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재권

파인 송규태를 사사한 엄재권은 책거리 병풍(주한미부대사관저), 연화도 병풍(국가정보원) 등이 국가정부부처에 소장되어 있는 작가다. 거창 둔마리 고려고분벽화, 고궁박물관 ‘일월도’ 복원에도 참여했으며, 국내·외 다수의 전시에 초대작가로 활동하였다.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및 전통서화대전, 전국민화공모전 등 다수의 미술대전 운영위원이다. 한국미술협회 전통미술분과 부위원장, 한국민화협회 고문이며 엄재권민화연구실을 운영한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어느 그림에서도 격식과 필력에 어긋남이 없다”고 평한 바 있는 엄재권은 대작에 특히 능한 작가다. 화성능행도, 십장생도 등 대표작이 경기도박물관을 비롯한 정부부처에 소장되어 그의 뛰어난 기교가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 작품은 그가 득의만만하게 재현한 오원 장승업의 ‘매화십곡연병풍(또는 붉은 매화와 흰 매화 10폭 병풍)’이다. 대담한 화면 구성과 갈필과 윤필을 넘나드는 거침없는 필력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붉고 흰 매화를 탐스럽게 그려내 겨울을 견뎌낸 기개와 화사한 봄의 향기를 동시에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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