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지키는 이를 그리다, 산신도 초본 2점

도 1) 산신도 초본, 각 55×110cm,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산신도 초본 2점

이번에 소개할 초본은 산신도 초본 두 점이다. 이 두 점의 비교를 통해 하나의 초본이 완성되는 과정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번 호에서는 산신도에 그려지는 도상을 살펴보고, 다음 호에서는 작가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보도록 하자.

산신도에는 무엇이 그려지는가?

산신도에는 반드시 그려지는 몇 가지 도상들이 있다. 어떤 도상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산신이 있다. 산신도에 그려지는 인물은 대개 남성, 즉 할아버지의 형태로 그려진다. 이 산신도 초본 두 점 속 인물들은 점잖게 생긴 할아버지의 모습이지만, 수염이 그려져 있지는 않다. 수염과 같은 세부묘사는 초본을 그릴 때는 하지 않고, 완성본을 그릴 때 그리기 때문이다.
산신도에서 반드시 산신과 함께 그려지는 동물은 바로 호랑이다. 같은 건물 안에 모셔진 독성도와 산신도를 구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바로 호랑이의 유무라 할 수 있을 만큼, 호랑이는 산신도에서 빠지지 않는 존재이다. 여기 소개한 초본과 같이 산신도에 그려진 호랑이는 산신의 전령傳令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드물게 까치가 함께 그려지는 경우엔 까치가 전령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호랑이의 역할을 산신의 수호신 또는 이동수단으로 보아야 한다. 초본 속 호랑이에는 줄무늬가 묘사되어 있지 않다. 이 또한 산신의 수염처럼 그림을 그릴 때 화가의 개성대로 그려 넣었을 것으로 보인다.
산신과 호랑이의 배경으로는 대부분 산이 등장하며 산과 함께 폭포도 등장한다. 산신도에 산이 그려지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을 줄 안다. 그러나 산신도를 제외한 무신도 완성본들을 살펴보면, 배경이 생략되거나 단순하게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초본의 경우에는 이미 본지를 통해 소개했던 무신도 초본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완성된 그림보다도 배경묘사가 제한적인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산신도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산을 공들여 그려놓은 것은, 산신도에서 산이 갖는 특별한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른쪽 초본을 살펴보면, 초본임에도 불구하고 산과 폭포 등 배경묘사가 상당히 자세하게 묘사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산신도의 배경으로 나타나는 산이 산신의 위엄과 신령스러움을 더해주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도 1) 산신도 초본,  각 55×110cm,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도 1) 산신도 초본, 각 55×110cm,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도 2) 산신도 초본,  각 55×110cm,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도 2) 산신도 초본, 각 55×110cm,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두 장의 산신도 초본, 누가 그렸을까?

이번에 소개하는 두 장의 초본. 한 장은 완성된 초본이고, 또 다른 한 장은 미완성된 초본이다. 그러나 이 두 장은 필치를 대조해 보았을 때 동일한 인물이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이 초본을 그린 사람은 어떤 인물일까? 항상 그렇듯 초본에는 낙관이 없기 때문에 작가가 누군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작가가 어떤 인물인지는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호는 이 두 장의 초본을 그린 사람들이 누구인지 파헤쳐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글 : 이다정(가회민화박물관 학예사)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