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로 나눔의 가치 실현하는 예술단체 (사)한국전통민화협회

한국전통민화협회
(사)한국전통민화협회

민화가 오늘날과 같은 저변과 동력을 갖게 된 데는 민화를 사랑하는 수많은 작가와 작가지망생들의 땀과 열정이 있었다. 그런 열정과 노력은 오히려 서울보다 지방에서 더 뜨거웠을지도 모른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민화단체 중 청주를 기반으로 한 사단법인 한국전통민화협회(회장 윤인수, 이사장 신영숙)는 서울, 수도권 못지않은 왕성하고 창조적인 움직임을 보여 주는 단체로 충북 민화인구의 결속과 교육을 이끎은 물론 민화를 통해 사회적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노력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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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문화의 도시 청주에서 민화를 말하다

윤인수 화백청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교육의 도시다. 번잡한 유흥이나 소음과는 거리가 멀고 도심조차 조용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실제로 국립대인 충북대를 비롯해 특성화된 학과나 교육 커리큘럼으로 이름높은 대학들이 모여 있는 곳이 청주이기도 하다.
(사)한국전통민화협회는 청주를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민화 단체이다. 회장 윤인수 작가와 신영숙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80여 명의 회원들이 민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자랑한다. 아닌 게 아니라 이 단체는 충북 지역은 물론 서울 두 군데와 대전, 경남 창원, 경북 포항 등 다섯 곳의 지부를 둘 만큼 만만치 않은 회세를 갖추고 있다. 청주에서 나고 자란 향토인으로서 이 단체의 ‘어머니’ 혹은 ‘큰언니’ 역할을 하고 있는 신영숙 이사장은 “서울 등 수도권 민화 화단이나 단체를 제외하면 어느 지역 단체에도 부럽지 않은 규모일 것”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내비친다.
한국전통민화협회는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윤인수 회장과 신영숙 이사장이 뜻을 같이 한 것이 2004년의 일. 사실 민화 붐이 1990년대 중반에 일어나고 화단이 형성된 것을 생각하면 활동 기간이 그리 긴 편은 아니다. 그러나 그만큼 내실 있고 밀도 있는 운영과 활동을 이어 왔다.
특히 2007년 12월에는 사단법인 인가를 받고 청주 공예비엔날레 참여, 민화그리기 자원봉사 등을 통해 활발한 대외 활동도 진행해 왔다. 설립 후 비교적 짧은 시기에 사단법인으로서의 인가를 받고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단체의 회원들과 리더진이 효율적이고 활동적이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엄정한 기준의 공모전, 모사 아닌 창작 독려

협회는 2012년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이어 오고 있다. 금년에도 8월 5일부터 12일까지 작품을 접수하고 9월 청주 예술의 전당 대전시실에서 전시를 가질 예정.
“도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지원되는 기금을 받는 공모전인만큼 투명하고 엄정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신영숙 이사장은 밝혔다. 사실 민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수많은 미술 공모전이나 전시에서 학맥이나 스승과 제자 관계 등은 무시 못하는 측면이 있다. 협회의 공모전은 이러한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하고자 협회와 거리가 있는 전문가를 위촉하여 심사를 갖는다. “단 1명의 지원자라 하더라도 엄격하고 깨끗한 심사를 받아야 할 의무와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신 이사장은 강조한다.
(사)한국전통민화협회의 공모전은 창작민화 부문과 전통민화 부문이 나뉘어져 있다. 민화에 있어서 가장 화두가 되는 부분을 독립적인 영역으로 분리해놓은 것. “첫 공모전에서 기존의 화목과 화제가 갖는 상상력을 뛰어넘는 작품들이 출품됐을 때 가장 기분좋고 보람 있었습니다”라는 신영숙 이사장의 말처럼 공모전은 전통적 테크닉뿐만 아니라 젊고 참신한 표현력이 살아 있는 작품과 작가의 발굴을 중요한 목표로 두고 있다. “물론 전통적인 방법으로 열심히 배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민화가 우리 생활에 있어 장식적인 요소가 크다는 점도 인정해야죠. 그러나 그 안에서도 젊은 작가들은 독창성을 찾아낼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그는 지적한다.

충실한 교육과 회원 간 유대 탄탄

청주시 봉명동 1928번지 2층에 위치한 협회 사무실에는 교육공간이 마련돼 있다. 여기서 회원들을 상대로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는 회장 윤인수 작가가 직접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민화 교육을 하고 있기도 하다.
회원들이 민화를 시작하는 동기는 다른 민화인들과 다르지 않다. 민화를 그림으로써 문화와 교양이 있는 생활을 누리고자 함이고,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아름다운 가치를 누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민화는 취미로 가볍게 접근해서는 그 진면모를 알 수 없는 위대한 세계로 많은 훈련과 창조적인 표현에 대한 독려가 필수적이다. 회원들이 연습에 활용했던 초본과 학습 자료를 면밀히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카이브도 형성돼 가고 있다. 신영숙 이사장과 임원진이 이끄는 회원들 간의 유대는 돈독하다. 특히 신 이사장은 이 공간에서 직접 회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민화의 생활화와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다도에 쓰이는 다포(茶布), 욕실 타일, 가구장식 등 실용적인 부분에 쓰이는 물건을 함께 만들고 나누면서 회원들은 문화 공동체를 이루어가고 있다. 특히 민화를 넘어 발효식품과 효소 만들기 등, 삶의 전반을 윤택하게 하는 활동으로 ‘참살이’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민화가 가진 길상의 현대적 실천인 셈이다.

문화를 통한 나눔의 정신 실천

회원들은 정기적인 회원전을 민화전시를 넘어선 나눔문화의 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협회의 고문을 맡고 있는 이들이 기업인, 정치인 등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인만큼 민화를 통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계기를 마련해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매년 정기회원전에서는 저소득 장애인을 위한 자선바자회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작품 판매 수익은 기부금으로 처리해 협회 운영과 작품 기부자의 관계를 투명하게 하고 있으며, 이 수익을 통해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나눔의 정신이야말로 민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계승해야 할 민화의 정신이 아닐까. 화폭을 넘어 실천하는 나눔의 가치, 그것으로 모범이 되는 (사)한국전통민화협회는 예술 단체를 넘어 지역 중심 문화운동의 선례이자 롤모델이 되어가고 있다.

 

글 : 한명륜 기자
사진 : 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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