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회 제2회 회원전 – 민화, 삶의 여유를 배우다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
유교경전의 하나인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이 말을 곱씹으면 배움의 단계에서 즐길 수 있는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깨닫게 된다. 민화를 즐길 줄 아는 조은희 작가는 뭐든 즐기려면 여유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녀를 따라 민화를 그리며 삶의 여유를 갖게 된 민유회가 2년 만에 회원전을 개최한다.


“요즘 민화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공모전 출품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민화를 잘 그리려고 경쟁하느라 그리는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좀 안타까워요. 민유회는 전시에서 뛰어난 작품을 남들에게 내보이는 것이 아니라, 민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여유와 즐거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조은희 작가의 제자들로 구성된 민유회民裕會(회장 박현우)가 오는 12월 17일부터 12월 23일까지 서울 서초동의 한전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제2회 민유회展-시간의 끝자락에 色을 입히다>를 펼친다. 민화를 여유롭게 즐기자는 의미를 담은 민유회의 전시에는 조은희 작가를 포함한 20명의 회원들이 2폭으로 된 가리개[曲屛] 형식에 맞춘 재현민화와 병풍 등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약 80평의 전시실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려 다양한 연말 행사와 함께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은희 작가는 민유회의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김애련 회원의 <모란도 10폭 병풍>을 꼽았다.
“이 작품은 작가가 딸의 가야금 공연 무대를 위해 준비한 것이에요. 궁모란도는 민화를 배울 때 많이 그리는 화목이지만 엄마의 사랑이 더해지면 작품에 새로운 이야기가 생깁니다. 이번 회원전 테마를 ‘가리개’로 정한 것도 낱폭보다 작품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민화를 벗 삼아 담담히 걸어가는 길

민유회는 2008년부터 용강중학교 평생교육 민화반에서 조은희 작가에게 민화를 배운 학부모와 일반인으로 구성된 단체로, 서울시교육청의 지원으로 운영된 민화반은 현재 조 작가의 제자가 이어받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립전은 2017년에 개최됐다.
“회원들 수준은 천차만별인데, 취미로 배우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아 전시를 부담스러워 하죠. 화요반은 퇴직교수들로 이루어졌고, 목요반은 직장인들 위주로 구성되어있어 같은 반이 아니면 회원들은 잘 모르는 사이일 수밖에 없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두 번째 전시를 마련하게 되어 기쁨이 배가 됩니다.”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책거리를 주제로 논문을 쓰기도 한 조은희 작가는 2000년도 초반에 박수학 작가를 사사했다. 그녀는 재료와 기법이 친숙했지만 민화가 배울수록 어려웠다며, 수업시간에 틈틈이 들었던 민화 이론이 창작을 위한 자양분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직접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민화를 더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창작 작업이 늘어나길 바라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즐기는 과정에서 순수한 창작욕이 비롯되는 것 아닐까요? 지금처럼 욕심내지 않고 민화를 벗 삼아 정진하여 다음 전시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글 강미숙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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