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에 온기와 깊이 더하기 – 도토리 부산물 염액으로 바탕 염색하기

홍경희, <도란도란>, 2020, 도토리 염액(2018)으로 염색한 비단에 분채, 50×30㎝×2



디테일이 완성도를 결정하는 법. 많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탕작업을 하여 작품의 분위기를 돋운다.
지면에서는 만들기도 쉽고, 어느 작품에나 잘 어울리는 도토리 염색 방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평소 도토리 염색을 즐겨하는 홍경희 작가의 실전 노하우를 담아보았다.
염료 및 종이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색상의 변화도 함께 살펴본다. (편집자주)

정리 문지혜 기자 시연 홍경희 작가 사진 이주용 기자


도토리 부산물로 염액 만들기

[재료] 도토리모자·잎사귀 등 도토리부산물 300g, 명반 2~3g, 냄비, 물 1ℓ, 한지, 밑칠용 평붓

염액 아랫부분에
전분이 가라앉은 모습


1
근처 공원이나 산에서 도토리모자, 잎사귀, 잔가지를 주워 모은다.

※ 도토리열매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분이 많아 염료가 탁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만일 전분 때문에 염료의 색상이 탁해졌다면 물을 많이 넣어 사용해보자.
염료의 채도가 낮긴 해도 나름의 깊이감을 연출할 수 있다.


2
흙이나 오염물 등이 잘 떨어지도록 ①을 신문지나 매트 위에 펼쳐 말린다.
잘 말린 도토리들을 물에 한 번 헹군 뒤 3~6시간 담가둔다.


3
냄비에 도토리 부산물의 3배가량 되는 물을 넣고 가열한다.
뚜껑을 열고 강한 불에서 10분, 약불에서 40분 정도 가열한다.
(최소 20분, 길게는 1시간 30분 정도)
원하는 색상이 나올 때까지 염료를 졸인다.


4
작은 그릇에 잘게 부순 명반을 담은 뒤 염료를 끓인 물을 넣어 잘
녹인다. (물1ℓ 기준 명반 2~3g) 명반을 넣은 물을 가열하게 되면
명반의 결정체가 생겨 추후 바탕을 칠할 때 얼룩이 질 수 있으므로
명반을 냄비에 넣은 뒤에는 불을 끈다.


5
가는 삼베천이나 망에 ④를 거른 뒤 염료를 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실온보관, 냉장보관 모두 가능)
한 달 이상 숙성하면 한층 깊이 있는 색감을 낼 수 있다.
염료가 숙성되는 과정에서 흰 막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를 다시
끓이거나 걷어낸 뒤 냉장고에 보관하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tip
홍경희 작가는 직접 만든 도토리 염액을 제작 날짜별로 라벨링하여 보관해두었다가
추후 새로 작품을 만들게 되면 그에 걸맞은 색감의 염액을 선택해 작업한다.

염액 칠하기

사용할 염액에 염액의 10배 정도 중량의 물을 섞어 칠한다.
바탕작업 방식으로는 다양한 방식이 있겠으나 여기서는 다음 두 가지 방식을 소개한다.


A. 유리판 위에 염액을 적신 뒤 작업하는 방식

: 작은 그림에 적당하다. 비교적 쉬우면서도 얼룩 없이 염액이
고루 도포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시도하기에 좋다.
바탕 작업을 하기 전, 테이블 위에 유리나 투명아크릴을 깔아둔다.
테이블 상판이 코팅돼 있을 경우 유리나 아크릴을 따로 깔지 않아도 된다.


1
한지의 매끄러운 면에 그림을 그리므로 염료를 칠하기 전,
해당 지면의 귀퉁이에 자신만 알아볼 수 있도록 작게 표시해둔다.
바탕이 마르고 난 뒤 작업할 때 편리하다.


2
평붓에 염액을 흠뻑 묻힌 뒤 유리판이나 투명아크릴 위를 칠해
표면을 충분히 적신다.


3
종이 세로 부분을 바닥에 살짝 고정한다.


4
염액을 칠하면서 종이를 바닥으로 내린다. 종이가 바닥에 붙을 때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공기를 잘 빼내는 것이 중요하다.
힘을 많이 뺀 뒤 붓의 손잡이보단 붓의 어깨부분을 잡도록 한다.


5
전체적으로 염액을 칠했다면 종이를 조심히 들어 말릴 장소 쪽으로
천천히 옮긴다.

tip
종이를 집을 때는 손가락 전체를 사용하도록 한다.
손끝만으로 종이를 집을 경우 젖은 한지가 결대로 찢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B. 담요 위에 놓고 작업하는 방식

: 종이의 한쪽 면에만 염액을 칠하는 것으로, 얼룩이 생기지 않도록
염액을 얇게 여러 번 도포하는 방식이다. 종이를 뒤집지 않아도 되므로
큰 그림을 작업할 때 좋다. 바탕 작업 전 테이블 위에 담요를 깐다.


1
담요 위에 한지의 매끄러운 면이 위로 오도록 놓는다.


2
염액에 담갔던 붓을 꺼내 물기를 살짝 뺀다.
앞서 살펴본 A처럼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가 아니라 종이 표면만
충분히 적실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이후 붓으로 종이 전체에
염액을 골고루 펴 바른다. 어깨에 힘을 빼고 붓을 쥔 뒤 아래에서 위,
위에서 아래, 사선 방향 등으로 고루 붓질하며 염료를 칠한다.
같은 곳을 겹쳐 칠하거나 염액의 양을 불규칙하게 바를 경우
얼룩이 생길 수도 있으나 얼룩도 작품의 일부로 생각하고 작업한다.


3
종이를 말린다. 만일, 종이가 마른 뒤 보았을 때 예상한 색보다
염색이 연하게 됐을 경우 ②를 한 번 더 반복한다.

tip
더 깊은 색상을 내고 싶다면 한 번에 진한 색의 염료로 염색하기보다
연한 색의 염료로 여러 번 칠하는 것이 좋다.

포수하기

건조한 종이 위에 아교(바인더)포수를 하거나, 염료액에 아교(바인더)를 섞어 포수 작업을 한다.


도토리염료로 바탕 작업하여 완성한 작품

홍경희, <연화책거리>, 2021, 도토리 염액(2014)으로 염색한 한지 위에 분채, 38×24㎝×2


한지 종류별 색상 차이

작가들이 즐겨 쓰는 종이로는 잿물이나 황촉규, 콩물 등으로 미리 염색된 순지, 닥나무의 순수한 색을 그대로 담은 백닥지, 표백된 표백지 등이 있다. 종이 및 염료 종류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다. 아래 자료에서 표백지를 제외한 모든 종이는 별도의 염색처리를 하지 않은 순지이다. 색상 그라데이션 기둥에서 맨 밑 부분은 염료를 한 번 칠했을 때, 가운데 부분은 두 번, 맨 윗부분은 세 번 칠했을 때 나온 색상이다.

초보자들에겐 염료 고유의 색을 쉽게 낼 수 있는 표백지나 백닥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표백지는 얼룩이 생기기 쉬우므로 유의해야 한다.

홍경희


새아궁중민화연구소 대표
(사)한국민화협회 서울북부지부장
민畵원 대표

저자에 관하여

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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