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 임현주 개인전 : 樂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눈과 마음이 즐거운 민화

“뭐든 기초부터 정확하게 배워야 하는 성격이에요. 민화를 취미로 그리다가 금광복 선생님의 현대민화 강의를 듣고 ‘제대로 그리자’ 마음먹었죠. 서예를 15년간 해서 선 치는 두려움도 없었고, 필력 쌓는 시간을 1년 벌었다 생각했지만 하루하루 눈물 쏙 빼면서 배웠습니다.”
임현주 작가가 10월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2층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제자에게 엄하기로 소문난 백당 금광복 작가를 사사한 지 4년 만에 “잘 그렸다”라는 칭찬 한마디 듣고 결심한 것이다.
“누구나 전시를 열고픈 마음을 갖고 있죠. 그러다가도 아직 멀었다,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배움을 마친 건 아니지만 한 단계 정리하는 기분으로 개인전을 준비했습니다. 모사하기에만 바빴는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이야기가 있고, 보는 사람과 그리는 사람 모두 즐거운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녀의 바람을 담아 전시제목은 ‘樂(즐거울 락)’이다. 전시에서는 그동안 그려온 작품을 한데 모아 까치호랑이, 화조도, 서수낙원도, 십장생도 등 병풍 2점을 포함한 전통민화 30여점을 선보인다. 작년 <책거리 Today> 대구 순회전에 출품했던 창작 작품도 있다.

임현주, <천계(천상의 닭)>

보는 순간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위해

임현주 작가는 호랑이 그림을 즐겨 그린다. 악귀를 내쫓는 벽사적인 의미를 지녔지만, 해학적인 표정으로 보는 이를 즐겁게 하기 때문. 그는 “요즘 같은 시기에 벽사와 수호의 의미를 지닌 호랑이 그림을 그려 나눠주면 사람들이 좋아 한다”며 밝게 웃었다. 전시의 대표작인 <천계(천상의 닭)>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민화에 그려지는 닭에는 수복강녕 등 인간이 소망이 담겨 있어요. 저는 이 그림에서 제 모습을 봤습니다. 평범한 주부에서 이제 막 예술가로 발돋움하려는 의지와 열정을 말이죠.”
그녀가 민화를 알게 된 것은 소위 경력단절 여성이 처한 현실을 실감하고서였다. 딸을 유학 보내고 어렵사리 일자리를 구했지만, 익숙지 않은 일에 우울증까지 겪었다.
“힘들고 서글퍼서 가까운 절을 갔는데 우연히 민화 전시를 보게 됐어요. 그림 속 백록색이 그렇게 고울 수가 없더라고요. 그 색이 낯설면서도 마치 저를 붙잡는 것 같았어요.”
임현주 작가는 용주사에서 본 민화 덕분에 송현 안옥자 작가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경희대 교육대학원과 금광복 작가 화실을 오가며 민화에 더욱 빠져들었다. 현재 (사)한국민화협회 추천작가이자 백당궁중민화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수원의 화서역 근처에서 ‘상지궁중민화’ 화실을 운영 중이다. 민화 속에서 자신을 되찾은 그녀가 전시를 통해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며 거침없는 날갯짓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상지 임현주 개인전 : 樂>
일시 10월 27일(화) ~ 11월 2일(월)
개막식 10월 27일(화) 오후 4시
장소 수원미술전시관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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