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로 초를 만들고, 선으로 나무를 만든다

스케치

머릿속의 이미지를 화면에 옮기기 위해 구상하는 바를 간추려 그린 것이 스케치, 사생(寫生)이다. 수정을 반복하면서 스케치를 완성하면, 초를 만들어서 본격적인 그림그리기에 들어간다. 밑그림을 그리고 경우에 따라 한지를 물들인 후, 바탕색을 칠한다. 바림기법으로 명암을 더하고 마감선을 그으면 작품이 완성된다. 첫 단계인 스케치 방법과 선 그리는 방법을 알아보자.

스케치

1. 스케치이론

스케치 방법은 동양과 서양이 다르다. 서양에서는 황금분할법이라 하여 가로변과 세로변의 비율을 1 : 1.618로 기준으로 잡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비율로 보았다. 이 비례에 따르면 가로, 세로가 약 5 : 3의 정도의 비례가 되며, 이 안에서 다시 길게 2등분하고 5칸으로 나눈 십분할법을 사용한다. 동양에서는 주로 팔분할법을 사용하여 스케치를 한다. 한쪽변이 긴 종이를 반으로 길게 접고, 반대방향으로 2번 더 접으면 8칸이 나오는데, 접힌 선을 기준으로 중요한 도상을 배치하면 된다.
처음 스케치하는 것을 한자로는 출초(出草)라 하고 완성된 스케치는 초(草)라고 한다. 그림의 본이 되는 초를 밑그림 삼아 종이를 올려 제대로 된 선을 그리는 것을 화도라고 한다.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 가장 먼저 그림의 형태와 구도를 잡아 그림의 전체적 윤곽을 잡는 것이 초안이며, 미술, 공예 등 작품을 제작할 때 빛깔, 모양, 배합 따위의 모습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도안이다.

스케치이론

2. 선 그리기

먹으로 면까지 채우는 몰골법을 제외한 동양화의 대부분은 선묘법으로 그려진다. 중국에서는 묘법을 세분화해 17종류로 나눌 만큼 선을 중요시했다. 선으로만 그리는 그림은 백묘화라고 일컫고 당~북송시대에 유행했다. 민화는 다른 정통화와 같이 선에 색이 더해진 그림이다. 선으로 형체의 외곽을 그리고 그 안에 색을 칠했다. 동양화라고 칭하지만 한, 중, 일 국가별로 대표적인 선에는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정두서미(釘頭鼠尾)법을 주로 쓴다. 못 머리에 쥐꼬리라는 뜻으로, 끝을 힘을 주고 가볍게 쥐꼬리 같이 날렵하게 그리는 선을 말한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등이 있다. 중국은 유엽서미(柳葉鼠尾)법을 주로 쓴다. 가운데가 버드나무 잎사귀같이 불룩하게 하고 쥐꼬리 같이 날렵하게 그리는 선이다. 일본은 쥐꼬리 같이 날렵하게 그리는 서미(鼠尾)법을 주로 쓴다. 특히 불화(탱화)에는 철선묘(鐵線描)하고 해서 정두서미법하고 비슷하나 처음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는 선을 쓴다. 민화가 다른 그림과 다른 점은 그림 속에 나오는 모든 물건의 형태가 자유스럽다는 점이다. 옛날부터 내려오던 법식을 존중하고 그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했던 전통화나 불화, 원화와 달리 민화는 무수한 작은 점, 굵은 점, 힘차고 굵은 직선, 구부러진 줄거리, 반듯한 선, 울퉁불퉁한 선, 둥근 원, 모진 각, 형상을 일그러뜨린 그림 형상이 없는 그림 등등 별별 그림이 다 있다. 따라서 민화작가가 되고자 한다면 다양한 필선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때까지 연습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선그리기

3. 나무 가지 그리기

나무는 일반적으로 기둥, 가지, 나뭇잎 순으로 그린다. 그리는 기법은 나무의 종류별로 달라지기도 하고, 작가의 선호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나무를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서는 평소 나무마다 갖는 특징을 관찰하는 훈련을 하면 좋다. 버드나무는 가지를 축 늘어뜨리고 있다거나 늙은 나무는 잔가지가 많다. 나무의 기둥에는 표피를 그려 넣는 데, 예를 들어 소나무에는 비늘무늬나 거북등껍질 무늬를 넣는다. 그리고 나무 한 그루정도는 기이하게 그려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가지를 그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나무 가지 그리기

 

1. 가지 그리는 방법

━녹각법 : 사슴뿔 같은 가지의 나무를 그리는 방법으로 초봄, 가을 숲에 적합한 표현법이다.
━해조법 : 게의 발톱처럼 그리는 방법이다. 안개 낀 숲, 눈 쌓인 나무 표현에 잘 어울린다.
━화염법 : 마치 불길이 타오르는 나무를 그리는 방법으로 낙엽 진 가지를 그릴 때 쓴다.
━고류법 : 해조법을 길게 한 것이다. 해조법에서는 끝을 멈추지만 고류법에서는 끝을 삐친다. 버드나무를 그릴 때 많이 쓴다.
━정두법 : 마치 못의 머리 부분과 같은 모양으로 그리는 방법이다.
━잔가지 : 줄기는 가지보다 연하게(중묵)하고, 담묵에 약간 중묵을 찍어서 옆가지를 그리고 이때 젖어 있는 사이에 약간 진한 중묵을 찍어 겹쳐 그린다. 제일 진한 농묵을 사용할 경우는 중심에 있는 가지와 잎을 그릴 때다. 가지를 그릴 때는 가지 끝부분과 굴절부분을 힘차게 그려야 한다.

가지 그리는 방법

 

2. 나무를 여러 그루 그리는 법

━두 그루의 나무 : 하나는 아래를 하나는 위를 보게 한다. 하나는 비스듬하고 하나는 곧게 그린다. 하나는 왼쪽, 하나는 오른쪽에 그린다. 하나는 뿌리가 있고 하나는 낮게 그린다. 하나는 평두(뭉뚝한 머리)로, 하나는 예두(뾰족한 머리)로 그린다. 대소이주법이라는 것이 있다. 부조는 큰 나무가 멀리 있고 작은 나무가 가까이에 있게 그려 그림의 원근감을 더하는 방법으로, 젊은이가 어른을 업고 있는 격에 해당하고, 휴유는 작은 나무가 멀리 있고 큰 나무가 가까이에 있어 어린애를 어른이 업고 있는 격이다.
━세 그루의 나무 : 나무를 세 그루 그릴 때는 주인공이 되는 나무, 즉 주수를 앞에 두고 보조하는 격인 두 그루의 객수를 뒤에 그린다.
━네 그루의 나무 : 파식이라고 하여 두 그루는 가깝게 그리고, 다른 두 그루는 조금 멀리 그린다.
━다섯 그루 이상 : 두 그루 그리는 법과 세 그루 그리는 방식을 섞어서 쓴다.

나무를 여러 그루 그리는 법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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