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암종 관장의 이발소그림 콜렉션⑰ – 한 해의 희망과 행운을 기원하는 송학도

박암종 관장의 이발소그림 콜렉션⑰
한 해의 희망과 행운을 기원하는 송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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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AI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로 국민 먹거리의 대명사인 닭과 오리의 폐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벌써 2,700만 마리나 땅속에 묻혔다. 이런 와중에 철새들까지 덩달아 피해를 입고 있고 그 중 두루미와 학까지 피해 반경이 넓혀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학은 신성시되는 조류로 두루미과에 속하는 겨울 철새다. 날아가는 자태가 가장 아름다운 이 새는 말 그대로 한 해를 희망차게 여는 길조다.
이 이발소그림은 키치적 요소가 강한 여타의 그림과는 차원이 다르다. 보이는 바와 마찬가지로 그림의 액자가 고급스럽게 제작되어 있으며 그림 또한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원본 그림을 보고 화공이 카피한 조잡스런 이발소그림이 대다수인데 이 송학도는 제대로 된 화가가 직접 유리에 그린 유리화로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유히 하늘을 날아다니며 희롱하는 두 마리의 학과 우아하게 한쪽 다리로 서 있는 두 마리의 학 역시 조형성이 뛰어나다.
오른쪽에 서 있는 오랜 역사가 담긴 듯 신령한 소나무, 거기에 난초와 어우러진 기묘한 바위들의 모습도 아름답다. 저 뒤로 겹겹이 쌓인 산세를 비집고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이 한 해를 희망차게 열고 있는 듯하다. 병신년을 보내고 정유년을 맞이하는 현재에 잘 어울리는 이발소그림이라 할 수 있다. 온 나라를 흔들고 있는 혼돈스러운 정세를 잠시 뒤로 하고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송학도를 감상하며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길 바란다

 

글 박암종 (선문대학교 교수, 근현대디자인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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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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