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기획전 < Traditions in Harmony >

18세기 동서양의 예술혼, 21세기 민화에서 만나다

한국전통채색화 기획전 < Traditions in Harmony : Baccarat reimagined in Korean folk art >이 열리고 있는 메종 바카라 서울 1층 매장 전경. 왼쪽부터 정학진 작가의 <아코어마이 파이어와 꽥꽥이>, 김영희 작가의 <꽃빛>, 김남경 작가의 < Pink Library >, 정재은 작가의 <바카라 문자도>.



‘왕들의 크리스탈’로 불리는 프랑스 크리스탈 명가 바카라가 현대민화 작가들과 손잡고 한국전통채색화 기획전 를 개최한다. 18세기 조선에서 성행한 책거리와 18세기 프랑스에서 탄생한 크리스탈 브랜드의 빛나는 조우. 양국의 전통예술을 매개로 기념비적 콜라보 전시를 선보이는 메종 바카라 서울을 다녀왔다.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우인재 기자


18세기 조선을 풍미했던 책거리 위로 18세기 프랑스에서 창립된 바카라(Baccarat)의 크리스탈이 영롱히 빛을 발한다. 양국의 ‘전통’이 화폭 위로 포개어지는 순간이다. 신사동에 위치한 메종 바카라 서울이 민화를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로 깜짝 변신했다. 오는 5월 21일(일)까지 한국전통채색화 기획전 < Traditions in Harmony : Baccarat reimagined in Korean folk art >을 개최하기 때문. 전시를 기획한 한윤경 아트디렉터는 민화가 지닌 세계적인 경쟁력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한윤경 아트디렉터(좌)와 강준구 바카라코리아 대표(우). 뒤쪽에 걸려있는 작품은 샹들리에를 밤하늘의 별 시리우스로 표현한 이성현 작가의 < Sirius >.



“이번 전시는 지난해 4월부터 1년여간 오스트리아 빈 세계박물관 산하 벨트뮤지엄에서 열린 책거리 기획전 <책거리-우리 책꽂이, 우리 자신 Chaekgeori: Our Shelves, Our Selves>에 참여한 작가들이 동일한 화목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해당 전시의 연장선이기도 해요. 당시 전시를 담당한 뮤지엄 큐레이터로서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민화가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장르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지요. 민화를 더 널리 알리고자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인 바카라 측에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는데, 다행히 흔쾌히 허락해주셨어요.”
전시에서는 민화·수묵화 작가 9명이 바카라의 기물이나 스토리를 소재로 작업한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나 이번 전시는 바카라코리아가 국내에 들어온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진행한 아트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강준구 바카라코리아 대표 역시 전시에 대한 각별한 기대를 드러냈다.
“바카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만, 안목이 까다로워 콜라보레이션을 성사시키기가 쉽진 않아요. 개인적으로도 여러 번 제안해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했죠(웃음). 그래서 이번 작업이 더 특별할 수밖에요. 우리 전통문화를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한국인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바카라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이기 때문에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민화와도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위) 김남경 작가의 <바카라&매화>, <바카라&모란>이 2층 라운지 벽면에 걸려있는 모습. 비비드한 컬러로 포인트를 준 작품은 라운지의 클래식한 분위기와도 잘 어우러진다.
(아래) 소소영 작가의 <사물놀이>가 바카라의 기물과 함께 나란히 전시됐다. 민화에서 만나는 바카라의 모습은 한층 친근하게 느껴진다.


프랑스와 한국 전통 예술의 역사적 만남

바카라는 프랑스 로렌 지방에 위치한 마을 이름에서 유래했다. 1764년 프랑스 왕실의 명으로 바카라 지역에 설립된 유리조합으로 출발, 1816년 첫 크리스탈을 출시한 이후 전세계 왕족·귀족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크리스탈 공방으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유럽 무도회장의 화룡점정을 이루는 샹들리에부터 가구, 물잔에 이르기까지 최고급 크리스탈 제품을 제작하며 현재까지도 OEM 방식이 아닌, 크리스탈 장인의 수공예 방식을 고수한다. 뛰어난 기술력을 공증 받아 프랑스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명장(Meilleur Ouvrier de France) 반열에도 오른 이들의 제품은 예술품이란 찬사를 받고 있다. 한윤경 아트디렉터는 이번 전시가 국경을 초월한 역사적인 만남을 주선한 것과 다름없다며 미소 지었다.
“전시를 통해 비슷한 시기에 문화를 사랑했던 왕들이 우연히 만난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책거리 문화를 융성시킨 조선 22대 정조(1752-1800)와 바카라를 탄생시킨 프랑스 왕 루이 15세(1710-1774)가 그림을 통해 마주한 것 같았거든요. 이번 전시를 통해 양국이 더 원활히 문화를 교류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작가들은 바카라의 오랜 역사가 스민 제품을 모티브로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강 대표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를 명확히 읽어낸 작가들의 안목에 감탄했다고 회상했다.
“사전에 별도의 주문이나 설명을 해드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작품마다 바카라의 주요 키워드인 ‘Joy’, ‘Light’, ‘Pleasure’가 담겨있어서 참 놀라웠어요. 브랜드의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표현해내는 아트의 힘을 경험하는 순간이었죠. 민화를 통해 바카라가 더 많은 분들과 친숙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바카라는 기념비적인 전시를 위해 1, 2층 매장 및 라운지의 인테리어 디스플레이를 전면 리뉴얼했다. 동선을 따라 작품을 배치하고, 근처에는 그림에 등장하는 기물과 오브제 등을 디스플레이하여 관람객이 작품과 제품을 자연스레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2층 계단 입구에 문선영 작가의 가 전시됐다. 레드톤의 통로, 천정을 장식한 샹들리에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서로를, 일상을 한층 더 빛내는 전시되길

기획부터 전시에 이르기까지 4개월 남짓. 신작을 완성하기까지 꽤 빠듯한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은 능숙한 솜씨로 바카라의 기물들을 화폭에 안착시켰다. 김남경 작가는 캔들스틱·샴페인 잔·화병을 얹은 핑크색 책가도와 괴석을 하트모양으로 커팅한 크리스탈로 변환시킨 화훼도로 사랑과 설렘이 가득한 마음을, 김영희 작가는 샹들리에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을 장미가 피어나는 모습으로 표현한 작품과 바카라의 오브제를 배치해 완성한 모노톤의 화조문양 책거리를 통해 자연처럼 편안한 행복을 기원했다. 문선영 작가는 글라스와 샴페인잔을 얹은 서가에 동양의 빛과 다름없는 자개 문양과 프랑스 명소의 풍경 등을 더해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소소영 작가는 와인과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을 크리스탈 글라스와 플레이트를 곁들인 현대적인 책거리로 컬러풀하게 펼쳐냈다. 이성현 작가는 샹들리에가 지닌 빛의 이미지를 물에 비친 달과 별로 은유하면서도 주변에 디스플레이된 크리스탈의 빛을 흡수할 수 있게끔 바탕을 수묵처리한 작품을 선보였고, 이영실 작가는 바카라의 시그니처 컬러인 붉은 색을 담아낸 옻칠 작업으로 다복과 영원한 미래를 기원했다. 정성옥 작가는 조선시대 책거리 작품을 정밀하게 재현한 8폭 병풍을 통해 전통의 기품을 가감 없이 드러냈으며 정재은 작가는 브랜드의 글라스를 문양화한 문자도로 전통의 덕목과 미감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정학진 작가는 애장품에 크리스탈 오브제와 캔들스틱을 차곡히 쌓아 만든 책거리로 동화처럼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윤경 아트디렉터는 작가들의 놀라운 역량과 민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정학진, 김남경, 소소영, 문선영, 이성현, 한윤경 아트디렉터, 김영희, 이영실, 정재은, 정성옥 작가.



“다들 정말 대단하시죠. 크리스탈을 어떻게 해석하실지 참 궁금했는데, 이토록 멋진 작품이 탄생하는 것을 보면서 민화의 남다른 저력을 다시금 확인했지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이 깃든 민화를 더욱 소중히 여겼으면 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강준구 대표는 바카라가 한층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력서리한 이미지 때문에 바카라를 범접하기 힘들 것이라 여기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작은 글라스와 같은 작은 오브제 하나 만으로도 일상에 특별한 순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 어렵지 않은, 우리의 삶과 가까이 연결된 브랜드로 봐주셨으면 해요. 이런 바람이 민화를 통해 보시는 분들께도 자연스럽게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4월 21일(금)~5월 21일(일)
메종 바카라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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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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