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불안하고 지칠 때 자연에서 위로를 받고 한다.
자연에 대한 사람들의 향수는 생활공간에도 영향을 미치곤 하는데, 막상 식물을 곁에 두고 가꾸는 일은 쉽지 않다.
보다 손쉬운 ‘플랜테리어’가 하고 싶다면 화분을 사는 것보다 소품에 식물 그림을 그려볼 것을 추천한다.
지난 호에 이어 안옥자 작가와 함께 만들 소품은 초충도 쟁반이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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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드는 소품은 백일홍에 나비와 무당벌레가 어우러진 원목 쟁반이다.
백일 동안 붉은 꽃을 피운다고 해서 이름 붙은 ‘백일홍百日紅’은 초충도로 유명한 신사임당의 생가 오죽헌 입구에도 심어져 있으며, 옛 선조들이 사군자와 더불어 미덕으로 삼았던 식물 중 하나이다. 다과나 음료를 올려놓는 소품의 용도를 고려해 쟁반 양쪽에만 꽃을 그려 넣고, 민화에서 각각 장수와 장원급제를 상징하는 나비와 무당벌레로 생동감을 주었다. 좋은 의미를 담아 초충도 쟁반을 만들다보면 어느새 작은 화원花園에 있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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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원목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연지에 황토와 수감을 묽게 풀어
쟁반 전체에 고루 칠한다. 바탕색이 마른 후 쟁반에 먹지와 도안을
고정해놓고 볼펜으로 눌러가며 밑그림을 그린다.

② 백일홍의 이파리는 두 가지 색으로 표현하는데,
황토, 녹청, 호분을 섞어 백록의 빛깔로 칠하거나 여기에 황을 조금
더한 연두색으로 채색한다. 줄기와 꽃받침, 꽃심은 황토, 녹청,
호분으로 엷게 채색한다.

③ 백일홍의 꽃은 세 가지 색으로 표현하는데,
붉은 꽃잎은 홍주로 아래에서 위로 바림하고,
황주에 황과 호분을 섞어 전체 꽃잎의 반만 역바림한다.

④ 노란 꽃잎은 황주, 노랑, 호분을 섞어 같은 방법으로 바림하고,
농황에 호분을 섞어 역바림한다.

⑤ 하얀 꽃잎은 수감과 녹청으로 바림하고, 호분으로 역바림한다.
붉은 꽃잎의 나머지 반은 황주에 호분을 많이 섞어 역바림하며,
꽃심은 아래쪽을 적赤과 먹으로 바림한다.

⑥ 나비 날개 아랫면의 가운데와 윗면에는 호분을 사용해
바깥에서 안쪽으로 엷게 바림한다.
날개 아랫면의 무늬는 황주, 노랑, 호분을 섞어 채색하고,
검정색 물감으로 선을 따라 칠한 후 바림한다.

⑦ 무당벌레는 황주에 황과 호분을 섞어 채색한다.
이파리는 모두 녹청에 수감을 조색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넓게 바림하고, 꽃받침 아래 부분도 같은 색으로 바림한다.

⑧ 무당벌레의 머리와 몸통의 점을 검정색 물감으로 칠하고,
면상필로 양쪽에 3개씩 다리를 그린다.

⑨ ⑧과 같은 방법으로 나비의 더듬이와 날개 및 몸통의 줄무늬를 그린다.

⑩ 꽃주름과 외곽선은 면상필을 이용해 각 꽃잎의 바림색으로 끝을
날렵하게 삐쳐 그린다. 잎맥도 이파리 바림색으로 나란히 줄긋고,
꽃받침 안의 곡선무늬도 겹겹이 따라 그린다.

⑪ 활짝 핀 백일홍의 꽃술은 농황과 호분을 섞어 윗가장자리에
원 모양으로 점을 둘러 찍어 표현한다.

⑫ 쟁반에 락카 스프레이를 뿌려 코팅하고 건조시킨 후,
손잡이를 달아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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