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 녹아든 민화를 보다, 제천 교동민화마을 ‘엿보기’ 전

제천 교동민화마을 ‘엿보기’ 전

민화는 예로부터 서민들이 향유하던 그림으로, 그들의 삶에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하지만 현대에 민화가 재조명되는 과정에서 갤러리에서나 볼 수 있는 일종의 예술품으로만 주목받아왔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각종 생활용품이나 공예품과 접목시켜 보다 친숙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아직도 삶에 밀착돼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교동민화마을은 그야말로 꾸밈없는 우리의 삶에 민화를 살포시 올려놓은 조화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마을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큰 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교동민화마을의 탄생

2014년 12월 20일, 오후 1시 30분. 충북 제천에서 ‘교동민화마을’의 탄생을 알리는 ‘엿보기’ 전시가 시작됐다. 며칠째 찌푸렸던 하늘도 민화 마을의 탄생을 축하하며 화창한 모습을 드러냈고, 동네 주민들은 아침부터 앞장서서 마을 구석구석을 청소하며 손님을 맞이했다. 제천 교동민화마을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민화 콘텐츠를 접목시켜 꾸미고 지역의 특화된 관광 사업으로 육성시키려는 목적으로 조성됐다. 민화의 원형은 살리되 현대적이지 않은 재해석을 거친 후, 벽화나 현판 등 마을 경관에 접목시켰다. 마을의 오랜 전통과 생태계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민화 마을을 조성했다. 또한 다양한 공방과 지역 공동체 기반에 지속가능한 관광사업 창업과 육성을 위한 ‘관광두레’의 일환으로, 민화작가 지은순, 요리연구가 채금숙, 리폼공예가 전영선, 생활도예가 조은해의 공방이 교동마을에 터를 잡았다. 이번 엿보기전을 주관한 교동민화마을협동조합 지은순 대표는 “2015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작년부터 준비해온 것들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밝히며, “길도 담장도, 하늘도 예쁜 이곳 교동에는 옛 인심까지 살아있는 것 같아 이곳에 자리잡게 된 것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주민들 이야기와 인정이 서려있는 민화마을

교동민화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연구원,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하고 제천시가 후원하며, 교동민화마을협동조합(대표 지은순)이 주관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단순히 마을 담장 곳곳에 민화가 그러져 있다고 해서 민화마을로 부를 수는 없다. 교동민화마을에는 그곳에서 살아왔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주민들의 진짜 이야기가 담겨있어 더욱 특별하다. 오순도순 모여 있는 자택, 담장과 높지 않은 지붕을 새로 만들거나 뜯어고치지 아니하고, 교동의 생활사를 고스란히 보존했다. 교동민화마을 육거리에 있는 김수옥 할아버지, 정영옥 할머니의 인덕슈퍼는 방문객들이 공용 화장실이 없어 곤란할 때 집 화장실을 내어주는 인정이 넘치는 곳이다. 슈퍼 주인인 배영옥 할머니는 45년을 이 동네에서 살아왔고, 결혼도 이 마을 화랑 예식장에서 올렸다. 정덕양 할아버지는 과거 시멘트회사에서 정년퇴직 후 동네 친구들과 재미있는 여생을 보내는 중이다. 과거 ‘바르게살기 위원장’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어린이놀이터와 장미터널을 만들었다. 정 씨는 “타지의 관광객들이 교동의 정취를 느끼고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다”고 민화마을을 찾는 손님들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리 : 박인혁 기자
사진 : 박성일 기자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