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다스리는 용장군도 초본

도1 용장군초, 지본수묵, 목아박물관 소장 ⓒ목아박물관



민간신앙에서의 용은 물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신령한 짐승으로 여겨졌다.
특히 농경민족인 우리 민족에게 물을 다스려 비를 내리게 하는 용은 아주 중요한 존재로 여겨져 신으로 모셨다. 그러나 용은 비를 내리는 역할만 하지는 않았다. 이번 시간에는 용장군도 초본을 통해 우리 민족의 용신 신앙을 살펴보고자 한다.

글 이다정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


용장군도 초본을 살펴보자

이번에 소개하는 용장군도 초본은 목아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도1). 한지에 그려진 이 초본을 살펴보면 세로로 긴 사각형으로 틀을 구획하고 그 안에 인물을 묘사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왼쪽 가장자리 중앙에는 ‘용장군초’라는 명문이 적혀있어, 그림 속 인물이 용장군임을 알 수 있다.
초본 속 용장군은 정면을 바라보고 의자에 앉아서 칼을 짚고 있는 모습이다. 용장군의 얼굴을 살펴보면 눈은 둥글고 부리부리하며, 삐죽삐죽하고 긴 눈썹과 수염이 얼굴을 덮고 있다. 귀는 길게 내려와 있고 귀 위에는 둘로 갈라진 뿔이 있다. 용장군의 의복을 살펴보면 여의주가 있는 관을 쓰고 구군복과 같은 형태의 복장을 착용한 것을 볼 수 있다. 인물 뒤편 배경에는 2장의 휘장揮帳이 있는데 휘장은 양 옆으로 갈라져 중앙 부분이 묶여있는 형태로, 마치 현대의 커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휘장과 휘장 주름의 형태는 단순하게 묘사되어 있다.

도2 용장군님존위 무신도, 지본채색, 86×51㎝, 조선민화박물관 소장 ⓒ조선민화박물관

‘용장군님존위’ 무신도와 용신신앙

조선민화박물관에는 목아박물관 소장 용장군도 초본을 바탕으로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용장군님존위’ 무신도가 소장되어 있다(도2). 조선민화박물관 소장 ‘용장군님존위’ 무신도를 살펴보면 검은색 선으로 사각형의 공간을 구획하고 그 안에 붉은색과 푸른색이 조화된 의복을 입고 푸른색 칼을 짚고 앉아있는 인물을 화면 중앙에 배치하였다. 무신도 아랫부분에는 ‘용장군님존위’라는 명문이 푸른색으로 쓰여있어 무신도 속 도상이 용장군임을 알 수 있다. 용장군의 의복에는 황색으로 당초무늬와 원 안에 구름이 그려진 문양이 표현되어 있고, 소매 부분에는 푸른색으로 채색된 삼각형이 연결되어 있는 무늬를 장식하였다. 인물의 삐죽삐죽한 눈썹과 수염, 소매 그리고 귀 윗부분의 뿔은 흰색으로 채색되었으며, 입술은 붉은색으로 채색되어 있다. 머리에는 여의주와 화염이 표현된 푸른색 관을 쓰고 있다. 인물의 뒤편 배경에는 황색 휘장이 있는데 목아박물관 소장 용장군도 속 휘장보다 간략하게 묘사한 것을 볼 수 있다.
용장군은 용신龍神을 이르는 것으로, 용신에는 용왕, 용왕부인, 용장군, 용궁애기씨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용신을 그린 무신도는 목아박물관, 조선민화박물관과 가회민화박물관을 비롯한 많은 박물관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있는 마을제당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을 제당에서 용신을 모실 때는 일반적으로 용신을 그린 무신도를 마을 제당에 모셔놓고 정월 초 등 길한 날을 정해 제사를 지냈다. 그렇다면 용신은 왜 무속신앙에서 신앙대상이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용은 물을 다스리는 능력으로 인해 수신으로 신앙되면서 많은 용신신앙龍神信仰을 발생하게 하였다. 특히 마음대로 비를 오게 하거나 멈추게 할 수 있는 조화능력을 지닌 수신으로 신앙된 용은 가뭄 때 비를 기원하는 대상신이 되어주었다. 한편 용은 농경민들에게 뿐만 아니라 어민들에게 있어서도 어로신앙漁撈神仰의 중요한 대상으로서 숭배되어왔다. 그 이유는 용이 바다 밑 용궁에 사는 용왕으로 전승되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민들은 용왕에게 안전과 풍어豊漁를 기원하기 위해 용왕제·풍어제를 지냈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 소장되어 있는 용신의 형태는 어떤 모습일까. 다음 시간에는 전국에 있는 다양한 형태의 용신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를 통해 목아박물관 소장 용장군도 초본과 조선민화박물관 소장 ‘용장군님존위’ 무신도가 어느 지역의 무신도였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 겨울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확률이 40%라고 한다. 봄 가뭄 때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나서서 용왕님께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는데, 이러다 기설제祈雪祭를 지내겠다고 나설지도 모르겠다.


이다정 |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

백석대학교 기독교박물관 학예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성백제박물관 학예연구원, 가회민화박물관 객원연구원이다.
월간민화 창간호부터 민화 초본에 대한 칼럼을 기고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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