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부티크 초대전 – 최서원 작가

새로운 미술의 경향이 나타날 때마다 그것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이런 것도 미술이 될 수 있나?’ 형상을 거부한 추상표현주의가 그랬고,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사용한 팝아트가 그랬다. 최서원 작가의 창작민화도 민화가 맞는지 논란이 일었고, 동시에 새로운 개념의 한국적 팝아트를 제시했다는 호평도 있었다. 논란과 인기의 중심에 선 그녀의 작품들이 지난 11월 한 달간 민화부티크에 전시되어 오가는 사람의 발길을 잡았다.


우리에게 친근한 사물로 팝아트적인 민화를 그리는 최서원 작가가 지난 1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서울 익선동의 갤러리카페 민화부티크에서 초대전을 개최했다. 전시에서는 인테리어 구도를 민화로 재해석한 <봄and봄>, <그리고 봄>을 비롯해 책거리, 백수백복도를 개성 있게 표현한 작품 8점을 선보였다. 한옥구조의 멋스러움을 살린 카페 자리마다 창작민화와 재현민화가 포인트를 주며 어우러졌다. 전반적으로 평면성과 장식성을 중시한 최 작가는 작품을 통해 현대인의 공간과 어울리는 예술적 가치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옛 민화가 지닌 길상적 의미와 전통적 색감도 아름답지만, 거주 환경이 달라진 지금의 인테리어에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어요. 작업을 할 때 요즘 실내 공간을 떠올리며 현대적인 장식미를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화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에서 좋은 기운이 전해지길 바라기 때문이죠.”
심지어 대표작인 봄 시리즈에 등장하는 나비장, 책장, 스탠드, 관상용 식물 등 제재는 실제 작가의 집에 있는 가구와 소품들이다. 익숙한 소재에 비정형적 선묘로 접근하고 오방색을 바탕으로 한 색채 대비를 강조하며, 책거리의 역원근법과 문양을 패턴처럼 활용하되 바림을 최소화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작가는 높은 채도의 색면이 유발하는 긴장감으로 봄이 암시하는 탄생과 희망을 표현하고, 드로잉만으로 구현된 문을 통해 현실과 이상 세계의 연결을 드러냈다.
그녀의 창작민화는 한때 장르적 정체성을 문제 삼아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대중들은 전통적 미감을 작가만의 언어로 풀어낸 작품세계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덕분에 최 작가는 제7회 서울현대미술페스타, 프랑스 루브르 아트쇼핑 등 국내외 미술계를 종횡무진 누비며 올해 유난히 바쁜 상반기를 보냈다.

장단점을 넘어서는 현대적 조형성

최서원 작가는 장정혜 화백을 사사하며 서양화를 배웠고, 매너리즘을 겪고 있을 때 한일미술교류회를 통해 윤인수 작가를 소개받아 민화에 입문했다. 재현과 창작을 병행하다가 2017년부터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민화를 전공하면서 주제에 맞게 바탕색을 포수하고, 의도적인 드로잉으로 조형성을 탐구하는 등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서양화 붓에 익숙해서인지 책거리를 좋아하면서도 정교하게 그리지 못했는데, 창작 작업에 매진하면서 기본적인 화법에 의존하면 똑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지금처럼 개성을 보여주기까지 당시 지도교수님이셨던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님의 영향이 큽니다. ‘법고창신’의 정신을 실천하는 작업을 하라는 말씀을 매일 새기고 있어요.”
12월에 제5회 히즈아트페어와 서울아트쇼에 참여하고, 내년에 계획된 전시를 위해 작품 구상을 게을리 할 수 없다는 최서원 작가. 그녀가 정형화되지 않은 민화의 자유로움을 계속 보여주기를 응원한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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