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민화센터 4대 이사장 이상국 “민화 이론의 대중화 위해 힘쓸 것”

(사)한국민화센터 4대 이사장 이상국
“민화 이론의 대중화 위해 힘쓸 것”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최근 (사)한국민화센터의 제4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상국 박사는 ‘민화 이론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겠다’는 취임일성으로 향후 (사)한국민화센터의 진로를 예고했다. (사)한국민화센터의 창립에 깊숙이 관여한 창립멤버로서 센터의 발전을 위해 막후에서 헌신해 온 이상국 신임 이사장으로부터 취임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지난 2011년 (사)한국민화센터가 설립될 당시 사무국장을 맡아 창립 실무와 함께 신생 단체로서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해온 이상국 신임 이사장은 누구보다도 민화계의 사정과 협회 업무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사람이다. 경주대학교에서 조선후기 호렵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한 중견 민화학자이기도 한 그는 한국민화학회 이사로 오랫동안 일하면서 학계에서도 폭넓은 인맥을 쌓아왔다. 이런 여러 가지 강점으로 인해 그는 진작부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사)한국민화센터의 수장에 최적의 인물로 꼽혀왔다.
(사)한국민화센터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창립 직후부터 매년 계속되어 온 ‘경주민화포럼’이다. 이 포럼은 수준 높은 진행방식과 참신한 내용으로 시작 당시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이후 민화계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은 매머드 민화축제로서 민화 학술 행사의 수준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임 이상국 이사장은 무엇보다 이 행사를 새로운 방향에서 보다 활성화 시키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는 학자, 작가 등 민화 관련 인사들을 위주로 포럼이 진행됐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민화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지고 참석해 민화를 즐길 수 있게 해 궁극적으로 민화인구의 저변확대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밖에도 민화 전시, 온라인을 활용한 민화 홍보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펼쳐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이상국 신임이사장은 오는 2020년까지 (사)한국민화센터를 이끌며 포부를 펼쳐나가게 된다. 그의 계획과 포부를 좀 더 자세히 들어보기로 한다.


(사)한국민화센터는 경주에 본부를 두고 있음에도 민화계에서 매우 지명도가 높은, 대표적인 단체의 하나입니다. 모두 알고 있으시리라 믿지만, 이 기회에 센터에 대해 다시 한번 간략히 소개해 주시지요. 먼저 언제 어떤 취지로 탄생했나요?
벌써 7년 전의 일이네요. 민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여, 학문적으로나 예술적으로 민화의 발전을 위해 뭔가 뜻있는 일을 실현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해 그야말로 ‘도원결의’를 하는 심정으로 이곳 경주에서 (사)한국민화센터를 설립했습니다. 초대 이사장을 맡은 경주대학교 정병모 교수를 비롯, 김종욱, 이영실, 이정옥, 이경숙, 박금희, 조에스더, 정귀선, 강영자, 윤정숙, 김정호, 박정미, 정현 씨 등 여러 분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했습니다. 모두 쟁쟁한 분들이시지요. 민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널리 알려 민화를 대중화한다는 것이 가장 큰 설립취지였는데, 이를 뒷받침할 대표적인 사업으로 인문학 학술행사인 ‘경주민화포럼’을 개최하고 이를 민화계의 대표적인 행사로 키워나가기 위해 애썼습니다.

직접 말씀하시기가 좀 쑥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간 경주민화센터의 활동이 민화계의 발전에 어떻게, 얼만큼 기여했을까요?
자랑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 포럼이 민화계에 끼친 영향은 매우 컸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내의 민화학자는 물론, 민화와 관련이 있는 인접학문의 대표적인 학자들, 심지어 해외의 학자들까지 참여하게 해 학술세미나의 격을 높이고 학문적, 대중적으로 중요한 민화계의 이슈들을 주제로 다양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 민화 연구자와 작가들이 가진 인문학적 교육에 대한 갈망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었습니다. 여러 지역의 민화인들을 한 곳에 모음으로써 인적 교류의 장을 마련해 요즘 우리가 ‘민화 붐’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불러일으키는데 적지 않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자랑처럼 들릴지도 모른다고 겸손하게 말씀하셨는데, 아마 많은 분들은 그게 모두 자랑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라는 걸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실제로 경주민화포럼의 주제와 토론 내용 등은 아직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동안 특히 어떤 주제들이 민화계에 신선하면서도 큰 화두를 던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매해 ‘주제가 좋았다’, ‘토론 내용도 참 좋았다’고 칭찬을 해 주셔서 그냥 격려하는 말씀이신지, 아니면 정말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민화’라는 명칭에 대한 끝장 토론이라든가, 민화에서 모사와 창작의 관계에 대한 심야토론 등은 정말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아직도 이 문제들은 민화계의 중요한 쟁점으로 계속 논의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중요한 화두에 대해 그렇게 직접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토론을 벌일 기회는 없었거든요.

선생님은 이제야 이사장직을 맡은 것이 좀 뒤늦은 감이 있다는 말이 들릴 정도로 센터의 핵심적인 멤버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4대 이사장에 취임하신 소감이 남다를 것도 같은 데, 소감을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핵심 멤버라니 가당치 않은 말씀입니다. 핵심 멤버가 어디 따로 있겠습니까? 창립 당시 뜻을 같이 한 모든 분들, 그리고 행사 때마다 자신의 일처럼 힘을 모으시는 모든 분들이 다 핵심 멤버지요. 오히려 중요한 시기에 부족한 사람이 중책을 맡아 걱정이 큽니다. 초대 이사장을 맡으신 정병모 교수님을 비롯, 김종욱, 윤범모 전임 이사장님들이 토대를 잘 닦아 놓으셔서 그나마 제가 어려운 책임을 맡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시는 이사님들에 대한 믿음도 크구요. 아무튼 많은 분들의 도움과 협력을 바탕으로 능력이 닿는데까지 센터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많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민화센터의 연륜도 어느덧 7년에 이르렀습니다. 창립 당시와 비교해 보면 지금의 민화계와 민화센터, 얼마나 달라지고 변했을까요?
사실 10년도 안 된 시간이니까 뭐 그리 큰 변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민화계의 성장과 변화의 속도가 워낙 크고 빠르다 보니,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동안 민화 잡지도 창간되고, 조자용기념사업회와 같은 큰 단체들도 설립됐으며, 공모전과 민화 인구도 크게 늘어나는 등 정말 변화가 무쌍했지요.
그러나 센터가 창립 될 때만 해도 이런 급격한 변화를 예견하지는 못했어요.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은 가졌지만 여전히 힘겹고 아쉬운 점이 많았고, 그래서 우리 센터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장담을 하기도 어려웠지요. 그런 상황 속에서 센터가 출범했는데, 다들 의욕만 앞서고 경험은 적어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짧은 기간이지만 민화계의 사정도 많이 풍요로워지고 우리들도 많이 노련해져서 업무도 상당히 체계적으로 잘 처리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이런 시점에 중책을 맡은 저의 가장 큰 역할은 변화된 상황에 맞춰 민화센터의 기반을 조금 더 단단히 만들어, 다음 이사장에게 안전하게 넘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역할 만이라도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겸손한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그래도 센터를 어떻게 이끄시고 어떤 일에 중점을 두어 일하겠다는 큰 구상과 계획은 있으실 것입니다. 신임 이사장으로서 가지고 계신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사)한국민화센터의 연중 가장 크고 중요한 행사는 아시다시피 매년 봄에 열리는 경주민화포럼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이 행사는 여러 면에서 민화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7년째나 같은 모습으로 이어온 만큼 이제는 다소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아직까지는 행사가 민화 이론가, 작가, 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이제는 그 폭을 좀 더 넓혀 민화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보다 열린 행사를 지향하려고 합니다. 민화의 외연이 많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민화의 대중화는 중요한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사)한국민화센터가 이 역할을 좀더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행사의 주제를 비롯, 진행방식, 홍보방식 등도 달라져야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물론 저의 기본적인 구상이 있기는 하지만, 이사님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볼 생각입니다.

지난 3월 개최된 제7회 경주민화포럼 전경

경주 민화포럼과 관련된 것 말고도 다른 계획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도 마저 말씀해 주십시오.
사실, 경주민화포럼이 너무 큰 행사이다 보니 이 행사 하나만 제대로 치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여력이 있을는지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민화의 해외 전시나 도록 제작, 좋은 책의 출판 등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또한 (사)한국민화센터의 사이트(minhwacenter.com)를 더욱 활성화시켜 온라인 서비스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우리 (사)한국민화센터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경주민화포럼에서 진행된 포럼과 강의를 동영상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지요. 이 작업은 민화센터 2대 이사장을 지낸 김종욱 박사가 초창기부터 수고하고 있는데, 유투브 채널과 연결돼 미국, 일본 등 해외 구독자들도 즐겨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주민화포럼이 처음 생겨날 때만 해도 민화계에는 이런 대규모 세미나나 포럼이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큰 관심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만, 최근 들어서 수도권에서도 대규모 행사 등이 많이 열리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경주라는 지방에 근거를 둔 한국민화센터의 활동이 서울에 비해서 좀 취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 점은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첫 번째로 현재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의 수는 수도권이 앞서겠지만, 문화의 전이현상에 따라 저변이 넓어지면서 오히려 지방은 최근 들어 민화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두 번째로 살펴볼 것은 학문 분야인데 경주가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 민화센터를 구성하고 있는 인적 자원의 면면을 보면 한국민화학회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박사급 인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민화에 관한한 학문의 중심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민화학회 등 다른 학술단체와 협력체제를 잘 갖춘다면 오히려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민화계는 작가는 물론 연구자, 애호가들의 긴밀한 협력과 노력에 힘입어 최근 몇 년 동안 외연도 크게 넓어졌고, 많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적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을 텐데요, 그런 과제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리고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많은 이들이 ‘민화의 붐’을 이야기 하지만, 그건 민화에 대한 인식이 극히 희박했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상황이 크게 나아졌다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민화가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는 이들이 많고, 학문적으로도 미술사의 다른 분야에 비하면 아직도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민화계의 가장 큰 과제는 더 많은 이들에게 민화를 알리고, 더 많은 이들이 민화를 즐기고 향유하게 하는 일, 즉 ‘대중화’입니다.
저는 무엇보다 우리 (사)한국민화센터가 이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민화계의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센터’라는 명칭에 걸맞게 민화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많은 민화인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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