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도 초본① – 새로움을 받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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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도 초본①
새로움을 받아들이다


이번 시간에 소개할 초본은 산신도 초본이다. 또 산신도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산신도만큼 우리 민족을 잘 나타내는 그림도 드물 것이다. 이 초본을 보면서 초본의 제작시기를 추정하는 근거를 알아보자.

필치로 보는 제작시기

이번 시간에 소개할 초본의 종류는 과거에도 많이 소개했던 산신도 초본인데, 이 초본은 다른 초본과는 달리 제작과정의 시작부터가 특이하다. 우선 초본 속 그림을 살펴보자. 여느 산신도와 마찬가지로 산신과 호랑이, 소나무가 구도를 맞추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산신도와 비교해보면, 산신과 호랑이가 소나무보다 상대적으로 작게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초본에도 다른 초본들과 마찬가지로 색채명이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지금까지 보아왔던 색채명과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간에는 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재질로 보는 시대

이제 종이의 재질을 살펴보자. 이 초본을 살펴보면 종이의 색깔이 연갈색이고, 표면에 광택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이 초본은 보존을 위해 한지로 배접해 놓은 상태인데, 배접 전의 초본을 살펴본 결과 종이의 두께가 매우 얇고 비치는 재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단면을 살펴본 결과 한지에 기름을 먹인 유지는 아니었다. 초본의 감촉과 두께 등이 현재 화장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기름종이와 유사한 면이 있었으나, 종이의 표면을 확대해서 살펴본 결과 기름종이와도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초본이 그려진 종이의 종류는 과연 무엇일까.
답은 의외의 장소에서 나타났다. ‘일제시기 학교건축도면 콘텐츠’라는 사이트를 살펴보면 일제강점기 당시 건축되었던 학교 건물의 설계도면이 사진으로 올라와 있다. 이 유물들 중 유물 재질이 트레이싱지로 표기된 유물들을 살펴보면, 이 초본의 상태와 상당히 유사한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초본이 그려진 종이의 종류는 트레이싱지라고 볼 수 있다.
트레이싱지는 미농지라고도 불리는 반투명하고 얇은 재질의 종이로 주로 제도, 설계용으로 사용되며 다양한 분야의 공예를 하는 사람들도 본을 뜨기 위해 사용한다. 이 종이가 뭔지 모르겠다는 분들은 초등학교 다닐 때 사회과부도 위에 이 종이를 대고 베껴 그리는 숙제를 기억한다면 ‘아~ 그거!’하며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트레이싱지는 일제강점기에 들어왔기 때문에 이 초본이 일제강점기 이전에 제작될 수 없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앞서 이 유물이 일제강점기에 제작되었다고 추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초본이 일제강점기 이후, 그러니까 광복 이후에 제작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글 이다정(가회민화박물관 학예사)
자료제공 가회민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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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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