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민화집 Ⅰ

국내 유수의 뮤지엄, 컬렉터가 선정한 명작


가회민화박물관 ● 소상팔경도, 구운몽도
경기대학교소성박물관 ● 십장생도, 요지연도
국립민속박물관 ● 화훼문방도, 화조고사도
국립중앙박물관 ● 까치와 호랑이, 화조도
김세종 ● 호죽도, 용
서울공예박물관 ● 자수 기명절지도, 백자 청유 호랑이그림 접시



전국 박물관 및 컬렉터들이 엄선한 민화 작품으로 창간 8주년을 맞이한 월간민화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해왔다.
4월과 5월,두 달에 걸쳐 길상과 풍요, 사랑이 가득한 명작을 총 22점 소개할 예정이다.

정리 월간민화 편집팀


가회민화박물관

<소상팔경도> 8폭 중 부분, 19세기, 지본채색, 각 70.5×30.5㎝,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구운몽도>, 20세기, 지본채색, 84×30㎝ 가회민화박물관 소장





윤열수 / 가회민화박물관 관장


소상팔경도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고려 시대로, 왕실에서 그림과 시의 소재로 많이 다루어졌다. 홀수 폭에는 안개 낀 산사에서 들려오는 저녁 소리 산시청람山市晴嵐을, 짝수 폭에는 강안에 내리는 저녁 하늘의 눈 강천모설江天暮雪을 나타낸다. 사실성보다는 풍경이 지니는 이상적 상징성을 표현한 그림이다. <구운몽도>는 소설 구운몽에서 성진 스님이 팔선녀를 만나는 ‘석교 장면’을 보여준다. 필법이나 구도가 빈틈없으며, 특히 강한 채색의 색조가 도드라진 작품이다.

경기대학교소성박물관

<십장생도>, 19세기 후반, 종이에 채색, 107×417㎝, 경기대학교소성박물관 소장



<요지연도>, 19세기 후반, 종이에 채색, 158×435㎝, 경기대학교소성박물관 소장


배대호 / 경기대학교소성박물관 학예팀장


높은 산 사이로 붉은 해가 떠 있고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하다. 나무 아래 오솔길을 따라 불로초가 가득 피었고 그 사이로 사슴들이 노닌다. 바위 사이로 폭포가 떨어져 바다로 흐르고 거북은 서기를 내뿜는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도 갈 수 없는 영원한 세계를 화려한 색채로 세련되게 표현한 <십장생도>다. <요지연도> 10폭 병풍에는 무병과 장수의 염원을 담은 이야기가 장대하게 펼쳐져 있다. 우측 중앙 연회장에는 서왕모와 주무왕이 앉아 있고, 음악에 맞춰 선녀와 봉황이 춤을 추고 있다. 여러 신선이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여드는 모습이 참으로 흥겹다.

국립민속박물관

<화훼문방도>, 20세기 초, 면본채색, 140×431.8㎝,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화조고사도> 6폭 중 부분, 20세기 초, 지본채색, 147×268.4㎝,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김윤정 /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유물과학과 학예연구관


<화훼문방도>의 홀수폭에는 보병寶甁에 꽂은 모란과 연꽃을, 짝수폭에는 서수영모瑞獸靈毛와 장수, 다산을 의미하는 복숭아, 석류 등을 그려 넣었다. 세필로 그려넣은 기물의 표현이나 평면적인 구성은 현대적인 조형미를 보여준다. <화조고사도>는 화면을 2단으로 구성하여 화조와 고사故事를 합쳐놓은 작품이다. 강태공, 상산사호商山四皓, 도연명 등 중국 고사 속의 인물이야기와 행화촌杏花村, 오류촌五柳村, 한산사寒山寺 등의 전설적인 장소들이 등장한다. 구불구불 개성적인 필치는 반 고흐의 작품을 연상케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신재현申在鉉, <까치와 호랑이 虎鵲圖>, 조선 19세기-20세기 초, 종이에 색, 89.0×55.7㎝,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2021년 이건희 기증)






김창익金昌益(20세기 중반 활동), <화조도>, 20세기, 종이에 색, 139.9×67.8㎝,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화조도 뒷면 제1-2폭


이재호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까치와 호랑이>는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호작도 중 신재현의 낙관이 있는 것과 매우 닮아 그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제작연도와 작가를 짐작할 수 있는 희귀한 호작도로, 붓으로 그렸지만 목판화를 떠올리게 한다. 소나무, 매미, 불로초를 그려 불로장생不老長生에 대한 염원도 담았다. “바람 소리는 천리 밖에 들리고, 포효하는 소리는 바위를 깨뜨리네[風聲聞於千里, 吼蒼崖而石裂].”라는 글이 호기롭다. 그림 오른쪽 하단에 ‘병자 팔월 이십일’이라 표기됐는데, 이 해는 1876년일 가능성이 있다. <화조도>는 1950년대에 강원도 강릉 지역에서 활동한 취소翠巢 김창익의 작품으로 전해진다. 병풍 뒷면에는 허목許穆이 삼척부사로 재직할 때 해일을 잠재우기 위해 세운 <척주동해비陟州東海碑>의 전서체 비문을 옮겨 썼다.

김세종

<호죽도虎竹圖>, 17세기, 지본채색, 112×72㎝, 개인 소장






<용>, 18세기, 지본채색, 106.5×63.5㎝, 개인 소장





김세종 / 평창아트 대표


호랑이와 대나무가 그려진 <호죽도>는 조선통신사 일행으로 참여한 화원이 일본에서 그린 그림으로 전해진다. 최근 귀향한 귀한 작품이다. 고전적인 화풍 속에서도 역동적인 기운과 친근한 표정이 돋보이는데, 조선 후기 호랑이 회화의 근간을 짐작케 한다. <용> 역시 보기 드문 걸작이다. 용 두상은 무섭긴 커녕 아름다운 색상으로 아기자기하게 그려졌으며 배경인 구름 문양으로 그 미감이 더욱 강조된다. 이 작품도 일본 미술잡지에 많이 소개된 작품이다. 10여년 전에 일본 도쿄에서 구입해 가져온 소중한 우리 문화 유산이다.

서울공예박물관

김윤보 밑그림, 자수 미상, <자수 기명절지도>, 1930년대 경, 비단에 자수, 185×145㎝






버나드 리치(Bernard Leach), <백자 청유 호랑이그림 접시>, 1966, 백자에 청유, 높이 6㎝, 너비 22㎝



제작자의 서명과 제작연도가 표기된 유물 보관상자 안쪽과 접시 외저부의 모습


고미경 / 서울공예박물관 학예연구사


<자수 기명절지도> 4폭 병풍은 평양 화단에서 활동했던 김윤보의 그림을 저본으로 만든 자수 병풍이다. 4폭 위쪽에 ‘浿上 金一齊 寫(패상 김일제 사)’라는 명문과 인장이 확인된다. 각 화폭에는 다양한 종류의 분재盆栽와 화병이 화대花臺 위에 놓여 있다. <백자 청유 호랑이그림 접시>에는 조선 미술품에 등장하는 일월오봉 도상과 호랑이가 묘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물 보관 상자 뚜껑 안쪽에 ‘버나드 리치Bernard Howell Leach, 1887-1979’의 서명과 제작연도 ‘1966’이 적혀 있어 제작자와 제작연도를 확인할 수 있다. 버나드 리치는 동서양 도자 문화를 융합하려 한 저명한 도예가이다. 야나기 무네요시, 아사카와 형제 등과 교류하면서 일본, 한국, 중국을 방문했다. 접시의 문양은 버나드 리치에게 각인된 조선의 이미지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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