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학 고희전 – 궁중장식화의 맥을 잇는 화원들

21세기 화원들의 잔치 한바탕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명실공히 민화 화단의 원로로 손꼽히는 예범 박수학 작가가 고희를 맞이하여 52년 그림 인생을 집결한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수학 작가의 개인전과 더불어 그가 지도하는 궁중장식화 전수회 졸업생 1~5기, 전통민화 평생반 및 연구반 회원, 예범회 소속 제자 등 60여명의 문하생이 참여,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라메르 1층부터 3층까지 전관을 아우르는 대규모 회원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민화계 최초의 궁중장식화 숙련기술전수자(2015-1호)인 그답게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테마는 ‘궁중장식화’다.
“이렇게 많은 화원들과 전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감계무량할 따름이에요. 저도 화원들도 그동안 연마해왔던 모든 걸 보여주리라는 각오로 준비했습니다. 전시를 끝내고 나면 괴산 화실로 내려가 신선이 되려고요(웃음).”
박수학 작가는 한창 전시를 준비하던 중 급작스레 뇌경색이 발병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으나 다행히 퇴원하여 기력을 서서히 회복해가고 있다.
“하도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신 덕에 빨리 나을 것 같아요. 왼쪽 손에 마비가 오긴 했지만, 오른쪽에 힘을 주다보니 필력이 더 세졌습니다(웃음).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새로 준비한 작품들을 완성하지 못한 거예요.”
박수학 작가는 책상 옆에 돌돌 말아둔 미완성작을 연이어 펼쳐보였다. 주요 작품은 70마리의 호랑이를 묘사한 압도적 크기의 군호도로, 초본임에도 맹수의 위용과 생동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를 보고 감탄하는 제자들에게 그는 ‘필요하면 언제든 활용하라’며 작품을 건넸다. 박수학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무려 가로 13m에 달하는 <강산무진도>를 포함해 화조화, 인물화, 산수화 등 전 장르를 망라한 재현 작품과 더불어 창작품까지 약 23여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수학, <강산무진도>

전통의 기품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전시

박수학 작가 못지않게 제자들 역시 전시를 앞두고 감회가 남다르다. 이홍청 궁중장식화 전수회 회장은 “선생님의 뜻깊은 고희전을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에요. 선생님께서 건강하게, 오랫동안 작업하시며 궁중장식화를 빛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반세기 동안 묵묵히 작품을 그려온 스승의 발걸음을 좇아 제자들 역시 그림에 매진하며 전국 각지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문하생 13년차, 지난해 김삿갓문화제 전국민화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복자 씨는 “선생님께서는 산수부터 인물까지 각 화목의 기본에 대해 차근히 설명해주시고, 수강생의 수준에 맞춰 진행하는 맞춤식 지도가 일품”이라고 말했으며 궁중장식화 전수회 3기 교육생 이은정 씨는 “무조건적인 전통 답습이 아니라 기본기를 다질 수 있도록 실기는 물론 이론, 안료, 붓, 배접 등 각 분야를 체계적으로 가르쳐주시고, 창작 노하우까지 알려주셔서 배우는 즐거움이 두 배”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박수학 작가는 제자들이 일당백의 작가로 성장하여 전통의 맥을 올바로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리 화원들이 기본기를 잘 다지고, 노력도 많이 해서 훌쩍 성장하길 바랍니다. 전시가 끝난 뒤에는 궁중장식화 협회도 만들 예정이에요. 일제강점기에 끊겼던 도화원의 맥을 100여년 만에 잇고, 또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조금씩 나아가려 합니다.”

<박수학 고희전 - 궁중장식화의 맥을 잇는 화원들>
1월 27일(수) ~ 2월 2일(화, 오전)
개막식 1월 27일(수) 오후 5시
갤러리라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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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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