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학원 창학 110주년 개교 70주년 기념 기획전
<조선의 색_아름다움의 생명력을 빛내다>

코로나 사태로 빼앗긴 봄 속에서 민화 화단에 활력을 불어넣을 대규모 옛 민화 전시가 개최된다. 바로 동덕여자대학교가 오는 5월 동덕여자대학교 박물관에서 개최할 특별 기획 전시<조선의 색_아름다움의 생명력을 빛내다>로, 그동안 대중에게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수준 높은 민화, 궁중화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국내 최초로 특수 대학원 내에 민화학과를 개설하고 동덕아트갤러리를 통해 여러 민화 전시를 후원하는 등 민화계와 유례없이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동덕여대의 새로운 프로젝트. 그 의미와 배경에 대해 들어보았다.


지난해 월간<민화>가 주관한 <책거리 Today>전시를 후원하며 민화계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동덕여자대학교(이사장 조원영)의 ‘친민화적 행보’가 최근 들어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올해로 창학 110주년, 개교 70주년을 맞이한 동덕여자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특수대학원 내 민화학과를 설립한데 이어 오는 5월 27일부터 7월 27일까지 동덕여자대학교 박물관 재개관을 기념해 특별기획전 <조선의 색_아름다움의 생명력을 빛내다>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 유물은 <요지연도>, <곽분양행락 도>, <백동자도>, <화조도>, <모란도>, <연화도>, <책가도>, 자수병풍 등 40여점 규모로 그간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박물관측은 타 대학교 박물관을 비롯해 국립민속박물관, 개인 소장가 등과 전시품을 논의 중이며 전시 기간 동안에는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윤진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내로라하는 각계 전문가들이 약 세 차례에 걸쳐 특별 워크숍도 진행할 예정이다. 전남언 학예사는 이번 전시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시 제목을 ‘조선의 색’으로 명명했듯 이번 전시에서는 궁중장식화부터 민화까지 전통 채색화를 한자리에 모아 우리 문화 고유의 매력과 특수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민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요즘, 저희 역시 이번 전시에 거는 기대가 크지요. 이번 행사가 선조들의 지혜와 덕목을 되새겨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전시 장소인 동덕여자대학교 박물관은 여성학에 특화된 박물관으로 여성에 관한 다양한 유물을 포함, 조선시대에서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화 및 공예품을 수집·연구 중이다. 박물관을 설립한 지 40여년이 넘도록 등록박물관이 아닌 내부 시설로만 운영해오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등록박물관으로 전환하며 대대적인 기획전을 마련한 것. 송창수 동덕여자대학교 특수대학원 민화학과 겸임교수는 이번 전시가 민화 학과 신입생들에게 ‘산 교육’이 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박물관 전시 자체가 학생들에게 좋은 공부가 되리라 봅니다. 학생들은 단순히 전시품을 감상하는 데 머무르는 게 아니라 행사 기획 단계부터 유물을 직접 다루며 준비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특히 여성 장신구, 규방공예 등과 관련해 작품을 그리는 학생들에게는 이번 기회가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이거야말로 산 공부인 셈이죠.”

동덕, 민화 품기에 최적화된 시스템 갖춰

사실 동덕여자대학교가 진행하는 민화 관련 프로젝트는 한둘이 아니다. 인사동에 위치한 동덕여자대학교 미술관 분관과 동덕아트갤러리에서는 정기 문화 강좌인 ‘인사동 전통미술 아카데미’를 개설했으며, 올해 상반기부터 평생교육원 민화반을 개강한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 특별전이 개최되는 시기에 맞춰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송창수 교수의 개인전 및 여성과 전통 장신구 관련 그룹전을 동시에 개최할 예정이다. 이 모든 사업들이 불과 6개월 만에 진행된 것이라고 하니 어마어마한 추진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 그 배경에는 일련의 사업들을 진두지휘한 이승철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교수의 남다른 열정이 뒷받침된다. 평소 전통문화의 부흥을 화두로 삼아온 이승철 교수에게 소위 ‘붐’을 일으킨 민화는 제도권 교육과 연계한 콘텐츠로 제격이었다. 특히 그는 미술을 전공한 민화 작가들 상당수가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후 미술을 다시 시작하며 민화를 그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민화학과를 통해 이들의 기량을 드높일 수 있음은 물론, 특수대학원을 통해 민화가 보편적인 교육 과목으로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 것. 무엇보다 동덕여자대학교 종합대학원은 예술 부문에 특화돼 민화 과목을 신설·운영하기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췄다. 공연예술, 디자인, 음악 등 예체능 계열의 학과가 전체 학과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데 이는 예체능 계열이 평균 5~10%대인 타학교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한국화과가 특성화됐다는 점 역시 강점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민화 학과가 빠른 속도로 신설될 수 있었던 것.
“무엇이든 맨 처음 시작하기가 힘들지, 두 번째는 수월한 법입니다. 다만 이번에 신설한 민화학과의 경우 2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어요. 전시와 함께 관련 사업들을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습니다.”
현재 석사 과정 7명, 박사 과정 4명이 입학 등록을 완료한 상황이며 민화 학과를 도맡게 될 교수진으로는 송창수 작가와 윤진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최종 확정됐다. 동덕여자대학교 특수대학원 민화학과 신입생인 황지연 씨는 학과 내 전문 커리큘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평생교육원 등 다양한 곳에서 민화를 공부하긴 했지만 체계적인 교육에 대한 갈증으로 민화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이승철 교수님의 전통재료학 및 실기, 송창수 교수님의 민화 실기, 윤진영 교수님의 민화 이론 및 조형원리 등으로 구성된 수업 커리큘럼이 탄탄한데다 유물을 직접 다루고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마련돼 여러모로 크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다른 신입생들 역시 의욕이 충만합니다.”
학교 측은 차후 진행 상황에 따라 교수를 추가 선발할 예정이며 불화, 문화재 보존처리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는 전통문화교육 과목들도 신설할 계획이다.

21세기에 다시 빛 발할 조선의 색

동덕여자대학교가 민화에 주력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 전시는 민화에 대한 남다른 결의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특급 행사인 셈. 이승철 교수는 기획전이 대내외적으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전통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 구성원부터 열정을 갖고 노력해야겠지요. 전시를 통해 내부적으로는 전통문화에 대한 기류를 쇄신하고자 합니다. 외부적으로는 동덕여자대학교가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며 ‘이 학교 뭔가 심상치 않다, 파워풀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자해요. 전국적으로 살펴봐도 대학교 박물관이 유물 기획전을 개최하는 곳이 드물어요. 예산만도 억 단위가 들 테니까요. 사실 이번 전시도 예산 없이 열정과 후원금만으로 진행하는 상황입니다. 제 주위에 있는 인맥을 총동원했지요.”
행사 내빈으로 정재숙 문화재청장,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문화계 주요 인사들을 초대해 참석하리란 확답까지 받아놓은 상황. 때마침 인터뷰 전날에는 이승철 교수가 주한 프랑스 대사와 만나 프랑스 문화원 측과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프랑스 문화원은 인사동에 위치한 동덕아트빌딩에 입주하게 되며 향후 동덕여자대학교와 다양한 교류활동을 펼쳐갈 예정이다.
“물론 프랑스 대사도 이번 전시에 초대했습니다. 전시의 반응이 좋으면 프랑스 문화원의 후원으로 프랑스에서도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에요. 해외에서 각 분야별로 한류 열풍이 불고 있지만 미술 분야만 아직 잠잠합니다. 어느 분야가 한류를 일으킬진 모르지만 민화가 그 주인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동덕여자대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다시 영롱히 빛날 ‘조선의 색’, 이번 전시는 학교측의 뜻깊은 창학을 기념할 뿐 아니라 전통문화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朝鮮의 色_아름다움의 생명력을 빛내다>
5월 27일(수) ~ 7월 27일(월) (추후 상황에 따라 일정 변동 가능)
동덕여자대학교 박물관(구 여성학센터) 1, 2층 전시장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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