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기간이 짧아 더욱 귀한 밑그림 무신도 초본

무신도 초본
오방(五方)을 수호하는 신, 오방신장(五方神將)

음양오행설을 살펴보면 동 ·서 ·남 ·북 ·중앙을 통틀어 오방(五方)이라고 하였으며, 각 방위를 수호하는 신장과 그 방위를 상징하는 색깔이 있다고 인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청은 동방, 백은 서방, 적은 남방, 흑은 북방, 황은 중앙을 의미한다고 여겼으며, 다섯 방위를 수호하는 신장에 각 방위의 색상을 붙여 청제(靑帝) ·백제(白帝) ·적제(赤帝) ·흑제(黑帝) ·황제(黃帝)라고 불렀다. 이 다섯 신장을 오방신장(五方神將)이라고 부른다.

신장 다섯 명이 모여야 하나의 신격

원래 도교의 신인 오방신장은 무속으로 습합되는 과정에서 장군·원수의 위엄을 가진 신으로 변화되었다. 일반적으로 오방신장이라 하여 다섯 신장이 있다고 하지만, 무신도(巫神圖)에 다섯 명의 신장이 함께 하나의 화폭에 그려진 것처럼 실제로는 하나의 신격으로 인식된다.
가회민화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신장도 초본에는 다섯 명의 인물이 동일한 크기로 그려져 있고 ‘神將圖’라고 쓰여 있다. 각 인물은 모두 갑옷과 화려한 장식이 달린 투구를 쓰고 있으며, 앞줄에 있는 두 명의 신장은 장검을, 뒷줄 양옆에 있는 신장들은 언월도를 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신장들의 사이사이에는 구름을 그려 넣어 신장의 신성성을 더욱 강조하였다.
이 초본에는 단순히 밑그림만 그려진 것이 아니라 각 부분에 들어가야 할 색채명이 쓰여 있다. 각 색채명이 쓰여 있는 부분들을 살펴보면 각 신장을 상징하는 색채가 아닌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여 그릴 것을 지시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다섯 신장이 모여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일 뿐, 각 신장을 뜻하는 색상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왼쪽 하단에 그려진 인물의 하반신을 살펴보면 색채명과 함께 복식 중 어디에 해당하는 부분인지도 친절하게 적어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애석하게도 현재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오방신장도 초본을 바탕으로 해서 그려진 신장도는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다른 민화에 비해 수명이 짧은 무신도 자체의 특성상 초본 또한 쉽게 망가졌으며, 초본을 다시 제작하는 과정에서 세부 묘사 등의 특징이 변화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글 : 이다정(가회민화박물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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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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