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유물이 들어왔어요 – 화조도 초본

이번 시간에 소개할 초본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화조도 초본이다.
이 초본은 다른 초본들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최근에 구입한 유물이다.
이를 통해 박물관에 유물이 들어오는 과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이다정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


새로운 초본을 살펴보자

화조도 초본을 살펴보면 괴석의 위아래에 모란이 피어있고, 그 사이에 한 쌍의 꿩이 그려져있다. 꿩 한 쌍은 정답게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그림의 상단에는 종이를 이어붙인 흔적이 남아있다. 초본의 크기가 세로 75.6㎝, 가로 33.8㎝로 상당히 긴 그림인 것으로 보아, 실제 그림과 같은 크기로 초본을 제작하기 위해 종이를 이어붙여 그린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종이를 이어붙인 흔적이 선명하기 때문에 채색 직전의 상태인 초본이 아니라 보관용 초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왼쪽 하단에는 ‘癸未至月新達’이란 명문이 적혀있는데, 화면 속 그림의 필선에 비해 글씨가 약간 번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계미년이라는 명문을 통해 이 초본이 제작된 시기는 1883년 12월~1884년 1월 또는 1943년 12월로 압축해볼 수 있다.

유물이 박물관에 들어오기까지

글머리에서 화조도 초본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구입한 유물이라 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는 것일까? 그 방법은 박물관에서 유물을 수집하고 등록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박물관에서 유물을 수집하는 방식으로는 구입, 기증, 교환, 기탁, 위탁, 위임 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은 기증과 구입일 것이다. 기증 방식은 개인 또는 단체가 소장하고 있던 유물을 아무런 대가 없이 박물관에 주는 것으로, 최근 가장 유명한 기증 유물로는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기증한 유물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구입 방식은 박물관에서 일정한 예산을 가지고 소유자로부터 유물을 구입하는 것으로, 대개 1년에 1회 정도 이뤄지며 신문과 인터넷 등으로 대중에게 공고한다. 박물관에서는 유물을 구입할 때 박물관의 특성에 맞는 유물을 우선적으로 구입하기 위해 노력한다. 박물관에서 유물만 수집하는 것은 아니다. 유물 외에도 유물이나 박물관과 관련된 자료들을 참고자료의 형태로 수집하는 경우도 있으며, 관련 도서를 수집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자료들 또한 유물과 동일한 방식으로 관리된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박물관에 들어온 유물들을 박물관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유물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유물 등록 절차는 대부분 ①등록자료 인수, ②등록자료 분류, ③등록자료 넘버링(유물에 유물번호를 기입하는 작업) 및 실측, ④유물 명세서 작성, ⑤등록유물 사진 촬영, ⑥등록유물 포장 및 격납(=보관) 순으로 이루어진다. 그 중 유물 명세서는 사람으로 치면 신상명세서와 같은 것으로, 유물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사항을 입력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명칭, 국적, 시대, 재질, 장르, 용도 및 기능, 크기, 특징 등 유물의 기본사항과 유물 사진, 유물이 어디에 격납했는지, 언제 어디로 이동했는지에 대한 기록인 이동사항 등을 입력한다.
과거에는 종이로 된 유물카드에 기록했지만, 지금은 ‘문화유산표준관리시스템’이라는 디지털 시스템에 유물 명세서를 입력하여 유물을 관리하고 있다. 문화유산표준관리시스템(이하 표준시스템)은 각 박물관이 자료를 쉽게 입력하고, 체계적으로 관리 및 활용할 수 있도록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든 프로그램으로 현재 전국의 박물관 중 300여 개 관에서 소장자료를 정리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표준시스템에 등록된 유물들은 시스템과 연계된 사이트인 e뮤지엄(http://www.emuseum.go.kr)에서 검색할 수 있으며, 각 기관에서 지정한 저작권에 따라 유물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이제 e뮤지엄에 등록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초본 이미지를 살펴보자. 유물이 사진 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유물의 오른쪽 아래에 ‘구10374.’라고 쓰여있는 흰색 종이가 놓여있다. 이 종이는 유물번호를 기록한 종이로, 유물 이미지를 보고 바로 유물번호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유물번호에서 ‘구’는 구입 유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화조도 초본에 매겨진 ‘구10374.’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0374번째로 등록된 구입유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참고로 각 박물관마다 유물번호를 구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박물관의 유물을 검색할 때는 이 점을 기억하고, 각 박물관의 방식에 따라 유물을 검색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시기, 질병의 전염을 막기 위해 박물관과 미술관이 대부분 휴관했고, 현재는 회차별로 나누어 관람객을 받고 있으며, 한 회차 당 관람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박물관이 휴관 중일 때 박물관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박물관은 문이 닫혀있는 동안에도 유물을 구입하고, 유물을 기증받고, 입수된 유물들을 관리하는 등 많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물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일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도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멈춰있는 공간이 아니다. 항상 움직이고 있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이다정 |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

백석대학교 기독교박물관 학예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성백제박물관 학예연구원,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이다.
월간민화 창간호부터 민화 초본에 대한 칼럼을 기고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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