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도巫神圖는 민화인가?

최근 ‘무신도를 민화로 보는 것이 옳으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번 시간에는 무신도 초본을 민화 초본으로 다뤄야 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해보고자 한다.


무신도는 무엇일까

필자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지면을 통해 많은 민화 초본을 소개해왔다. 그중에서 가장 다수를 차지하는 초본이 바로 무신도 초본이다. 무신도 초본은 또한 현재 남아있는 민화 초본 가운데 가장 많은 초본이기도 하다. 무신도 초본이 가장 많이 현존하는 이유는 무신의 종류가 다양했기 때문에 많은 수의 도상이 필요했고, 훼손 등 다양한 이유로 교체 주기가 잦아 많은 양을 그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수의 무신도 초본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무신도의 정의를 내려야 한다. 무신도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무속 신앙에서, 믿고 받드는 신을 그린 그림’이라고 정의되어 있으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무속신앙에서 섬기는 신들을 그린 종교화’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를 보면 전자와 후자 모두 무신도를 종교화의 일종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종교화는 민화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일까?

민화의 범주와 분류체계를 살펴보자

민화 초본에 관한 연구를 하기에 앞서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바로 민화의 정의와 그 범주이다. 그러나 현재 ‘민화’라는 명칭을 비롯한 민화의 정의에 대한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이고, 민화의 범주 또한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민화의 범주와 민화를 분류하는 방식에 대한 대표적인 의견을 정리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

용어 정립과 분류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요약해 보면 민화는 ‘장식적 필요에 의해 그려진 그림으로서 토속신앙과 세계관이 반영되고 있고, 집단적 감수성의 표현이면서 일정한 본에 의해 반복적으로 그려진 그림’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제 이 정리를 무신도에 적용해보자. 무신도는 신당神堂을 ‘장식하기 위해’ 그려진 그림이다. 그리고 ‘무속’이라는 ‘토속신앙과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고, ‘신앙’이라는 ‘집단적 감수성’이 표현되어 있으며, ‘초본’을 활용하여 같은 형태의 무신巫神을 ‘반복적으로’ 그린 그림이다. 이를 통해 무신도 또한 민화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무신도 초본 또한 민화 초본의 한 종류로 인식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민화에 관한 연구는 야나기 무네요시라는 외국인에 의해 시작되었고, 우리 학자들이 민화를 연구한 것은 1970년대에 들어와서야 시작됐다. 이 시기 조자용, 김철순, 김호연 등 민화 연구가 1세대들에 의해 기초적인 단계의 민화 연구가 이뤄졌고, 이후 연구 주제의 세분화 과정을 거쳐 다양한 분야에서 민화를 응용한 연구 성과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아직도 민화의 정의나 분류와 같은 기본적인 내용의 통합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모든 학문은 그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 아무리 화려하고 좋은 성과라 할지라도 그 기초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사상누각砂上樓閣에 불과할 것이다. 아직 민화 연구는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글 이다정(가회민화박물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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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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