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 막고 복 부르는 부적符籍, 민화 시원과 깊은 연관성 지녀

-글 김용권 (겸재정선미술관 관장)


민화의 시원은 삼국시대 부적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부적符籍은 한자를 풀어서 그림문자 형태로 표현한 것, 또는 여러 개의 글자가 어우러져 기묘한 형상을 이룬 것을 말한다.
부적은 액을 막고 복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민화와 전혀 다르지 않다. 우리 선조들은 이와 같은 목적으로 일찍부터 부적을 폭넓게 사용하였다. 주로 세 마리의 매[鷹], 호랑이, 용, 사자 등과 복福, 록祿, 수壽 등의 한자와 알 수 없는 기호記號로 된 문자들을 그려 사용하였다.
부적의 용도나 제재 등은 민화와 전혀 다를 바 없기에 오늘날까지도 부적은 민화의 한 파트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민화분야의 선각자라 할 수 있는 조자용(1926〜2000)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적판화符籍版畵나 부적필화符籍筆畵는 처음부터 부적으로 꾸며졌다가
나중에는 기둥에 붙여진 능楞의 형태로 나타나고, 다음에는 대문에 걸친 괘화掛畵로 나타나더니,
그 다음에는 부적기符籍氣가 적힌 회화繪畫로 나타났다.

추적해보면 부적은 도교에서 발생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부적의 유형화된 도상이 무교·유교·불교 등과도 관련되어 있어서, 이로써도 민화의 시원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한편 부적의 발생에 있어서 민화분야의 또 다른 선각자 중 한 분인 김철순은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발생된 형태에다가 중국의 문자가 나중에 개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호랑이나 매가 끼어 있는 삼재부三災符 계통의 부적은 중국의 부적과는 전혀 다른 흔적이 나타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선사시대나 삼국시대의 미술품을 관찰하다보면 부적의 성격을 지닌 것들이 상당수 확인되고 있다.
어떻든 우리 선조들은 일찍부터 부적에 기대어 재앙을 물리치고 행복을 기원하는 여러 습속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한 부적이 조선 후기 민화로 편승하여 해마다 정월이 되면 제액초복除厄招福을 위한 삼재부 도상, 용호龍虎, 복록수福祿壽 등의 문자도나 판화로 제작됐다는 것을 새삼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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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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