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시. 박철
그림. 조여영


당신은 선장이고 나는 뱃놈이로세 뱃놈이로세

선장을 잘 만나면 새우잡이도 그리 즐겁다 하네 즐겁다네

배부른 바다가 내 팔에 안겨 낮잠을 자네 낮잠이라니

입가에 침처럼 미소가 흐르는 동안 피부도 살아나고 마음이 꽃필 때

가슴이 한껏 부풀어오를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얼굴을 디밀 때

멀리 나는 기러기가 푸덕 두 번 나를 향해 손짓하는 것을 나는 모르네 전혀 모르네

만산홍엽이 빌딩 숲 가득하여 나는 신안아파트를 나와 무작정 걷네 걸어서 가네


<황진이와 문화소녀1>, 2020, 캔버스에 먹, 혼합재료, 100×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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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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