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힐링을 노래하다 – 호정회

민화, 힐링을 노래하다
호정회


호정 서민자 작가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호정회는 ‘민화 창작을 통한 힐링’을 추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민화 단체다. 오는 12월 7일부터 13일까지 열릴 ‘호정민화展, 그 세 번째 힐링’ 전시 준비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호정회의 수업현장을 찾아 남다른 작품을 그려내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친 회원들의 뜨거운 열정을 몸으로 느껴봤다.

법고창신法古創新.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는다는 뜻이다. 얼마 전 ‘창신의 미’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치른 바 있는 호정 서민자 작가의 새로운 민화 세계를 닮고자 함께 모인 호정회는 전통에 근간을 두면서도 현대적 메시지로 민화의 다채로운 변주를 꾀하는 독특한 색色을 가꾸어나가며 주목받고 있다.

민화를 사랑하는 아름다움 사람들의 만남

2013년 첫 단체전 ‘호정민화展-그 첫 번째 힐링’을 치르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던 호정회는 호정전통민화연구원과 성신여대 평생
교육원 등에서 호정 서민자 작가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 50여 명으로 구성되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국 각지 출신의 회원들은 나이도 직업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민화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큼은 누구도 다르지 않다.
모임은 주로 분기별로 이뤄지는데 모임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독창적인 작품 구상과 필력 향상을 위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되도록 하고 있다. 친목도 중요하지만 민화의 아름다움을 통한 공감대 형성과 힐링을 모임의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 호정회 정미영 회장의 설명이다.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채색법을 고민하는 등 함께 민화에 대한 열정을 쏟다보니 자연스럽게 우리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모임이 거듭되면서 그 연결고리가 더욱 단단해지는 것을 느껴요. 민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 회원들 모두 서로 간에 힘이 되어주는 든든한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마음이 뭉클합니다.”
열정적이고 진취적인 수업자세와 항상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미덕은 호정회 회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호정회의 유일한 청일점인 위형복 회원은 그러한 회원들의 배려심 덕에 더욱 열심히 민화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호정회는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라서 편안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선생님의 열정적인 수업 내용도 그렇지만 항상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씨 덕분에 더 즐겁게 민화에 빠져들게 된 것 같습니다.”

w2

독창적 아름다움, 그리고 창작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근 민화계에서 호정회의 존재가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그들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 때문이다. 이른바 신新민화, 즉 창작성이 특히 강조된 민화를 추구하는 서민자 작가의 지도를 받고 있는 만큼 회원 개개인이 자신만의 특별한 민화를 그려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처음 작품을 구상할 때 서민자 작가가 주요 모티브 등 큰 방향을 제시해주고 나머지는 작가 스스로 아이디어를 더하고 서로 의견 조율을 계속하면서 차별화된 그림을 완성한다. 서민자 작가는 제자의 작품이 끝날 때까지 본인의 작품을 다루듯 심혈을 기울여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치러진 <제19회 김삿갓문화제 전국민화공모전>에서 호정회 회원인 김경애 작가가 ‘상생’이라는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어요. 주변에서 하시는 말씀이 작가의 개성이 살아있는 동시에 제 작품과 닮은 부분도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제 모든 혼을 담아 제자들의 작품지도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 끝나고 나서도 모두 제 그림처럼 느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죠.”
작품 작업 중 소재와 구성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색감이다. 신비롭고 몽환적 분위기의 색채로 현대 민화 작가 중 색 구사력에 있어서 독보적이라는 평을 듣는 서민자 작가의 영향을 받아 회원들 모두 색 표현에 많은 신경을 쓴다.
‘민화를 통한 힐링’을 단체의 목표로 삼은 만큼 따뜻하고 밝고 화려한 색감으로 행복을 바라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w3

닭 그림으로 만드는 세 번째 힐링의 장

다가오는 12월 호정회는 세 번째 회원전을 개최한다.
전시의 주제는 바로 ‘닭’이다. 닭은 문文, 무武, 용勇, 인仁, 신信 등 오덕五德을 지니고, 귀신을 쫓아주는 신비스러운 존재로 옛 그림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중 하나. 2017년 새해가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이고 닭이 지닌 ‘벽사초복’과 ‘부귀공명’의 의미를 강조해 관람객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고 싶은 소망을 담아 주제로 정했다.
이번에 선보일 출품작들은 전체적으로 전통을 기반으로한 창작작품이다. 서민자 작가의 개별 맞춤 지도에 따라 오랜 기간 정성껏 준비해온 닭 창작민화로 관람객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 받고 지쳐 있는 사람들이 호정회의 전시를 감상하는 시간만이라도 몽유도원도에 온 듯 편안한 휴식을 즐겼으면 하는 것이 회원 모두의 진심어린 바람이다.
이번 전시는 작품 디스플레이부터 남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 중이다. 각각의 작품을 오방색의 전화선으로 연결해 닭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완성하는 전시의 핵심을 효과적으로 전달려고 한다. 가족 못지않은 화목함을 자랑하는 호정회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세 번째 전시를 기념하기 위해 이번에는 멋스런 생활한복 조끼도 단체로 맞췄다. 그리그 그 위에 각자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 실용화로서의 민화의 특징도 강조할 예정이다. 이렇듯 전시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세심하게 준비하는 모습에서 남다른 전시를 치르고 싶은 서민자 작가의 욕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최근 민화 붐이 일면서 정말 많은 민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전시가 비슷한 모습으로 치러지는 게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뭔가 다른, 차별화된 전시로 기쁨을 드려야겠다고 다짐한 바가 있습니다.
‘볼거리 많고 깊이감이 있다, 노력하는 사람들의 단체다’라고 느끼실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이 오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가셨으면 합니다.”

민화로 만드는 따뜻한 세상

호정회는 단순히 작품 활동을 함께 하는 것에서 나아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힐링과 행복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화상품 판매 수익금을 불우한 이웃에게 기부하는 것은 물론 민화 교육을 통한 재능기부를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 청소년 체험프로그램과 같은 적극적인 민화교육으로 후진 양성에도 힘쓸 예정이다. 민화가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호정회 회원들은 앞으로도 더 활발하고 다양한 활동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남복현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도 여러 해 동안 재능기부를 해왔다며 호정회가 사회에도 보탬이 되는 단체로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민화를 하면서 나눔이라는 것에 대해서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더 낮은 데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벌써 여러 해 동안 성당에서 무료로 민화교육을 해오고 있어요. 다양한 분들이 오셔서 민화를 통해 행복을 얻어 가시는 모습에 저 또한 큰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호정회 회원 모두가 이런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입니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민화를 그리며 힐링을 꿈꾸는 사람들. 그들은 민화가 있어서 또 그림으로 맺어진 인연 덕택에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민화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 호정회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w4

글 박미지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