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볼만한 전시 컬렉션 BEST 3

삼일운동 100주년 간송특별展
대한콜랙숀, 지킬수록 아름다운 것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한 간송특별전 〈대한콜랙숀〉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이 5년간의 동대문 나들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전시다. 최정상급 국보와 보물은 물론, 일제강점기 간송 전형필이 문화재를 수집하기까지의 숨겨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가 남기려했던 푸른 꿈을 들여다보며.


모을수록 밝아지는 대한의 미래

“사자, 기린, 용, 거북 등 상서로운 것으로써 복지를 빌고 신선, 동자, 기러기, 오리, 원앙, 원숭이, 토끼, 물고기, 표주박, 박, 연꽃, 석류, 죽순 등의 형태로써 동양적인 문학정취를 채우고 있다.” 한국 미학의 선구자인 우현 고유섭(又玄 高裕燮, 1905~1944)의 말이다. 흡사 민화의 길상적 도상에 대한 설명처럼 보이지만 고동기古銅器를 흉내 낸 고려청자의 미감을 표현한 것이다. 고려청자의 대명사, 국보 제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靑磁象嵌雲鶴文梅甁>. 간송 전형필은 이것의 가치를 단번에 알아보고 일본인 골동상 마에다 사이이치로에게서 거금 2만원에 구입했다. 당시 이만원은 서울에 기와집 열 채를 살 수 있는 값이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문화재를 모으고 지켰을 뿐만 아니라, 격변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인재를 키우기 위해 보성학교를 인수했다.
〈삼일운동100주년 간송특별展, 대한콜랙숀(이하 대한콜랙숀)〉에서는 일제강점기 간송 전형필(澗松 全鎣弼, 1906~1962)이 지켜낸 국보 6점과 보물 8점 등 총 6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다. 전시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이사장 전영우)과 서울디자인재단(대표 최경란)의 공동주최로 1월 4일부터 3월 31일까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진행된다. 3·1운동 100주년 특별전을 통해 간송 전형필이 문화보국과 구국교육이라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항일에 동참한 사건들이 펼쳐진다.

우리 문화재의 수호자, 간송 전형필

〈대한콜랙숀〉은 5개의 전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실 입구로 들어서기 전 간송 전형필을 소개하는 ‘알리다’부터 보성중학교의 구국교육을 되짚어보는 ‘전하다’, 간송미술관의 전신인 보화각을 보여주는 ‘모으다’, 일제강점기 고미술 경매업체인 경성미술구락부에서 수집된 유물이 있는 ‘지키다’, 개스비컬렉션에서 인수한 도자기가 공개된 ‘되찾다’까지 간송 전형필이 수집한 문화재 실물과 수집 뒷이야기를 풀어낸다.
처음 만나게 되는 공간 ‘알리다’에서는 간송 전형필을 알리고 지난 5년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전시를 갈무리한다. 현재 가볼 수 없는 간송미술관도 가상현실(VR)로 둘러볼 수 있다. 두 번째 공간인 ‘전하다’에서부터 본격적인 전시가 시작된다. 입구 왼쪽 벽으로 이어진 간송과 보성 연보를 통해 간송 전형필이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애쓴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독립운동가와 민족문학가를 포함한 보성인 20인, 학생들의 사진과 자료가 전시되어 그 당시의 면면을 고스란히 전한다. 3·1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민족사학 보성학교를 폐교 위기에서 구한 그의 모습이 새롭게 부각된다.

모으고, 지키고, 되찾는 뒷이야기

세 번째 공간 ‘모으다’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박물관 보화각(간송미술관 전신)을 소개하며 빛나는 보물을 모으고 지키는 일이 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1938년에 준공된 보화각은 국보 12점, 보물 31점, 유형문화재 4점 등 수천 점의 유물을 수장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보물창고이다. 이 공간은 두 번째 공간의 미디어파사드와 맞붙어 있어 벽 너머로 그려지는 영상의 포화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고려 상감 청자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국보 제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겸재 정선이 1747년 금강산의 경치를 21폭에 담은 화첩인 보물 제1949호 《해악전신첩海岳傳神帖》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특히 《해악전신첩》이 한줌의 재가 되어버렸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 될 뻔했다. 골동계의 원로이던 장형수가 1933년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 친일파의 집 아궁이 앞에서 땔감으로 끼어 있던 겸재 정선의 화첩을 구해 간송 전형필에게 넘겼다고 한다.
네 번째 공간인 ‘지키다’에서는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최전선이기도 했던 경성미술구락부를 통해 문화재 수탈의 아픔을 들여다본다. 경매도록과 유물 영상이 전시된 곳을 지나면 모두 다른 안료를 사용해 청색, 갈색, 홍색으로 장식한 êµ­ë³´ 제294호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白磁靑畵鐵彩銅彩草蟲蘭菊文甁>이 단정한 자태를 드러낸다. 1937년 3월 28일 낙찰받은 추사 김정희의 <예서대련隸書對聯> 등 간송 전형필이 경성미술구락부 경매에서 손에 넣은 대표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보화각을 옮겨 놓은 듯한 마지막 공간 ‘되찾다’에서는 영국인 수집가 존 개스비로부터 인수한 국보 4점, 보물 5점을 비롯한 12점의 고려청자가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1937년 간송 전형필은 일본 주재 영국인 변호사 존 개스비의 컬렉션을 일본 동경까지 건너가 인수했다. 그는 집안 대대로 내려온 충남 공주 일대의 만 마지기 땅을 팔아 고려청자 20점을 샀다. 20년 후 그가 개스비와의 거래 일화를 기록한 육필원고와 향로, 연적, 정병, 합 등의 유물들이 고요한 비색을 간직하고 있다.

간송 전형필이 우리에게 전한 푸른 꿈

일본인들은 고미술상을 통해 물건을 사들였지만 조선인들은 대체로 거간居間을 통해 물건을 구입했다. 조선인은 일본인에게서 ‘수적패水滴稗(연적 등 작은 물건이나 사는 변변치 못한 고객)’라는 소리를 듣곤 했다. 하지만 간송 전형필만은 달랐다. 그는 총독부박물관에서도 가격이 너무 높아 선뜻 손을 대지 못한 고려청자를 얼마가 되든 상관없이 사들였다. 수집을 둘러싼 비화를 공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간송특별전〉. 간송 전형필이 우리에게 전해준 ‘보물’이란 유물보다는 그 속에 깃든 민족문화에 대한 자존심이 아닐까. 친일파의 집, 경성미술구락부 경매회, 개스비의 컬렉션으로부터 지켜낸 푸른 꿈 말이다.
전영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은 “전시 작품 하나하나에 서려 있는 간송의 문화광복文化光復에 대한 열망을 느끼면서 3·1운동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겨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서울 성북동에 있는 간송미술관(보화각)이 낡고 좁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수장고를 마련했다. 2012년 3월 간송미술문화재단 설립기념 전시회를 시작으로 지난 5년간 서울디자인재단과 협력하며 12회의 전시를 이어왔다. 간송미술관은 빠르면 올가을부터 다시 성북동에서 관람객을 맞을 계획이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대고려의 장중한 감동

‘코리아(KOREA)’의 어원인 ‘고려’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의 특별전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에서는 약 3개월간 전 세계에 흩어진 고려 명품을 한데 모아 고려의 찬란했던 미술문화를 살펴본다. 이번 전시는 광복 이후 고려 유물을 집대성하는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전시다.


네 가지 테마로 보는 고려 미술

고려는 불교문화가 융성했던 시대다. 그러나 불교와 더불어 유교, 도교, 풍수지리, 민간신앙 등이 공존했다. 또한 수도 개경과 가까운 벽란도를 비롯해 서해안 일대가 동아시아 무역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여러 나라들과 활발히 교류하면서도 독창적인 문화를 이룩해낸 고려 미술을 종합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이하 대고려 특별전)〉이 작년 12월 4일부터 올해 3월 3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펼쳐지며 장중한 감동을 전달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고려 건국 1,100주년인 2018년을 기념해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 4개국 11개 기관을 포함해 국내외 45개 기관이 소장한 고려 문화재 45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고려 수도 개경’, ‘고려 사찰로 가는 길’, ‘차茶가 있는 공간’, ‘고려의 찬란한 기술과 디자인’ 등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각 공간에서는 고려 수도 개경을 중심으로 꽃피운 왕실미술, 불교를 기반으로 정점을 이룬 문화예술, 고려 차 문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지식인의 삶, 세계를 놀라게 한 공예와 금속활자의 기술력을 대표 유물로 보여주고 있다.

살아있는 역사로서의 고려왕조

대고려 특별전은 연대기적으로 나열된 전시가 아니다. ‘미술’로 보는 역사다. 전시 공간은 나전칠기, 고려불화, 고려청자와 같이 고려 미술을 대표하는 유물과 함께 고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기획됐다. 첫 번째 이야기는 고려의 수도 개경에서 시작된다.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화려한 미술품과 바다와 육로를 통해 드나든 물산의 교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 개최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북한의 〈고려 태조상高麗太祖像〉의 자리는 비어있다. 작년 10월 국립중앙박물관이 추진한 유물 대여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스승과 제자의 만남은 볼 수 없게 됐지만, 합천 해인사 소장의 〈희랑대사상乾漆希朗大師坐像(보물 제999호)〉은 드물게 남아있는 고려시대 인물 조각상이다. 중국 송나라 서긍徐兢이 쓴 《고려도경高麗圖經》에 묘사된 청자를 떠올리게 하는 〈청자 사자장식 향로靑磁獅子蓋香爐(국보 제60호)〉, 미국 보스턴박물관 소장의 〈은제 금도금 주자와 받침銀製金鍍金注子, 臺〉, 일본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소장의 〈청자 꽃잎모양 발靑磁花形鉢〉 등도 전시돼있다. 전시를 추진한 박종기 국민대학교 명예교수는 고려왕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원사회의 특성을 지닌 고려 왕조의 경험과 전통은 현재의 인류세계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00년 전의 사찰로 가는 길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두 번째 이야기를 풀어낸 공간이다. 부처를 모신 집인 불감佛龕을 재현한 통로를 지나 고려 불상과 불화를 만나는 순례길을 떠난다. 숯을 소재로 한 박선기 작가의 설치 작품이 샹들리에처럼 전시되어 사찰로 들어서는 느낌을 주고 있다. 고려 예술의 극치는 고려 불화에 있지만 현존하는 유물은 160여 점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해외에 있다. 이번 전시에는 〈수월관음도〉, 〈천수관음도〉, 〈아미타여래도〉 등 고려 불화 중 최고로 평가받는 작품들이 다수 내한해 원심圓心의 끝없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영국박물관 소장 중국 둔황 천불동에서 출토된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도쿄국립박물관 소장의 〈목조아미타여래좌상木造阿彌陀如來坐像〉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불교미술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탈리아 동양예술박물관이 소장한 독존 형식의 〈아미타여래도阿彌陀如來圖〉는 중국 작품으로 알려졌다가 2012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조사에 의해 고려 불화로 밝혀진 작품이다. 이밖에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보물 제1132호)》과 현존하는 고려대장경판 중 가장 오래된 화엄경 목판도 공개된다. 한편 청양 장곡사 소장의 〈금동약사여래좌상金銅藥師佛坐像(보물 제337호)〉 복장물 중 10m가 넘는 발원문에는 삶에서 병마가 비껴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소망이 담겨 있다. 고려의 불상 내부에 납입된 복장물腹藏物과 직물은 동북아시아 불교 의례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작년 10월 문화재청이 불복장작법佛腹藏作法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 예고했다.

풍부한 차향과 섬세한 공예기술

고려 후기 승려 혜심(慧諶, 1178∼1234)은 ‘북두칠성으로 은하수 길어다 차를 달이는 밤/차 끓는 연기가 달의 계수나무를 감싸네’라며 시를 읊었다. 차茶는 국가와 왕실, 사찰과 각종 의례와 행사에서, 그리고 고려인의 삶 속에서 언제나 함께 존재했던 문화다. 세 번째 이야기 공간에서는 차 문화를 통해 고려 지식인의 교양 수준을 엿보고, 그들이 다점茶店에서 보았을지 모르는 풍경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잠시 차를 마시듯 쉬었다면, 네 번째 이야기 공간에서는 고려의 비색翡色과 섬세한 금속공예 기술을 확인해본다. 당시의 신기술에 대한 고려인의 도전 정신은 정교하고 아름다운 고려청자와 금속공예품으로 구현됐다. 높이 11.1㎝밖에 안 되는 〈은제 금도금 표주박모양 병銀製金鍍金打出瓢形甁〉은 특별전 포스터의 대표 이미지로 등장할 만큼 타출기법打出技法(금속판의 안쪽을 두드려 문양이 도드라지게 표현하는 장식 기법)이 뛰어난 수작이다. 에필로그 공간에 전시된 국내 유일의 고려 금속활자를 통해 고려의 기술력은 조선으로 이어지며 모든 이야기가 끝난다.
작년 1월부터 세계 각국에 흩어진 고려 문화재를 한데 모으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대고려 특별전. 이번 전시에는 사상 처음으로 해인사 팔만대장경 목판 〈대방광불화엄경변상도大方廣佛華嚴經變相圖(국보 제206-14호)〉이 반출되기도 했다. 몇몇 작품들은 기간 한정으로 전시되고 있다. 고려의 귀중한 유물이 대거 나와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특별전은 고려의 수도에서 사원과 다점茶店으로 이어지는 전시 공간 연출이 돋보인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고려 태조상高麗太祖像〉의 빈 좌대를 전시한 이유에 대해 “비워둔 그 자체가 왕건상이 오기를 바라고 남북 문화 교류가 많아지기를 바라는 염원의 표현”이라고 전했다. 고려 유물 하나하나가 찬란했던 까닭도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한국근현대미술걸작전 : 우리가 사랑한 그림>

격변의 20세기에 꽃피운 근현대 작가들의 예술혼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이 개관 기념전으로 <한국근현대미술걸작전 : 우리가 사랑한 그림>을 개최했다. ‘백화점 갤러리’라는 열린 공간의 장점으로 인해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회를 찾았다고 한다. 이번 주말, 격변의 20세기를 지나온 한국 근현대 작가들이 꽃피운 뜨거운 예술혼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나 볼 흔치 않은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지난 1월 4일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에서 시작된 <한국근현대미술걸작전 : 우리가 사랑한 그림들>은 20세기 한국 근현대 미술을 주도했던 대표 작가들, 이른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전시로 권진규, 김환기, 박수근, 이대원, 이중섭, 장욱진, 천경자 김창열 등 격변의 세월을 지나온 작가 45명의 작품 60여 점을 볼 수 있는 전시다.

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 작품 60여 점 전시

이번 전시는 근현대 미술 작품을 1천여 점 이상 소장하여 국내 대학박물관으로는 최대, 최고 규모의 컬렉션을 자랑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선별해 전시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박물관의 근현대 미술 소장품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현재 근현대 미술의 거장이라 칭송받으며 미술품 거래시장에서도 귀빈 대접을 받고 있는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장욱진 등 근현대 주요 작가의 대표 작품을 고루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에 전시된 주요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자.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환기의 <월광>, 헤어진 두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비의 마음을 담아 그린 이중섭의 <꽃과 노란 어린이>, 박수근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정물화인 <복숭아>, 얼굴 조각을 통해 절제된 긴장감과 정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권진규의 <자각상>, 상형기호에서 모티프를 얻은 <우화>, 극사실적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의 <대한민국> 등 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품의 백미로 꼽히는 작품들 대부분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풍경과 정물 그리고 추상

작품들은 크게 ‘풍경’, ‘정물과 인물’ 그리고 ‘추상’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기준으로 분류했으며 이를 세 공간에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이는 미술사적 혹은 이론적 맥락보다는 작품 감상의 편의를 위한 구분으로, 각 작품들에 적용된 조형방법 뿐만 아니라 근현대라는 시간을 관통해온 작가들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물론 방대한 한국 미술의 역사를 훑기에는 여러 제약으로 인해 충분한 작품이 전시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통해 학생들은 교과서에 등장하는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표작들을 직접 접해볼 수 있으며, 어른들에게는 우리 미술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내 롯데갤러리를 시작으로 3월에는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4월에는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도는 순회전으로 계획되어 있다. 뜨거운 예술혼으로 시대의 한계를 극복한 한국 근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 미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글 우인재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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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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