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보는 2017 상반기 민화계 이모저모

정치 사회적으로도 ‘격동’의 연속인 가운데 시작된 올 한해도 어느새 반환점에 들어섰다.
올 상반기는 민화계로서도 정치 사회적 상황 못지않게 변화가 심하고 숨가쁜 시기였다.
월간<민화>는 민화계의 활동과 변화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성찰하기 위해 민화계가 상반기에
거둔 결실을 되돌아보는 자리를 특집으로 마련했다.
올 상반기 민화계는 얼마나 열심히 달려왔고, 또 얼마나 많은 것을 거두었을까?

Chapter 1. 2017 상반기를 수놓은 주요 민화 관련 행사

2017년 상반기는 그 어느 해 보다도 분주한 해였다.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행사 이외에 최근 몇 년 사이 새롭게 생긴 큰 규모의 행사까지 상반기에 집중된 까닭이다. 그간 상반기 행사를 대표하던 대갈문화축제와 경주민화포럼에 (사)한국민화협회가 주최한 2건의 매머드 행사가 가세하고 (사)한국민화진흥협회가 주최하는 새로운 민화공모전 ‘제1회 전국민화공모전’까지 더해졌다. 특히 한국민화협회가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K-MINAF)’는 상반기 민화행사의 하이라이트를 이루는 획기적인 이벤트였다. 한마디로 올해 민화계의 상반기는 대형 행사들이 숨 쉴 틈 없이 이어진 숨가쁜 시기였다. 올 상반기 민화계를 수놓은 굵직한 행사를 되돌아본다.


민화계 신년을 여는 민화 큰 잔치

제4회 대갈문화축제


지난 2014년, 첫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민화계의 신년벽두를 장식하는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대갈문화축제’가 어느새 4회를 맞아 어김없이 민화계 2017년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조자용기념사업회(회장 김종규)가 민화계의 중조 대갈 조자용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이 행사는 올해도 1월 1일부터 1월 8일까지 서울 인사동의 가나인사아트센터 전관에서 화려하게 열렸다. 1월 2일 열린 오픈행사에는 내외귀빈이 가득 자리를 메운 가운데 진행된 개막식에서는 조자용문화상 시상식에 이어 김덕수사물놀이패의 흥겨운 공연이 이어졌다. 주요전시로 현대민화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사)한국민화협회 후원전, 길상문화조형전, 추상민화전, 전국초등학교민화그리기대회 수상작 전시회 등이 가나아트센터 전층에서 계속되었고, 특별행사로는 한국민화학회가 주관한 학술세미나가 개최되었다. 행사는 석전대제 이수자 원재식 씨가 집전한 조자용선생 기제사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민화계 위상 한 단계 끌어올린 학술축제

제6회 경주민화포럼

한국민화센터(이사장 윤범모)가 주최하는 경주민화포럼은 어찌 보면 민화계 최초의 매머드 행사로서 민화계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선구적인 행사라 할 만하다. 첫 회 행사 이후 매년 3월에 열렸으나 올해는 같은 달에 열리는 (사)한국민화협회 주최의 ‘한국민화페스티벌’과의 중복을 피해 일정을 대폭 앞당겨 2월 24일에 열었다. 회기 중간에 새로운 이사장이 취임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해서 성공적인 개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으나 규모가 약간 축소된 대신 내실이 대폭 강화되는 등 변신에 성공함으로써 민화계 일각의 우려를 기우로 돌려버리며 새로운 변모를 예고했다. 올해는 ‘채색문화와 작가정신’을 주제로 민화학자른 물론 다른 분야의 인문학자와 작가들이 다양하게 연자로 나서 호평을 받았다. 6회를 치른 저력이 새삼 돋보인 매머드 행사였다.


새로운 민화계의 대표행사로 자리잡다

제2회 민화인의날, 한국민화페스티벌

지난해 3월 첫 회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민화인의 날, 한국민화페스티벌’이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더욱 화려하고 성대한 모습과 규모로 치러져 명실상부한 민화계 최대의 행사로 자리잡았음을 내외에 선언했다. 3월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민화계는 물론, 학계와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수많은 인사들이 내빈으로 참석하고 4백여 명의 민화인들이 주인공으로 참석해 유례없는 성황을 이루었다. 행사는 대한민국전승문화재와 전통문화재 임명식과 공로상, 감사패 등을 수여하는 시상식에 이어 세미나, 만찬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행사를 주최한 (사)한국민화협회(회장 엄재권)의 한층 강화된 역량을 내외에 과시한 행사이기도 했다. 실제로 협회는 이 행사를 치른지 한 달 만에 초대형 행사인 ‘제1회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를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민화계 최대 단체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민화시장 형성 위한 역사적인 첫 걸음

제1회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

‘민화시장’의 형성은 현대 민화화단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의 하나로 꼽혀온 문제였다. 민화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동시대를 대표하는 미술의 한 장르로 당당하게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다른 미술작품처럼 시장에서 ‘거래’ 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 문제는 민화계 최대 단체인 (사)한국민화협회(회장 엄재권)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계획해온 행사였다. 문제는 최소 150여개의 부스가 분양되고, 일반인 관람객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얼마나 효과적인 홍보가 이루어질 수 있느냐, 나아가 얼마나 많은 작품이 거래될 수 있느냐 등 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라는 점에서 성공적인 개최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협회는 송창수 수석부회장을 대회운영위원장에 위촉 체계적인 준비에 나서고 대외 인사인 김종규 한국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을 대회장에, 유명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씨를 홍보대사에 임명하는 한편, TV와 라디오를 비롯 모든 매체를 동원 홍보에 총력을 기울여 결국 행사를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치러내는 데 성공했다. 행사장을 찾은 인구는 5천여 명에 달했고 작품의 판매도 기대 이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 행사를 통해 민화가 현대인들의 욕구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예술상품이라는 사실이 증명돼 민화 자체의 위상과 민화작가들의 사기를 크게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가장 큰 의의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민화아트페어는 이미 내년 개최가 확정된 상태로 협회는 더욱 성공적인 개최를 위 준한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탄생한 전국규모 민화공모전

(사)한국민화진흥협회 제1회 전국민화공모대전

이미 민화계에는 전국 규모의 공모전이 5개나 치러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공모전이 또 필요한 것인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없지 않았으나 (사)한국민화진흥협회(이사장 홍대희, 회장 김상철)는 ‘민화공모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언하며 또 하나의 민화 공모전을 선보였다. 이 공모전은 공모전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만, 창립 이후 별다른 공식 행사를 가지지 않고 있던 (사)한국민화진흥협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알리는 첫 공식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협회는 외부인사인 김용권(겸재미술관 관장)씨를 운영위원장에 위촉하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운영 시스템을 발표했다. 우선 출품작의 사이즈를 20호 미만으로 제한, 대작의 메리트를 없애고 심사위원의 수를 대폭 늘리고 심사 참관인 제도를 두어 심과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심사의 공정성을 대폭 강화한다는 점이 그 골자였다. 공모전은 2017년 3월 2일-11일까지 접수되어 3월 21일 심사결과를 발표했고 5월 2일-7일, 5월 17일-23일 2차례에 걸쳐 수상작 전시회를 가졌다. 처음의 우려와는 달리 무려 6백여 점의 작품이 접수돼 규모 면에서는 일단 성공을 거두었고 심사에 대한 잡음도 비교적 적었다는 점에서 첫 행사로는 일단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공모전으로 본격적인 활동의 시동을 건 (사)한국민화진흥협회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Chapter 2. 상반기 전시회 동향

참신한 기획전과 중견작가의 알찬 개인전 어우러지다

본지 월간 <민화>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열린 민화 관련 전시회는 약 110여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본지에 정보가 입수돼 지면에 소개된 전시회만을 합산한 것으로 본지에 실리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전시회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 횟수만으로 보면 지난해와 견주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경향면으로 보면 대규모 그룹전이나 기획전은 다소 줄어든 반면, 중견 작가들의 알찬 개인전이 많았다. 중요한 전시를 일별해 본다.


대형 그룹전과 참신한 기획전

전국 규모 공모전의 수장작 전시회를 제외하면,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대형 기획전은 많지 않았다. 대형기획전으로는 우선 ‘장생을 위한 염원’전은 서울 강서구에 있는 허준박물관이 개관 12주년을 맞아 기획한 전시회다. 민화화단 최고의 원로 파인 송규태 화백과 그의 제자인 원로작가 예범 박수학, 그리고 그들의 가르침을 받은 중견작가 윤겸 황치석 작가가 참여, 각기 개성있고 독특한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민화국제교류협회가 주최한 ‘한국민화창작대작전’은 올해로 7회째를 이어온 전시회로 창작민화를 중심으로 100호를 넘나드는 ‘대작’을 중심으로 꾸며지는 테마전이다. 경기도 여주박물관의 초대전으로 열린 올해 창작민화대작전에는 정하정, 박수학, 이규완, 이정동 등의 대가급 작가 외에도 신진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참신한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한국전업작가회(회장 윤인수) 기획전으로 열린 ‘2017 한국민화조망’전은 한 달 앞서 열린 초대형 전시 이벤트인 ‘제1회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의 여파로 출품작의 수가 예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중량감 넘치는 작가들이 다수 참여, 상반기를 마감하는 의미 있는 전시 이벤트로서 손색이 없는 면모를 과시했다.

그밖에 색깔 있는 참신한 기획전으로 꼽을만한 전시로는 본지 월간 <민화>가 창간3주년기념특별전으로 기획한 ‘한국현대민화 정예작가 시리즈1’을 꼽을 수 있다. 월간 민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상초대전’이라는 새로운 코너를 마련하고 자체 위촉한 미술평론가가 엄정하게 선정한 작가들을 매월 한 명씩 선정 그들의 작품을 소개했다. 4월5일-12일 까지 서울 돈화문로 나락실갤러리에서 열린 이 전시회에는 김소연, 남정예, 문선영, 엄미금, 전소빈 등 5명의 작가가 초대되어 그들의 대표작을 선보였다. 이 전시회는 6월 16일, 대구에 있는 ‘박물관 수’(관장 이경숙)의 별관개관기념특별전에 앙코르 전시로 이어졌다. ‘빛 맑은 바람전’이라는 이름으로 오픈한 이 전시회는 6월 말까지 연장 전시될 만큼 많은 관심을 모으며 전국에서 민화 애호가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하고 있다.

중견작가들의 알찬 개인전 러시

올 상반기 전시회의 큰 특징 중의 하나는 풍부한 관록과 탄탄한 실력으로 우리 민화화단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실력파 중견 작가들의 알찬 전시회가 많았다는 점이다. 노윤숙, 남윤희, 남정예, 민봉기, 송기성, 전소빈, 최옥수, 황치석 등이 그들이다.

3월 신춘 화랑가의 기지개를 켜게 한 장본인은 예송 남윤희와 혜정 노윤숙이다. 첫 개인전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관록을 자랑하는 두 작가는 오래 닦고 감춰두었던 보석을 풀어놓듯 영롱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노윤숙 작가는 화사하고 정제된 컬러로 눈부시게 재현된 화조도로 새 봄을 알렸고, 남윤희 작가는 책거리 8폭 병풍 중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 2폭을 섬세한 관찰력과 상상력으로 완벽하게 복원해 갈채를 받았다.
2월과 5월에 각각 개인전을 가진 남정예와 전소빈은 현재 민화화단에서 가장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작가들이다. 남정예는 특유의 명랑하고 선명한 색감으로 재해석된 민화를, 전소빈은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맑고 투명한 채색과 현대 문명과 콜라보레이션을 이룬 민화의 세계를 선보였다.
민봉기, 최옥수 작가는 탄탄한 실력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안정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가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성실한 작가이다. 이들은 각각 3월12일과 8일 오픈한 전시회에서 특유의 완숙하면서도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황치석은 올해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준 작가이다. 국내에서 2-3회의 전시를 소화하고 6월에는 뉴욕에서 특별전을 갖기도 했다. 그는 특별히 소재 면에서 매우 독특한 작품세계를 지닌 작가인데,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의궤’ 그림으로 재현민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가고 있다. 올해 그의 전시는 의궤와 함께 모사 중심의 전통민화에 집중되었다.
오순경은 무엇보다도 인기 드라마를 통해 민화의 세계를 일반에 널리 알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공로자다. 연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마마’에 이어 최근 화제 속에 방영되었던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도 미술지도를 맡아 예의 섬세하면서도 깔끔한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상반기에 열린 2차례의 개인전은 모두 드라마 사임당을 주제로 한 전시회였다.
끝으로 송기성은 강원도 원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실력파 작가이다. 5월 24일 서울 경인화랑에서 오픈된 그의 개인전 ‘민화 원주 옻 입다’는 제목처럼 원주의 옻을 재료로 그린 ‘옻칠민화’ 전시회이다. 최근 민화 안료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옻을 자유자재로 구사, 놀라울 만큼 완성도 높은 대작을 거침없이 내놓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지방이라는 한계로 미처 드러내지 못했던 송작가의 숨은 저력을 아낌없이 드러낸 기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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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월간<민화>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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