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의 신분 찾기 무신도 초본

도5 무신도 초본, 지본채색, 조선민화박물관 소장



이번 시간에 소개할 초본은 무신도 초본 4점이다. 이 초본 속 신격이 누구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글 이다정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


무신도 초본 속 신격을 살펴보자

이번 시간에 소개할 초본은 조선민화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무신도 초본 4점이다. 이 초본 속 신격은 어떤 신격일까? 4점의 초본을 살펴보면 그림 속 주인공이 누구인지 쓰여있지 않아 그림 속 인물이 어떤 신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4명의 인물 중 도1과 도2에 등장하는 인물이 등에 화살이 들어있는 화살통을 메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는 장군별상將軍別相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도1, 도2). 주머니를 들고 있는 도3의 인물도 높은 신분의 인물이라 볼 수 있는데, 이는 인물이 쓴 모자가 호수虎鬚를 꽂은 주립朱笠이라고 판단한 결과이다(도3). 주머니를 든 인물의 신발이 가죽신이 아니라 미투리(삼·모시 등으로 만든 신, 짚신보다는 고급품이지만 일반적으로 서민들이 많이 신었다)인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도4의 무신도처럼 아주 없는 경우는 아니기 때문에 넘어가기로 한다(도4).


(왼쪽부터) 도1 무신도 초본, 지본채색, 조선민화박물관 소장 | 도2 무신도 초본, 지본채색, 조선민화박물관 소장 | 도3 무신도 초본, 지본채색, 조선민화박물관 소장


여성 신격의 정체를 찾아서

그렇다면 여인을 그린 도5의 초본은 어떤 신격을 그린 것일까(도5). 신격이 들고 있는 지물持物로 추정해보자. 초본 속 신격은 왼손에 모란 꽃가지를 들고 있고, 오른손에는 삼태극이 그려진 방구부채(둥글고 손잡이가 달린 부채)와 지팡이를 들고 있다. 일단 영험한 무당이 죽어서 된 신인 성수대신은 아니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성수대신의 지문인 잡부채와 방울을 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여성 신격인 호구마마라고 보아야 할까? 그것도 옳은 의견이라 하기 어렵다. 호구마마는 대개 높은 지위의 여인으로 묘사되기 때문에, 족두리나 화관 등 매우 화려한 머리 장식을 달고 활옷이나 원삼을 착용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초본 속 신격은 일반적인 치마저고리 차림에 얹은머리를 하고 있으며 신발도 미투리를 신고 있다. 따라서 초본 속 신격은 호구마마라 보기 어렵다.


도4 대신부부 무신도, 지본채색,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그렇다면 이 신격은 누구일까. 유감스럽게도 확실하게는 알 수 없다. 첫 번째는 초본에 신격의 명칭이 적혀 있지 않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신격이 들고 있는 지물이 주문자의 주문에 따라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신도를 그릴 때는 기존의 것에 따라 본을 뜨기도 하지만, 주문자들이 자신의 꿈이나 환상 속에서 체험한 신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할 때는 그들이 설명하는 신격의 모습을 고려해 제작한다. 따라서 같은 신격이라도 도상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신격이 지팡이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동자나 애기씨 등 (신격들 중에서) 나이가 젊은 신격은 아닌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편, 초본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전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다음 시간에는 초본에 나타나는 다양한 특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아직까지 이 초본 위에 붙어있던 무신도를 찾지 못했다. 만약 찾게 된다면 연구에 많은 진척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무신도 찾기는 계속될 것이다.

이다정 |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


백석대학교 기독교박물관 학예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성백제박물관 학예연구원,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이다.
월간민화 창간호부터 민화 초본에 대한 칼럼을 기고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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