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회 – 끝없는 정진의 자세로 한걸음 한걸음

민선회는 김정임 작가와 제자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민화 단체다. 전통민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민선회는 최근 활발한 공모전과 수상 및 전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민선회는 김정임 작가와 제자들이 본격적인 민화 활동을 펼치기 위해 2014년 발족한 민화 단체다. 지도 겸 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임 작가를 중심으로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총 1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단체로 신생 단체답지 않은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는 김정임 작가가 유럽의 민화라 할 수 있는 포크아트 작가이자 지도자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인연을 맺은 제자들을 기반으로 탄생한 단체이기 때문이다. 김정인 작가에게 포크아트를 수학하던 제자들이 스승이 그린 민화를 보고 우리 민화 특유의 매력에 빠져 민선회가 탄생한 것이다.

동·서양 기법의 융합

민선회는 전통민화라는 토대 위에 김정임 작가가 개발한 독특한 화풍을 추구하고 있다. 김 작가는 한양대 미대를 졸업한 뒤 포크아트를 비롯해 민화, 꽃공예, 장식예술, 포슬린아트, 디자인 실기교사 자격증 등 다양한 미술 및 공예 분야를 섭렵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민화에 동·서양의 기법을 조화롭게 적용하며 현대적인 색감을 살리고 있다. 특히 30여 년 동안 그려온 포크아트의 고풍스러움과 섬세함을 우리 민화에 녹여내고 있으며, 이 독창적인 기법을 아낌없이 회원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회원들 역시 1년에서 10년 이상 포크아트를 그려온 터라 거부감 없이 민화를 습득하고 그리면서 민선회만의 화풍을 완성시키는 중이다. 민화만 놓고 봤을 때 비교적 짧은 경력임에도 여러 공모전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한 회원이 대다수인 민선회 회원들이 민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코 이루어 낼 수 없는 성과이며 전통 민화라고 해서 온전히 우리 방식으로만 그렸으랴. 동·서양의 전통미술을 조합하는 독창적인 화풍 역시 민선회 회원들이 관객과 심사위원에게 극찬을 받는 이유이다.
김정임 작가는 민선회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를 담담하지만 힘 있는 어조로 밝혔다. “우리 민화의 전통을 계승하되 단순히 따라 그리는 것이 아니라 포크아트 등 서양 미술에서 습득한 기법과 색을 작업에 활용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심미성, 독창성, 합목적성 등을 추구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회원 각자의 지속가능한 개성을 살리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그려가고 있어요.”

끝없는 배움의 자세

민선회의 가장 큰 저력은 무엇보다 끝을 모르는 학구열이다. 이는 ‘죽을 때까지 자기 계발’이라는 단체의 좌우명에서도 엿볼 수 있다. 회원들을 지도하는 김정임 작가는 솔선수범해서 평소 미술 및 민화이론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다른 미술과 공예 기법을 계속 연구하며 민화에 적용하거나 콜라보할 수 있는 것은 회원들과 공유하고 지도한다. 김 작가는 회원들에게 단체에서만 배우지 말고 열린 마음을 갖고 나아가서 다양한 공부를 하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회원들 역시 자신만의 민화를 발전시키는 일에 도움이 된다면 새로운 미술이나 이론을 배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실제로 자신의 작품을 직접 표구하고 싶었던 회원들이 김 작가의 소개로 표구 수업을 듣고 익힌 기술로 회원전의 작품들을 표구하기도. 그밖에도 리빙아트, 안료, 전통공예 등 다양한 수업을 민선회 활동과 병행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민선회는 전통민화의 답습에 멈추지 않고 그 이름처럼 끝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김 작가의 밑에게 포크아트를 7년, 민화를 3년 정도 배우고 있는 강주선 회원은 “자기한테만 배우지 말고 다른 공예 수업도 듣고, 다른 그림도 그려보라고 추천하는 선생님이 흔하지는 않지요. 오랫동안 밑에서 배우고 그리면서 민화를 보는 시각 자체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넓어졌어요. 시각이 넓어지니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고 저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어서 재미있게 그리고 있습니다.”며 김 작가의 지도 방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회원들의 부담을 최소화한 전시

민선회는 지난 3월 도봉구민회관에서 열린 첫 번째 회원전 <한국민화 유럽민화와 만나다>를 통해 그 존재를 민화계에 알렸다. 이 전시는 아름다운 우리 궁중민화와 유럽과 북미에서 실용미술로 인정받는 포크아트를 함께 전시하여 또 다른 볼거리와 이야기를 만들어보고자 마련되었다. 회원 40명이 참여하여 한국민화 40점과 포크아트 50점 등 총 90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동양과 서양의 대중미술이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비교해 볼 수 있고 포크아트 특유의 장식성과 실용성, 우리 민화의 상징성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어우러진 좋은 전시라는 평을 받았다.
민선회는 쉬지 않고 곧바로 지난 5월,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내 갤러리인 서부공간의 초대전으로 두 번째 회원전 <동행>과 김정임 작가의 개인전 <만남Ⅱ>를 동시에 개최했다. 갤러리 측에서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특별한 전시를 찾던 중 우리 민화 속에 담긴 이야기에 주목하여 김 작가에게 전시를 의뢰한 것. 김 작가의 작품 14점을 포함해, 회원 23명이 참여해 총 55점의 민화를 선보였다. 갤러리를 민선회의 독창적인 색감과 우리 고유의 멋과 의미로 가득 채우며 딱딱하기만 할 것 같은 법원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전시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두 번에 걸친 회원전 모두 초대전의 성격으로 대관료가 부담이 크게 없었던 것이 특징이다. 심지어 두 번째 전시는 대관료, 도록 제작 및 배송, 다과까지 지원받아 회원들은 말 그대로 작품만 준비하면 되었다고. 이는 김 작가의 남다른 배려와 노력 때문이다. “회원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주고 싶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개인 작업과는 또 다른 동기 부여가 되고, 그 성취감이 곧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지요. 다만 회원 중 주부가 많은 관계로 전시에 들어가는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회원들이 더욱 많은 전시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 걸쳐 노력하고 있어요.”

본격적인 활동의 서막

민선회는 두 번의 회원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이를 기반으로 더욱 활발한 민화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단체를 발족한 뒤 성급하게 회원전을 열지 않고 3년이라는 기간 동안 탄탄하게 내실을 다지며 실력을 쌓고 나서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는 것이다. 민선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전부터 오랫동안 인연을 맺고 있던 회원들인 만큼 서로간의 우정이 돈독하며, 민화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회원들과 김 작가의 깊은 인연을 토대로 모든 이에게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도 민선회만의 자랑이다. 모든 행사의 진행 과정과 단체 재정상황을 회원 모두에게 공개하며, 민선회라는 이름 역시 회원들의 투표로 정했다고. 3개월마다 정기 모임을 가지면서 민화를 활용한 봉사 활동, 전시 등을 논의하고 민화와 관련 이론에 대한 스터디도 꾸준하게 하고 있다. 다가올 가을에는 책거리 및 책가도라는 테마로 단체전을 준비 중이다. 전통민화와 함께 회원 각자의 창작민화까지 선보일 예정. 하나의 테마 안에서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김 작가와 회원 모두 땀 흘리며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의 문화 취약 계층을 위한 다양한 봉사 활동이나 재능기부를 계획하고 있다. 물론 단체의 실력을 더욱 쌓기 위한 노력도 쉬지 않고 있다. 김 작가는 그의 뒤를 따라 포크아트 및 민화 작가이자 지도자로 성장하려는 회원들이 많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기쁜 마음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전수할 생각이다. “단체를 이끌면서 교육 활동, 제 개인 작업까지 병행하려니 힘에 부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어가고 우리 민화에 대한 애정이 커가는 회원들을 보며 제 마음은 언제나 뿌듯해요. 앞으로 저를 비롯해 민선회 모두 힘이 닿는 데까지 자기 계발과 민화 발전을 위한 노력을 쉬지 않을 겁니다.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끝없는 정진의 자세로 나아가는 민선회의 모습을 보며 언젠가 우리 민화의 발전을 이끄는 단체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글 방현규 기자 사진 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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