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불러오는 춘향이의 그네타기

성춘향전화

▲성춘향전화, 48.0×37.5cm│유리화│1960년대│근현대디자인박물관 소장

봄을 불러오는 춘향이의 그네타기

이발소그림은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장르 변화가 무쌍하다. 잘 알다시피 춘향전은 판소리 12마당의 하나로 시작해 구전되다가 소설로 정착되었고, 다시 개화기 원각사 이후 창극이 되었으며 나중엔 버전을 달리해 영화로 여러 번 제작된 고전 명작이다. 이렇게 다양한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우리 곁에 남아져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사랑을 받아 왔다는 징표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대상과 삶의 내용이 적나라하게 녹아든 이발소그림에 고전 명작소설인 성춘향화가 빠질 수 없을 것이다. 춘향화전은 내용에서 보듯이 지고지순한 사랑과 불굴의 절개를 간직하고 있다.
이중 본 춘향화의 소재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장 아름다운 만남의 장면을 담고 있다. 즉 봄볕이 완연한 어느 날 성춘향이 향단이를 데리고 그네를 뛰고 있는 모습과 저 멀리 광한루에 올라 봄 경치를 보며 시를 읊고 있는 이몽룡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춘향전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 도령과 춘향이가 처음 만나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다.
오른쪽 앞으로는 그네 뛰는 춘향이와 향단이의 모습이 비교적 큰 크기로 그려져 있고, 왼쪽 상단 끝에 위치한 광한루에는 이몽룡의 모습이 매우 작게 표현되었다. 인물과 누각 그리고 나무와 숲을 치밀하고 정확하게 잘 그렸다고 할 수 없으며, 대략의 형태만 표현하고 보색의 튀는 색채들로 전체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실제 풍경을 보지도 않고 마음 가는 대로 손가는 대로 대충 외워서 그린 전형적인 민간 제작 민화 방식으로 격식을 파괴한 그림이다. 이것은 유리에 채색한 유리화이며 액자와 내부 그림의 보존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비슷한 형태의 이발소그림이 여럿 남아 있다.
꽃이 피고 만물이 약동하는 봄날, 사랑이 넘쳐나는 아름다운 광한루 풍광을 집안으로 들여 놓고 싶은 심정이 잘 녹아 있는, 성큼 다가온 이 봄에 잘 어울리는 그림이다.

 

글 : 박암종(근현대디자인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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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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