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대학교 평생교육원 궁중민화반 – 시대의 숨결을 담은 민화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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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대학교 평생교육원 궁중민화반
시대의 숨결을 담은 민화를 그리다
수강생들의 열의로 꾸려진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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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대학교 평생교육원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사회 각 분야에 필요한 전문직업인 양성하고자 1997년 개원했다. 신의, 실질, 근면의 교훈을 바탕으로 실무위주의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 지난 2013년부터는 의정부분원에 궁중민화반을 개설, 지역 주민들에게 우리 전통그림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대학교 평생교육원의 궁중민화반은 수업은 차선미 강사의 지도로 매주 금요일마다 열린다. 총 15주 과정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열리는 오전반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리는 오후반으로 나눠져 있다. 처음 개설 당시에는 1개 반만 운영했으나, 민화를 배우고자하는 수강생들의 열의로 인해 오후반을 추가 운영하게 되었다. 현재 각 수업의 수강생은 8명이며, 그 중 2명은 오전반과 오후반 수업에 모두 참여한다. 그러니까 총 14명의 수강생이 이곳에서 민화를 배우고 있는 셈이다.
수강생은 40대 후반에서 70대 중반까지의 여성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여느 민화 교육과정과 마찬가지로 이곳의 수강생들도 각자의 실력이 다르다. 이번 학기에 들어서 붓을 처음 잡은 초보 수강생이 있는 반면, 민화를 그린 지 4~5년차에 접어드는 숙련된 수강생도 있다. 따라서 수업은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 진행된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단계별 커리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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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기초부터 시작해 점차 난이도가 높은 작품을 그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초보자의 경우 일단 호작도를 그리면서 붓 잡는 법과 기본적인 선 구사 및 채색 등에 관해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진다. 다소 거칠더라도 단순하고 담백한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포인트다. 이후에는 모란도를 그리며 바림 기법을 배운다. 농담 조절을 통해 꽃과 꽃잎을 깊이감 있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 볼 수 있다.
이어지는 단계에서는 연화도를 그린다. 언뜻 보기에는 연잎을 그리는 것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지만, 막상 직접 그려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 번의 바림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초보 수강생들이 어려워한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치며 깊이 있는 농담표현을 익힐 수 있다.
그 다음 단계는 책가도다. 책가도에서는 직선이 많이 사용되는데, 자를 대고 그리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자를 이용할 경우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기 때문.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숨을 고르고 집중력을 발휘해 직접 붓으로 직선을 긋는 연습을 하게 된다. 또한, 책의 겉표지 문양을 그리며 디테일한 선작업도 해볼 수 있다. 기초 과정의 막바지를 장식하는 것은 문자도. 익히 알려진 효, 제, 충, 신, 예, 의, 염, 치 등의 문자를 먹을 사용해 그리고, 맑은 색채로 각종 문양을 그려 넣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초를 닦는 데에는 보통 1년의 시간이 걸린다. 기초가 어느 정도 잡힌 후에는 일월오봉도, 화훼도 등을 그리며 진채를 익히는 등 고급과정으로 넘어간다. 만약 수강생의 실력이 뛰어나고 습득율이 좋다면 이에 맞게 커리큘럼을 변경해 운영하기도 한다.

탄탄한 선, 맑은 색채 위에 각자의 개성 담아야

선과 색채는 차선미 강사가 수강생을 지도할 때 항상 놓치지 않고 강조하는 부분이다. 우선 선의 경우 강약 조절을 통해 굴곡을 넣을 것을 주문한다. 일정한 굵기의 선만 사용할 경우 답답할 뿐 더러 그림에 묘미도 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붓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각 소재의 표현에 어울리는 붓을 활용하도록 하며, 면상필을 사용하더라도 털이 더 많고 농담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는 붓을 쓰도록 지도한다.
색채의 경우 보이는 그대로의 색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채도를 살짝 낮춰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업에서는 보통 분채를 사용하는데, 여기에 먹이나 청먹, 대자 등을 배합해 채도를 살짝 낮춘다. 이를 통해 맑으면서도 안정감 있는 색감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학습과정에서는 전통의 방식을 따르더라도, 작품에는 어느 정도 그리는 사람만의 개성이 들어가야만 한다는 것이 차선미 강사의 지론. 이는 전통작품을 재현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전통작품을 모사한다고 해도 100% 똑같이 그린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요. 예를 들어 호랑이를 그린다고 할 때 그 세세한 털끝 하나까지 그대로 옮길 수는 없는 일이죠. 따라서 모사보다는 재현이라는 용어가 적합해요. 그런데 이 재현작업에는 얼마든지 그리는 사람의 생각을 반영할 수 있어요. 본인의 개성을 살려 녹여낼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게 완성된 작품이야말로 바로 작가 본인의 민화이자 이 시
대의 민화라고 생각해요.”
무분별한 작품의 재현은 차선미 강사가 특히 경계하는 부분. 요즘 민화계에는 작가의 창의성이 가미된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를 무단으로 따라 그릴 경우 저작권 관련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주의를 요했다.

높은 성취도 속 일취월장하는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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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민화반은 2년을 주기로 수강생들의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연다. 지난해 8월에는 의정부 예술의전당 원형전시실에서 수강생들과 차선미 강사, 차선미 강사의 화실 문하생들이 함께 힘을 모아 전시를 진행했다. 이 전시에는 총 12명의 수강생이 참여해 1인당 10점 이상을 출품했는데, 모란도 병풍, 연화도
병풍, 풍속화, 백수백복도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어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시를 관람한 뒤 민화를 그려보고 싶다며 수강을 희망한 사람들도 다수라고.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인 수강생들은 공모전 출품을 통해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기도 한다. 공모전을 준비할 경우 작품 선정을 비롯해 전반으로 수강생 본인이 원하는 바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선미 강사의 방침. 최대한 자율성을 발휘해 작품에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그 덕에 전국 규모의 공모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수강생이 여럿이다. 수업시간에 작품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시나 공모전에 참여하는 것은 수강생들의 성취도를 끌어올려준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섬세하고 꼼꼼한 차선미 강사의 지도력이 더해져 수강생들은 높은 만족도 속에 수업에 참여하는 중이다.
민화를 그린 지 5년 정도 되었다는 성숙경 수강생은 “2년 반 정도 수업을 들으면서 직접 본을 뜰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많이 늘었다. 집중력도 함께 늘어 하루에 4~5시간은 민화를 그리는 데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70대 중반의 나이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붓을 잡고 있는 이헌국 수강생은 “차선미 강사님은 작품의 포인트를 살릴 수 있는 핵심을 잘 짚어줘요. 그 덕에 공모전에서 장려상, 특선 등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라고 수업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궁중민화반 수업은 수강생들의 높은 만족도에 힘입어 순탄한 항해를 계속하고 있는 중. 차선미 강사와 수강생들의 열의가 지금처럼만 계속된다면 의정부 지역 민화계에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의정부 지역의 민화인 양성의 요람이자 지역사회의 대표 민화 알림이로 거듭나는 궁중민화반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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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영기 기자
사진 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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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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