로 크게 번창했던 고달사와 원향사, 현재까지 이어진 신륵사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고달사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귀면와와 청동여래입상 등의 유물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던 원향사지 청동소종 등 타 기관에 흩어져 있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조선시대 코너에서는 여흥 민씨, 원주 원씨 등 명문가 집안을 설명하고, 세종대왕릉, 효종대왕릉이 여주로 천릉되면서 시작된 조선왕조와의 깊은 인연을 소개하고, 명성황후 등 여주 출신의 조선왕비. 대한제국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남한강을 중심으로 18개의 나루터가 활발히 운영되었던 여주의 옛 모습을 설명하고, 영상실에서는 옛 문장가들이 남한강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글로 남긴 ‘여주팔경’과 그림으로 담은 ‘한임강명승도’를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근현대 여주 의병항쟁과 독립운동, 여주의 교육, 공공기관, 산업, 교통, 문화유적 개발사업, 새마을 운동, 건설공사 등 여주의 발전과정과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며 현재 우리네의 삶과 비교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았다.
1층 로비에는 100년 만에 여주로 돌아온 고달사지 원종대사탑비의 비신이 전시되고 있고, 다양한 전시를 할 수 있는 로비 전시홀과 토기퍼즐 맞추기, 한글놀이, 발굴체험 등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남한강변으로 잔잔한 물결이 치는 수공간 옆에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카페테리아가 위치하고 있어 박물관을 찾는 여주 시민과 관람객들의 휴식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다양한 문화적 자원을 아우르는 전시

기존의 박물관 구관은 황마관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활용되며 지하 1층의 남한강 수석전시실, 1층 류주현 문학전시실, 기획전시실, 2층 조선왕릉실이 운영되고 있다.
지하의 남한강 수석전시실은 김정식 선생이 57년간 모은 수석을 기증받아 전시한 곳으로, 산수경석·물형석·추상석·12지석 등 자연이 빚은 최고의 예술작품인 수석의 멋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갖가지 수석에 담긴 의미를 여주 남한강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로 풀어놓았다. 수석의 신비로움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이해할수 있어 흥미롭다.
다음으로 류주현 문학전시실은 우리나라에 ‘대하역사소설’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여주 출신의 묵사 류주현 선생의 삶과 작품세계를 설명한 공간이다. 류주현 선생은 다작으로 유명하며 『조선총독부』, 『대원군』 등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한국 대표 문인 중 한 분인 선생의 생애와 작품세계, 문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옛 문인들의 멋스러운 삶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2층의 조선왕릉실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 왕릉의 역사와 특징, 분포에 대한 설명과 조선시대 태조부터 숙종까지 역대 임금들이 지은 시문을 모은 『열성어제어필』, 세종대왕릉의 관리문서 등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조선시대 작성된 다양한 종류의 공문서와 개인 문서를 통해 당시의 사회상까지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기획전시실은 여주와 관련된 새로운 역사자료를 발굴하여 소개하거나, 여주를 기반으로 한 미술 및 예술가들의 전시 등의 기획전시를 선보이는 공간이다. 특히 신관 개관 이후엔 신관의 로비 전시홀과 연계하며 더욱 다채롭고 흥미로운 전시들을 의욕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열렸던 기획전시 <한국민화 창작대작展>은 현대 창작민화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던 전시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오는 7월에는 개관 20주년을 기념하여 여주의 역사와 박물관의 20년을 돌아보는 대대적인 특별기획전이 열릴 예정으로 안팎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박물관은 상설전과 다양한 기획전 외에도 교육사업, 조사연구사업, 유물 구입 및 기증 추진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은 전문 교육사의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내실 있는 진행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매년 신청자가 증가하고 있다. ‘여름방학 교육’ ‘여주박물관 탐험대’, ‘토요박물관 교실’, ‘나의 보물을 소개해요’, ‘전통문화교육(민화, 한지 공예, 매듭, 봉산탈춤 등 9개 강좌)’, ‘박물관 대학’ 등등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각 연령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며 체험과 답사의 비중이 높아 자연스럽게 우리 전통문화와 박물관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돕는다.
박물관은 여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적인 고달사지와 파사성, 취암사지 등 지역 문화재의 학술조사와 지표·발굴조사 업무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소장 유물에 대한 해제와 국역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자료 확보와 함께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여주 역사 관련 유물뿐만 아니라 사라져가는 근현대 자료 등 유물들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거나 기증받고 있다.
이처럼 박물관은 여주 지역의 문화유적에 대한 종합정비부터 조사, 보존, 전시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운영으로 여주의 전통문화 및 유적·유물의 연구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활발한 교육 및 체험 진행, 다채로운 전시와 행사 개최, 시민들의 사랑방 역할 등 여주를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자리 잡고 있어 그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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