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도(仙女圖), 아름다운 선녀 봄바람을 타고 날다

선녀도

이 시간에 살펴볼 초본은 무신도 초본으로, 지난 시간에 소개한 초본과 같은 날짜에 같은 사람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초본이다. 그 많은 초본 중 적어도 하나쯤은 자신의 이름자를 적어놓을 법도 하건만 작가가 날짜와 그림 설명 말고는 그 어떤 설명도 붙여놓지를 않았기 때문에, 초본 자체만을 두고 논의할 수밖에 없다.

처음과 달라진 그림

그림 속 인물의 치맛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종이를 이어 붙여 그림을 그린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그림을 이어붙인 부분을 기준으로 윗부분의 선과 아랫부분의 선이 미묘하게 맞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이 초본을 그릴 당시 종이가 짧아 덧붙여서 그렸고, 나중에 이어붙인 부분이 떨어지자 떨어진 부분을 다시 붙이는 과정에서 선이 비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초본은 지난 시간에 소개한 초본에 비해 원본 가장자리가 훼손되어 있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그림이 훼손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보수하는 과정에서 훼손된 가장자리를 가차없이 잘라내고 보수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림 자체가 잘려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림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가 잘려나갔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원본의 형태가 변형되었다는 점이 아쉽다,

그림 속 인물은 누구인가

이 그림에 그려진 인물의 모습을 살펴보자. 그림 속 인물은 과일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있는데, 바구니 속 과일이 어떤 과일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무신과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과일인 천도복숭아가 아닐까 추측해 볼 뿐이다. 우리네 아낙네들처럼 치마저고리 차림에 신을 신지 않은 버선발 차림이다. 인물의 발밑에는 나선형의 구름이 그려져 있는데, 수정한 부분이 보인다. 다른 것을 그리려다 구름으로 바꿔 그린 것으로 보이는데, 땅 위에 서 있는 인물보다는 구름 위에 타고 있는 인물이 좀 더 신성해 보인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구름 위에 있다는 설정에 맞춰 치맛자락과 옷고름이 살짝 나부끼는 듯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그림이 무신도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그림 속 인물이 정확히 어떤 인물인지 단언할 수 없다. 다만 그림의 오른쪽을 살펴보면 선녀과仙女果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인물이 선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선녀라고 하기에는 옷차림이 매우 소박하지만, 구름을 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속세의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3월은 봄바람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계절이다. 그림 속 선녀처럼 세속을 떠난 여유로운 삶을 꿈꾸지만 그런 꿈은 일장춘몽, 그저 지나가는 봄바람과 다르지 않다. 일장춘몽의 헛된 꿈을 꾸기보다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봄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글 : 이다정(가회민화박물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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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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