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가구 런칭한 리빙 브랜드 퍼민(FURMIN) 대표 – 조은정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조은정 대표는 역사와 함께 공존하는 리빙 스타일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그런 그녀가 민화를 배우고, 소목장과 협업을 시도하면서 4년여의 준비 끝에 리빙 브랜드 ‘퍼민’으로 민화가구를 런칭했다. 퍼민은 한국의 민화가 어떻게 현대 주거공간에 녹아들 수 있는지에 대해 무게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한국의 역사와 예술을 담은 브랜드가 삶에 깊숙이 자리 잡기를 누구보다 갈망해왔습니다. 민화가구를 시작으로 그 꿈을 실현해가고 있는 중이에요. 저는 근대의 바우하우스의 이념이나 윌리엄 모리스의 디자인 운동이 오늘날 현대인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서 늘 안타까웠습니다. 우리는 왜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역사와 공존하는 동시대적 감각을 리빙 스타일로 제안하지 못하는지 말이죠.”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조은정 대표는 부드러운 미소 뒤에 확신에 찬 어조로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리빙 스타일에 대한 철학을 밝혔다. 그녀는 한때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찾아내는 헤드헌터였다. 일자리를 옮기는 수많은 사람들과 상담을 거듭하며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에 평생직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새로이 눈을 돌린 분야가 바로 학부시절부터 공부해온 가구 디자인이었다. 그녀는 동아대학교 공예학과와 동대학원 목조형 가구학과를 졸업했으며, 덴마크 국제가구디자인 연수 프로그램(DIS), 미국 샌프란시스코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의 인테리어 과정을 수료한 바 있다. 새 출발을 위해 한국의 좌식생활을 재창조하는 리빙 브랜드를 구상하던 중 민화를 발견했다.
“민화는 조선 후기의 문화가 집약된 생활미술이라고 생각해요. 19세기에 숨겨진 보물인 민화야말로 대를 이어 물려줄 타임리스(Timeless) 가구에 어울리는 디자인이었죠.”
2017년부터 문은영 작가의 지도 아래 민화 작가로서 활동하면서, 부드러운 색감과 생산력을 높일 수 있는 린넨 제작과 디지털 프린팅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많은 발품을 팔았다. 또 전통 목가구에 사용된 ‘짜임’처럼 못을 치지 않는 결부 기법이 가구의 견고함을 담보한다고 믿어, 국가무형문화재 소목장 이수자 김재열 선생을 설득하는데 갖은 애를 썼다. 협업 과정은 녹록지 않았지만 조은정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작년 9월 소목 가구와 민화가 어우러진 리빙 브랜드 퍼민(FURMIN: Furniture+Minhwa)을 설립해 가구라인을 출시했다. 김재열 선생은 현재 경기도 광주에 있는 공장에서 모든 제품의 짜임을 직접 제작한다.

민화와 견고한 짜임의 콜라보, 퍼민 스타일

퍼민의 가구라인은 일월오봉도, 책거리, 화조도 등이 장식된 사방탁자와 파티션, 소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여 가지의 패턴으로 디자인되어 취향과 공간에 따라 활용될 수 있다. 모든 제품은 100% 원목과 린넨, 천연 오일 마감의 친환경 가구이다. 퍼민은 현재 신제품 라인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목가구뿐 아니라 조명, 의자, 패브릭 등을 포함한 리빙·인테리어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퍼민의 비전과 자세한 상품 소개는 유튜브 채널 ‘FURMIN’과 블로그(blog.naver.com/euny1524)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은정 대표는 올해 서울에 쇼룸을 오픈하고,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는 물론, 프랑스 메종&오브제 등 해외의 인테리어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가볍고 단단한 가구는 사람과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다면 쉽게 버려지지 않죠. 앞으로도 역사를 담은 리빙 스타일로 민화의 아름다움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라인의 제품을 개발하고, 민화 작가들과도 협업할 생각이에요.”
전문성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리빙 제품시장에 힘찬 첫 발을 내딛은 퍼민. 단지 일상공간을 꾸미는 가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상상하고 기억할 수 있는 스타일이 되길 바란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장소협찬 세이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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