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그리기의 첫 걸음, 도구와 재료의 이해

박수학

전통미술도 과학적인 바탕위에서 전통적인 기법과 현대적인 기법을 응용하여 전통미술에 대한 모든 것을 바르게 이해시키고 폭넓은 관점에서 작업하고 감상케 해야 될 것이다. 이에 필자는 삼십여 년 전부터 뜻을 세워 준비한 자료와 내용을 보충하여 집필하게 되었다. 전통미술 전승채색화(민화)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이해하고 참고해 정진해서 우리 전통미술 전승채색화를 자리매김시켜 세계만방에 떨치기를 비는 마음에 소임을 감당하며 연재를 시작한다. 이번호에는 민화를 하는데 기본이 되는 재료를 소개한다.

민화실기교실의 문을 열며

전통미술을 시작하고 작업한 지가 외길로 어언 사십 년을 훌쩍 넘다보니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제는 역사의 과정과 이론, 실기 모든 과정을 정돈하여 규격화된 전통미술화론을 정립할 때가 된 것 같아 조심스럽게 우선 실기쪽으로 기술하면서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그동안 전통미술에 대한 관심과 지식, 안목은 높아만 가는데 이에 걸맞게 전통미술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해줄 자료가 갖추어지지 않았다.
제대로 된 교본이 없다는 것은 전통미술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을 안타깝게 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미술이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 같아 심정이 무겁고 답답하였다.
아직까지 전통미술에 대한 체계화된 교본이 없어 아는 대로 배워 가르치는 기능적인 측면만 행하고, 저변확대가 되다 보니 선인들이 작업한 유산(그림)보다도 못한 그림이 난무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전통미술의 질이 저하가 되었고 진정한 우리 그림 채색화의 참모습을 잃지 않을까 심히 유감스러울 뿐이다.
전통미술도 과학적인 바탕위에서 전통적인 기법과 현대적인 기법을 응용하여 전통미술에 대한 모든 것을 바르게 이해시키고 폭넓은 관점에서 작업하고 감상케 해야 될 것이다.
이에 필자는 삼십여 년 전부터 뜻을 세워 준비한 자료와 내용을 보충하여 집필하게 되었다. 전통미술 전승채색화(민화)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이해하고 참고해 정진해서 우리 전통미술 전승채색화를 자리매김시켜 세계만방에 떨치기를 비는 마음에 소임을 감당하며 연재를 시작한다. 이번호에는 민화를 하는데 기본이 되는 재료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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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붓

① 붓의 호수
제일 큰 것은 5호 → 제일 작은 것 1호

② 붓촉의 길이
단봉, 중봉, 장봉, 장장봉으로 구분한다.

③ 붓의 종류
•초필 – 책을 베끼기에 알맞다.
•선필, 면상필(세필) – 털이 빳빳하고 붓촉이 가늘고 길며 대(大), 중(中), 소(小) 외에 장(長), 소(小)가 있다.
•동양화에 쓰이는 붓 – 붓촉이 길며 탄력이 있다.
•사군자필 – 대, 중, 소가 있다. 강심을 넣어 만들었기 때문에 붓촉이 빳빳하다.
•해서용 붓 – 대해, 중해, 소해(大,中,小)가 있다.
•간필 – 잔글씨및 편지쓰기에 편리하다.
•채색필 – 털이 보드랍고 숫이 많아서 부드럽게 채색하거나 바림(복가시)하기에 좋다.
•산수화필 – 족제비털로 만들어 힘이 좋고 눕히면 잘 일어선다. (장류 : 사슴 겨드랑이 털로 만든 것)
•동붓 – 붓끝을 날카롭게 깎아서 쓴다.
•평필 – 넓적한 붓으로 종이에 물을 바를 때나 물감을 ì¹  할 때 삼묵법으로 할 수도 있다(1치, 2치, 3치, 5치 여러 가지가 있다).
•기타 – 토끼털, 양털, 족제비털, 사슴겨드랑이털, 기타 동물털 등

※tip. 동물의 털은 털끝이 반투명으로 되어 있다(이 부분을 수모라고 한다). 붓을 보관할 때에는 잘 빨아서 붓촉을 정돈하여 보관한다. 붓끝이 닳은 몽당붓도 긴하게 쓸데가 있으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

④ 붓의 구조
•산수필 – 장류
•즉모필 – 부드러운 선 그리기용
•삭용필 – 단단한 선
•면상필 – 가는 선용
•부이용 – 몰골필(장류필) 수묵화에 사용
•채색필 – 부드러운 양모(수분을 충분히 담아야 사용하기 쉽다)
•우취필 – 바림(선염), 필(바림할 때 사용하는 붓으로 짧다.)
•물감 브러쉬 – 양질의 양모
•도사 브러쉬(평붓) – 바탕용의 포수에 사용
•쉴세모 – 사슴 등의 단단한 털(말린 상태에서 사용하고 바림이나 얼룩에 편리하다.)

⑤ 붓의 선택법
•붓은 끝이 가지런하고 쓰는 도중 갈라지지 않는 것이 좋다.
•붓 허리가 튼튼하고 중간에서 구부러지지 않는 것이 좋다.
•화구나 먹이 붓에 머무르지 않고 종이에 잘 그려지는지 시험해 본다.

⑥ 붓의 손질
사용한 후에는 물에서 필근까지 깨끗이 씻어 붓끝을 정돈하고 수분을 잘 빼서 건조시킨다.

2. 벼루

벼루는 만주지방 요녕성의 심양에서 나는 단계석으로 만든 벼루를 최고로 친다.
자색, 대자색, 황색, 녹색의 것 중에서도 자색을 상품으로 친다.

① 우리나라 벼루돌 산지
•평안북도 위원의 단계석, 충남 보령(남포석, 백운상석)
•충북 단양, 경남 합천, 경북 안동, 황해도 해주 등

② 좋은 벼루란?
질이 한결같이 고르고 먹과 잘 조화되며 빨아들이는 듯한 촉감이 있고 먹을 갈아도 소리가 나지 않고 쉽게 마모되지 않으며 물이 줄거나 먹물이 겉돌지 않고 붓이 상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tip. 벼루를 쓰고 난 후에는 반드시 먹물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그래야 벼루가 오래 보존되며 먹빛이 맑고 윤이 난다. 벼루에다 먹을 갈 때에는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벼루를 잘 고정시키고 수양하는 마음으로 침착하게 간다(10분~15분).

3. 먹

먹은 3종류로 나뉘며 송연묵, 유연묵, 송연묵과 유연묵을 혼합한 것이 있다.
•송연묵 – 노송이나 뿌리, 관솔 등을 태울 때 생기는 그을음을 아교로 굳힌 것이다(약간 청색을 띠고 있으므로 청묵이라 한다).
•유연묵 – 배추, 무, 아주까리, 참깨 등을 태울 때 나는 그을음을 아교로 굳힌 것이다(갈색을 띠고 있다).

4. 물감

① 성질
•동물성 – 코끼리의 상아(호분), 진주조개, 대합조개의 껍질(호분)
•식물성 – 치자, 쑥, 나무껍질, 감, 포도껍질, 양파껍질 등

※매염제 – 식초, 소금, 백반 등 성질에 맞는 것을 골라 끓인 다음 사용한다. 매염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색이 변한다.

•광물성 – 암석 분말

– 황토색 : 황토흙
– 백색 : 수정, 유리, 석고가루, 백토 등
– 은색 : 아연
– 금색 : 구리
– 운모 : 돌 속에 빛나는 은박지 같은 것, 담묵그림에 부분적으로 칠하면 반짝 반짝 빛난다.
※주의 – 암석, 흙, 기타 등 반드시 열에 가열한 다음 사용해야 변하지 않는다.

② 안채
동물성, 식물성, 광물성 등 화학물질과 섞어 인공적으로 배합해서 만든다.

③ 분류법
•풍선법 – 원료를 곱게 빻아서 가루를 풍선에 날려 고운가루와 거친가루를 선별한다.
•수비 – 물에 가루를 담아서 선별한다.
•수한 – 창호지에 걸러서 선별한다.

※가루가 고울수록 연한색이 되고 거칠수록 진한 색이 된다.

④ 종류와 사용법
•튜브물감(동양화물감) – 아교가 섞여 있어서 수채화 물감처럼 사용한다.
•아크릴 칼라 – 그리고 나면 유화물감처럼 유성의 성질을 띠지만 그릴 때는 수성의 성질이라 물을 사용하며 유화물감에 비해 훨씬 빠르게 건조되는 특징이 있어 유화물감보다는 더 간편하게 사용한다. 유리나 가죽 같은 천, 건물에다 그릴 때 사용한다. 두껍게 바르면 질감효과도 낼 수 있다.

예) 유리 – 고가구 장롱에 붙어있는 유리(아크릴칼라로 할 수도 있지만 벗겨질 위험이 있어 도자기, 타일 등 세라믹 전용물감을 많이 사용함) / 가죽, 천 – 공예품, 계랑한복, 넥타이 등(아크릴칼라로하기도 하지만 뻣뻣해지는 성질이 있어 섬유전용물감(빼빼오, 튤립)을 사용할 수도 있음. 두 가지 용제를 섞어 쓰는 것도 있지만 튜브형으로 나온 것(튤립)이 훨씬 쓰기 편함).

•분말채(분채) – 가루이므로 물과 아교를 섞어서 쓴다.
•봉채 – 막대 모양으로 아교로 굳힌 것이므로 갈아서 쓴다.
•당채 – 목과 같은 형태로 굳혀 있어서 벼루나 용도에 맞게 돌, 막자사발, 사포 등으로 갈아서 쓴다.

※당나라 때 건너온 채색으로서 변하지 않으니(불변색) 그때부터 당채라고 하였다.

•편채 – 소형접시에 물감을 넣어 판다.
•등황 – 등나무 진, 오래된 소나무에 뿌리 밑에 굳혀진 덩어리(유독물체)

5. 기타 용구

•문진 – 종이를 누르는데 쓰이며, 2개 이상 필요(쇠, 돌, 동물뼈 등)
•화포(서포) – 그림 그릴 때 밑에 까는 천(모포, 펠트, 융 등)
•세필통(필세) – 물통 : 플라스틱제품, 자기로 된 것, 원형, 사각형 여러 가지 다양하다.
•채색 접시 – 크고 작은 여러 가지를 20~30개 준비한다. 단, 흰색으로 해야 색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유탄(목탄) – 가느다란 버드나무가지를 골라서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다섯 치나 여섯 치 정도의 길이로 잘라서 이를 종이에 둘둘 말아 ê¼­ 묶는다. 이를 숯불 위에 놓고 한참 태우면 버드나무 가지가 타는데, 이를 숯으로 만든 상태를 말한다.
•탈지면 – 목탄가루를 털어 낼 때에 쓰인다(혹은 식빵).

※그 밖에 연적, 붓발, 물걸레 등이 있어야 한다.

박수학 profile

박수학*대한 명인 62호
*한국전통민화연구원
*(사)한국미술협회 전통공예분과 자문위원
*대한민국 전통공예협회 및 전북 전통공예인 협회 고문
*한일미술교류회 부회장
*(사)한국민화협회 지도자과정 수료
*조자용 기념사업회 제1회 대갈문화상(작가부분) 수상
*(사)한국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 회원
*한국민화창작회 및 가회민화아카데미 회원

 

※다음호에는 문방사우(文房四友 : 지(紙), 필(筆), 연(硯), 묵(墨)) 가운데 종이에 대해 소개하고, 아교의 성분 및 사용 방법을 다룰 예정이다.

저자에 관하여

월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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