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남 전진희 작가 제6회 개인전 <지금 행복>

소남 전진희 작가가 오는 2월 20일부터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여섯 번째 개인전을 연다.
4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서예와 민화에 힘써왔지만, 예술에의 수행 여정은 끝이 없다는 그,
붓 한 자루에 인생을 실었다는 전진희 작가를 만나보았다.


전북 부안에서 활동하는 서예가이자 민화작가인 소남 전진희 작가가 6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의 초청전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전진희 작가는 민화부터 서예까지 도합 46년간 갈고닦은 필력을 유감없이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부족한 사람이 서울까지 진출하다니 영광일 뿐”이라며 겸손히 말했지만 2011년 (사)한국민화협회가 주최한 공모전에서 <금강산도> 10폭 병풍으로 일찌감치 대상을 받았으며 23년간 서예학원을 운영하며 한글, 한문, 사군자, 산수화도 두루 가르칠 만큼 탄탄한 내공을 자랑한다.
전시에서는 그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고루 볼 수 있는데 대형 십장생도, 먹의 농담으로만 채색한 먹 책가도 등 전통민화병풍이 주를 이루며 금강산도 병풍에 사계절을 덧입힌 작품 등 전진희 작가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그림도 마련된다. 오랜 기간 서예를 했기에 모든 작품에는 화제畫題부터 그가 직접 지은 시구詩句까지 글귀가 들어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붓과 함께한 희로애락

“무아無我의 경지에서 진아眞我가 된다고 하는데 저는 그 중간 정도이지 싶어요. 붓만 잡으면 신선이 된 듯 잡념이 사라지는데, 화폭에 정성을 쏟다보면 서너 시간은 거뜬히 지나갑니다.”
부안군 행안면에서 출생한 그는 만 19세부터 붓을 잡았는데, 《명심보감》을 수시로 들려주실 정도로 교육열이 높은 어머니와 훈장이자 학자였던 외조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학문과 붓을 가까이했다. 대전에서 추사체의 대가인 연파 최정수에게 서예를 사사했으며 ‘학원을 차리라’는 스승의 말대로 고향에 내려와 27세부터 한글, 한문, 사군자, 산수화를 가르쳤다. 자신은 물론 수강생들이 각종 대회에서 수상실적을 거두고 서예붐으로 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뤘던 시간 속에서 기쁨도 컸지만, 민화는 또 다른 매력으로 그를 사로잡았다.
“처음엔 친구의 권유로 슬쩍 그려봤는데 헤어나올 수가 없더라고요. 먹의 세계에 익숙했던 저에게 화려한 민화의 색감은 그야말로 신천지였으니까요.”
그는 급기야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로 올라와 찜질방을 전전하며 하루 8시간씩 공부했다. 1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미영 작가, 박수학 작가, 김상철 작가, 고정애 작가를 사사했다. “내 주위에 좋은 스승이 많다”며 미소짓는 전진희 작가. 현재 그는 개인화실과 전주대학교 평생교육원 전통민화반에서 민화를 가르치고 있다.

“退筆如山未足珍
讀書萬卷始通神”
쓰고 버린 붓이 산을 이뤄도 명필 되기 어렵고
책읽기는 만 권이라야 비로소 신령함에 통하네
– 《소식시집蘇軾詩集》

그는 늘 가슴에 품고 있는 시구라며 나지막이 읊조렸다. 수행에 끝이 없듯 묵묵히 붓과 함께 나아가리라는 다짐인 것.
“흔들리지 않는 꽃이 있으랴마는 어느날 길이 뚝 끊어지니 아득했습니다. 그 낭떠러지를 붓 한 자루로 기어 올라왔지요. 어려운 시간 속에서도 붓이 있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어요. 현재 병풍 60벌을 완성했는데 병풍 100벌이 완성될 무렵 제 전시관을 갖는 것이 꿈입니다.”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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