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전통민화협회 제11회 전국공모전 대상 박은주 작가



찬란히 빛나는 나의 천생연분

한 발짝 서로에게 조심스레 다가가는 몸짓에 수줍음과 설렘이 묻어난다. 화려한 문양을 수놓은 안장을 보고 있노라면 자식들의 혼례에 애정을 쏟은 부모의 마음이 엿보인다. 행복만을 바랐을 그 간절한 바람은 수많은 길상의 상징이 되어 작품을 가득 채우고, 그 기운은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사)한국전통민화협회 제11회 전국공모전에서 대상을 거머쥔 박은주 작가의 작품 <천생연분>, 그리고 그의 작품세계에 대하여.

글 김송희 기자 사진 우인재 기자


평소 말을 주요 테마로 한 시리즈를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박은주 작가가 (사)한국전통민화협회 제11회 전국공모전에서 <천생연분>을 출품하며 대상을 수상했다. 말을 독립 화제로 그린 창작 민화가 대상작으로 꼽힌 것은 이례적인 일. 이는 박은주 작가의 작품이 완성도를 갖춘 것은 물론이고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었다는 방증일 터다.
“사실 상을 바라고 그린 작품이 아니었는데 큰 상을 받게 되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원동력 삼아 저만의 스토리를 담은 작품세계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해나가고 싶습니다. 늘 옆에서 힘이 되어준 남편과 아이들, 우리 가족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박은주 작가에게 가장 강력한 뮤즈는 곧 가족이다. 험한 세상 속에서 아이를 지켜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가족이 모두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순간들, 반려자를 향한 사랑과 우정. 이 모든 것은 박은주 작가가 그려내는 작품의 근간이 되며 곧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된다. 이번에 출품한 <천생연분>은 그중에서도 ‘부부애’를 담은 작품으로 말을 휘감은 온갖 길상의 문양들에 축복과 축하의 의미가 담뿍 담겨있다. 화면을 꽉 채우지 않고 여백을 살려 주인공인 말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이 큰 미덕인데 자칫 밋밋해 보일 수도 있었을 그림을 박은주 작가는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해 입체감을 살렸다. 옆모습의 말이 너무 평면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털에 음영을 주고 세밀한 그림자 처리를 통해 말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 안장에 수놓아진 정교한 문양만 봐도 박은주 작가의 필력이 얼마나 탄탄하고 빈틈없는지 알 수 있다.


박은주, <천생연분>, 2022, 순지에 분채, 석채, 편채, 금니, 각 132×146㎝


나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

박은주 작가는 호렵도를 그리다 별안간 앞으로 내달리는 말의 모습을 보며 꿈을 좇아가는 자신의 모습과 같다고 느꼈다. 그때부터 말에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투영하기 시작, 그렇게 본인의 이야기는 가족의 이야기가 되고 이윽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되었다. 작가라면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에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박은주 작가. 그는 앞으로 말을 테마로 한 의미 있는 작업을 해나가고자 계획 중이다. 동양화스러운 말 또는 서양화스러운 말도 아닌 오롯이 박은주 작가만의 말 캐릭터가 완성되는 날을 기대하며.
“당분간 말을 주제로 작품세계를 더 확장해나가고 싶습니다. 재료나 장르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시도해보고 싶어요. 저는 서양화를 전공했는데요. 종국엔 서양화를 했든 민화를 했든 장르의 경계 없이 좋은 그림을 그리는 회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매 순간 부단히 더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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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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