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전통민화협회 제11회 전국공모전 문체부장관상 박현미 작가



단정한 필치로 전하는 고귀한 가치

‘효제충신예의염치’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한다. 어느 시대를 살아가든 이와 같은 덕목이 주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박현미 작가는 그 고귀한 가치를 담은 <문자도> 8폭 병풍을 기품있게, 또 웅장한 기세로 선보이면서 (사)한국전통민화협회 제11회 전국공모전 문체부장관장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글 김송희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공모전에서 문체부장관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몇 날 며칠 원화 도록을 들여다보고 연구했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남들이 그리지 않은 그림을 나만의 색감으로 완성해보자는 마음으로 몰두했습니다. 노력의 결과가 수상으로 이어져 뿌듯하고 기쁠 따름이에요.”
평소 병풍 대작大作 작업을 즐겨 하는 박현미 작가는 이번에 제대로 자신의 탄탄한 공력을 입증했다. 단정하고 반듯한 해서체의 문자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여러 고사와 설화가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저마다 의미를 지닌 여러 도상이 시각적으로 충만함을 선사하는데 작품 곳곳에 적재적소 등장하는 황주의 색감이 작품 전체를 기품있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직선과 곡선이 절묘하게 이루어진 단정한 획, 그와 조화를 이루는 동물과 산수, 화조 등은 마치 조선시대 회화사를 통째로 녹여낸 듯 영험하기까지 하다. 19세기 후반의 문자도에서 볼 수 있는 장식적인 패턴과 자유로움, 인물의 질박한 표현을 오롯이 잘 살려냈다는 점과 전통적인 미감과 현대적인 감각을 절묘하게 매치시켰다는 점이 놀랍도록 뛰어나다.
“사실 이번 작품을 재현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원화의 훼손이 너무 심해 원 안에 한자를 그려 넣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미완성의 작품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원은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성과 완전성을 의미하지 않습니까? 또 불교에서는 원만圓滿, 원통圓通, 원공圓空의 개념과 상통하지요. 그런 점에서 봤을 때는 이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박현미, <문자도> 8폭 병풍 중 부분, 2022, 옻지에 분채, 먹, 각 90×45㎝


모든 것은 ‘원화’로부터

박현미 작가는 그야말로 학구파 그 자체다. 스스로 ‘원화 도록을 끼고 산다’고 표현할 정도로 작업 전에 원화에 대한 공부를 충분히 하고 초 작업에 굉장한 공을 들이는 편이다. 어떠한 모양을 그대로 옮겨 그리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원화의 선, 구도, 색감 등을 파악하고 나아가 면면에 담긴 해학, 위트, 풍자, 메시지 등을 헤아려보며 자신만의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당대의 예술’을 하는 것.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답게 사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 만난 것이 민화예요. 몰입에서 오는 평온함과 행복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죠. 지금처럼 쭉 전통에 천착해 더욱 탄탄하게 기반을 다진 후에 그것을 토대로 저만의 창작민화를 구축해보고 싶어요. 추후 저만의 스토리가 있는 테마전을 기획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그려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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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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